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자의 자격' 국민강아지 덕구의 행복한 나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자의 자격' 국민강아지 덕구의 행복한 나날

빛무리~ 2011. 4. 4. 14:01
반응형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전형적인 시골스런 풍경을 자아내는군요.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냈는지 참 용해요.

언젠가 김태원은 남편에게 새로 생긴 시골집에 와보고 싶다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기도 했습니다. 김태원이 진짜로 그 집을 얻어서 귀농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큰 관심을 갖는 걸 보면, 그의 아내도 전원생활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집 주변에 넓게 펼쳐진 공터를 거닐며, 아들 우현이가 오면 참 좋아하겠다고 말하던 부부의 모습이 애잔하게 떠오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빠와 한 마디 대화를 나누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프다는 우현이... 지금은 사람들의 차가운 눈빛을 피해 외국에서 살고 있지만, 나중에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저런 시골에서 살아도 좋을 듯 싶네요. 자전거를 타고 활짝 웃으며, 덕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신나게 경주하는 소년의 모습이 왠지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남자의 자격'은 참 많은 존재들(?)에게 새로운 인생과 행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남격'을 보면서 잔잔한 행복을 느꼈던 시청자들은 예외로 치더라도, 일단 가장 큰 혜택을 입은 두 사람은 이경규와 김태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수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이경규는 '남격'을 통해 눈부신 재기에 성공했고, 젓가락에 꿀만 찍어 먹으며 누워서 수개월을 보낼 만큼 세상에 마음을 닫고 폐쇄적 삶을 살던 김태원은 '남격'으로 인해 명실상부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 때문에 사람을 피했는데, 이경규의 손에 이끌려 '남격' 활동을 하면서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위암까지 조기발견하여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났으니 이렇게 귀한 천운이 없네요.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경규와 김태원 못지 않게,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장 행복해진 또 다른 누군가가 있지요. 김국진에게 입양된 후 일약 '국민강아지'로 떠오른 덕구입니다. 한창 인기를 끌던 '1박2일'의 상근이도 요즘은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덕구의 위상을 넘볼 견공은 당분간 없을 듯 싶군요. 못된 전주인에 의해 쓰레기장에 방치된 채 썩은 물을 마시며 살다가 구조된 유기견 덕구는, 자기와 꼭 닮은 아빠 김국진을 만나 분신처럼 귀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김국진의 별명이 치와와인 만큼 강아지처럼 귀여운 인상이기도 하지만, 왠지 보면 볼수록 이 부자(父子)는 꼭 닮은 것만 같네요.

'귀농'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덕구는 또 자연스레 '귀농의 마스코트'가 되었어요. 김국진은 시골집에 올 때마다 반드시 덕구와 동행을 합니다. 덕구는 널찍한 마당에서 신나게 뛰놀기도 하고, 양지바른 툇마루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합니다. 아빠만이 아니라 모든 삼촌들이 덕구를 사랑해 줍니다. 윤형빈은 덕구가 너무 반가워서 덥석 안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김태원이 보자마자 "덕구 왔구나!" 하고 첫인사를 건네자 조금은 섭섭했는지 "형님, 저도 왔습니다..;;" 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일깨웁니다.


방학을 이용해 시골 친척집에 놀러 온 서울아이처럼 말쑥한 이정진 삼촌도, 가까운 곳에 덕구가 있으면 손을 뻗어 하염없이 쓰다듬어 줍니다. 꽥꽥 거위가 무서워 벌벌 떠는 이윤석 삼촌도 덕구만은 자기 자식처럼 예뻐합니다. 동네 어르신이 '남격'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아신다고 하자 "우리 덕구 아세요?" 하며 반색을 하는군요. 그리고 나서 "혹시 제 이름은 아세요?" 하고 물었더니 어르신은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면서 우물쭈물하십니다. 박사 개그맨 이윤석, 국민약골 이윤석의 명성이 어느 새 덕구에게 밀리고 만 건가요? 하지만 그저 흐뭇하게 웃을 만큼 윤석 삼촌은 덕구를 사랑합니다.

이제 머지않아 온 동네 사람들이 덕구를 알아볼 테니, 마음대로 이 집 저 집에 들어가서 놀아도 누구나 반겨 줄 거예요. 그러다가 예쁜 여자친구를 만나면 덕구 2세도 볼 수 있을까요? 국진아빠보다 덕구가 먼저 장가갈지도 모르겠네요. 아빠와 함께 '나 잡아 봐라' 놀이를 하며 덕구는 그저 행복하기만 합니다. 불순물이라고는 조금도 섞이지 않은 순도 100%의 행복이, 바로 덕구의 모습 안에 있습니다.


덕구는 더 이상 원하는 게 없어요. 돈도 필요 없고 언제까지나 지금만 같으면 됩니다. 절대로 자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해 줄 국진아빠가 있으니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전주인 때문에 받았던 상처는 국진아빠를 만나서 완전히 치료되었고, 이제 덕구의 마음속에는 믿음과 사랑만 가득합니다.

아빠와 삼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일구는 동안... 태원 할매가 우엉과 당근을 볶아 밥을 짓는 동안... 이웃집에서 빌려 온 거위들이 꽥꽥거리며 온 마당을 헤집고 다니는 동안... 하루종일 뛰어놀아 졸음이 밀려오는 덕구는 한쪽 구석에 나른하게 엎드려 눈을 반쯤 감은 채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욕심없는 덕구의 행복이 제 가슴으로 전해져 오는군요. 그래서 '남자의 자격'을 보는 동안,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관련글 : 김국진의 유기견 입양을 추천하는 이유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