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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과거 외모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방시혁, 과거 외모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들

빛무리~ 2011. 4.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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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슈퍼스타K'에 잠시 출연했던 방시혁의 외모가 갑작스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왜 이제와서 뜬금없이 이런 과거의 사진이 떠돌며 눈길을 끄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 당시 '슈스케'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몇 장의 캡처사진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일텐데 말입니다. 무슨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당시 방시혁의 뚱뚱한 사진이 올라왔다고 하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왜 각종 인터넷에서 최신기사로 다루어져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제목들도 참으로 자극적입니다. "방시혁 과거 사진, 셔츠가 터질듯한 살집 충격!", "후덕 방시혁 과거 사진 충격! 스타일 외모 중시하더니..." 이와 같은 제목 아래에 "턱선을 찾아볼 수 없는 얼굴살과, 셔츠가 터질듯한 과도한 뱃살의 모습으로..." 어쩌고 하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신문기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악의적인 표현으로 가득합니다. 추천수 많은 댓글들 역시 만만찮게 악의적입니다. 저런 모습을 한 적이 있었다는 건 자기 관리를 못했다는 증거인데, 왜 남들한테 이런저런 지적과 독설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뜬금없는 상황입니다. 현재도 아닌 과거의 사진을 빌미로 새삼스레 누군가를 흉봐야 할 이유가 무엇이며, 연예인도 아닌 프로듀서가 뚱뚱했거나 말거나 비난받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수의 스타일과 외모를 중시하는 것은 프로듀서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외모와 상관없는 정통 뮤지션도 필요하지만, 음반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스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오디션 참가자의 어떤 면을 더 중시하는가는, 심사위원마다 지니고 있는 개별적 특성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심사위원이 똑같이 '가창력'만을 중요시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그리고 특히 가수에게 있어서는 연기자보다 더욱 스타일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연기에는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꼭 멋진 외모를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요. 일례로 현재 '신기생뎐'에서 부용각 주방의 실무책임자 '오실장'으로 나오는 여배우 박준면은, 어느 작품에서나 자신의 독특한 외모를 십분 활용하여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여배우가 빼어난 미모에 하늘하늘한 몸매로만 통일되어 있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에 무슨 현실감이 있겠습니까?


온통 비슷비슷한 얼굴들이 난무하고 중년 여성의 캐릭터마저 획일화되어가는 이 시점에, 박준면은 자신의 외모가 차별화된 연기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이어트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한층 다양화된 캐릭터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자신의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뚱뚱하거나 독특한 외모는 연기자로서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수의 경우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엇비슷한 수준의 음악적 실력을 가졌다면 멋진 외모마저 겸비한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전에야 '얼굴 없는 가수'로 신비주의 전략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 세상에 비주얼을 감추고 연예 활동을 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가수 활동을 하려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니, 방시혁의 독설이 조금이라도 스타일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건 충분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엄연히 프로듀서와 가수는 다릅니다. 디자이너와 패션모델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가수만큼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프로듀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만든 옷을 직접 자기 몸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만 디자이너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방시혁의 과거 뚱뚱했던 사진을 올려놓고 "스타일, 외모를 중시하더니..." 라며 비웃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논리적 사고마저 결여된 태도입니다.

오늘 한 포털사이트의 메인에는 "류승범, 누구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라는 제목의 기사가 걸렸더군요. 영화 '수상한 고객들'의 언론 시사회가 있은 후, 뜬금없이 '류승범 태도 논란'이라는 단어가 인기 검색어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 원인에 대한 시니컬한 분석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류승범 태도 논란'이라는 검색어를 클릭하여 해당 기사를 보았지만, 도대체 그 논점을 짚어낼 수가 없기에 "쳇, 뭐래는 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냥 닫아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론 시사회에서 기자들이 류승범을 향해 몇 가지의 질문을 했는데, 류승범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봐서 좀 멍한 상태다" 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질문에도 거의 단답형으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태도 논란'이 일어날만한 사건이었나요? 전혀 이해 불가... '태도 논란'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생뚱맞고 뜬금없는 것이었습니다. 배우도 사람인데 팍팍한 스케줄에 지치다 보면 멍할 수도 있고, 피곤하다 해서 노골적으로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약간 멍한 상태다" 라고 솔직하게 말했다는 것은 오히려 예의바르게 양해를 구한 거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류승범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영화의 완성본을 끝까지 못 본 상태에서 언론 시사회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촬영하면서 예상하고 있던 자신의 캐릭터와, 막상 영화에서 표현되어 나온 캐릭터 사이에 괴리감이 있어서 스스로 당혹스러워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배우 본인이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섣불리 언론에 대고 무어라 말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얼마든지 이해하고도 남을 상황이건만 "제가 좀 멍한 상태입니다" 라는 답변이 뭐 그리 못마땅해서 억지로 '태도 논란'을 만들어냈던 걸까요? 뭘 어쩌라고?

오늘 느닷없이 방시혁의 2년 전 사진이 여기저기 떠돌고, 그의 과거 외모를 비웃는 기사들이 포털 메인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류승범 태도 논란'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을 때와 비슷한 황당함과 기막힘을 느낍니다. 아마 방시혁도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리고 밉보인 모양이지요? 이제와서 뭘 어쩌라고?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가의 포지션을 맡고 있으니, 어느 정도 인심을 잃고 눈흘김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심사평과는 아무 상관 없이 외모 때문에 욕설과 비난을 당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2년 전의 모습이라면, 오히려 힘들게 노력해서 살을 빼고 지금의 모습으로 '위탄'에 등장한 것이니 감탄하고 칭찬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전혀 이슈가 될만하지도 않은 것을, 아무 논리성도 없이 무작정 인터넷에 마구 띄워 일단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하고, 그렇게 인위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언론의 구조가 무척이나 섬뜩하군요. 살아있는 언론은 사회의 숨통이라고도 할만큼 중요한 것이지만, 언론의 악용이 정도를 넘어서면 폭군의 절대권력처럼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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