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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김종국의 '힘'을 줄여야 산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런닝맨' 김종국의 '힘'을 줄여야 산다

빛무리~ 2010. 8. 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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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박물관을 배경으로 펼쳐진 '런닝맨' 3회를 보면서 지난 주의 전반부는 상당히 재미있어졌다고 느꼈으나, 이번 주의 후반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으나, 제 눈에 뚜렷이 잡힌 구멍 하나는 바로 김종국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패밀리가 떴다' 당시에는 별로 그의 존재가 거슬린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패떴'은 게임만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데다가, 게임의 종류 자체도 크게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요. 어르신들의 일거리를 도와 드리는 부분에서는 김종국의 막강한 힘이 오히려 든든하기만 했을 뿐 전혀 거슬린다고 느낄 이유가 없었으며, 게임에서도 김종국은 힘과 덩치가 무색하게 패배율이 높았습니다. 한때는 별명이 '게임슬럼프'였을 정도로 말이죠. 수많은 게임의 종류를 일일이 기억하긴 어렵지만, 힘보다는 스피드나 팀웍이 중요한 게임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패떴'에 비해 '런닝맨'은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고, '노동'이라든가 '밥짓기'에 해당되는 다른 부분들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프로그램 전체가 '미션'과 '게임'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포맷을 지녔기 때문에 그 안에서 더욱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도 '런닝맨'에서 제시하는 미션들은 단순한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김종국이 포함되어 있는 팀이 단연 유리하다는 것을 누구나 금방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 주요 미션인 황금돼지를 찾는 일에서부터 그 불합리성이 드러납니다. 우주인 마네킹으로 분장한 채 황금돼지를 들고 서 있던 스탭의 손에서 먼저 황금돼지를 발견하고 잡은 것은 분명 지석진이었는데, 우주인은 막무가내로 황금돼지를 안은 채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바로 문앞에 김종국이 버티고 서 있었는데 말이죠.

누구라도 황금돼지에 먼저 손을 대는 사람이 차지하는 것으로 룰을 정했으면 좀 나을텐데, 누군가 '힘'으로 빼앗으면 속절없이 빼앗길 수밖에 없는 룰이니, 근처에 김종국이 있기만 하면 황금돼지는 그 외에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될 수 없을 게 뻔합니다. 물론 가끔 예외의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더라구요.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육박전을 벌인 끝에 황금돼지는 '힘 센' 김종국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지난 주에 유재석과 김종국이 각 팀의 열쇠가 되어, 등에 붙어 있는 이름표를 사수해야 했던 그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종국 팀은 아무런 계책도 없이 그냥 김종국 본인의 '힘'으로만 밀어 붙였습니다. '유르스 윌리스'가 되어 '신개념 다이하드'를 찍으며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던 유재석 팀의 전략에 비하면 너무 단순하고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런데도 김종국은 놀라운 '힘'으로 상대팀의 총공세를 무려 20분 넘게 혼자 버텨냄으로써 자칫하면 승리할 뻔 했습니다.

'만원버스에서 탈출하기' 미션은 수십명의 시민들까지 동원해서 마련한 것이니 만큼 꽤나 공들인 야심작이라고 하겠으나, 역시 김종국이 있는 한은 별로 그 결과가 궁금하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방해꾼이 없는 상황이라면야 몸집이 작고 스피드가 빠른 사람이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엄연히 방해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무조건 힘 센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최종 승리는 김종국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벌어진 림보 게임도, 아래쪽에서 받치는 사람이 든든해야만 성공 확률이 높은 게임이기 때문에 사실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런닝맨'의 게임 구성은 너무나 '힘'에 치중되어 있어요. 그런데 김종국이 있는 한 이러한 게임들은 우선 긴장감이 없기 때문에 재미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것은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독이 될 뿐 아니라, 김종국 개인에게도 결코 좋지 않을 것입니다.

허당승기와 엉성천희가 왜 그토록 사랑받았겠습니까? 누구보다 멀쩡한 허우대를 가진 청년들이 어울리지 않게 헛점 많은 모습들을 보여 주니 친근감을 느낀 게 아니겠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김종국도 그 힘과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약하고 구박받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미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패떴'에서 '게임슬럼프'라는 별명을 가졌던 당시의 김종국이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 덩치를 해갖고서는 이효리한테 허구헌날 구박을 받는데 은근히 귀엽고 우스웠어요.


그런데 지금 김종국은 '힘 밖에 가진 게 없는' 캐릭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감히 그를 구박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견제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 다 그의 곁에서는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질 뿐이에요. 격투기 챔피언을 보고 싶어서 '런닝맨'을 시청하는 것도 아닌데, 주야장천 이런 김종국을 봐야 한다면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은 김종국 개인보다도, 패널들 각각의 캐릭터를 고려하지 못한 제작진의 단순한 게임 선정에 더욱 문제가 있는 듯 싶습니다. 지난 주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어 버린 '런닝맨' 이었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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