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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병욱 PD의 신작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1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에는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약간 마음이 놓입니다. '지붕킥'은 제가 몹시 사랑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시트콤 치고는 너무나 분위기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아빠(안내상)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잘 살던 집이 삽시간에 폭삭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4인 가족이 함께이고, 비록 힘을 잃은 부모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들 곁에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외삼촌(윤계상)의 집에서 살게 될 예정입니다. '지붕킥'의 출발은 이보다 훨씬 열악했지요. 갓 스무살의 신세경..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
앞으로 2개월하고 12일이 더 지나서 9월 19일이 되면,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첫방송됩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2009년 9월에 시작되었으니, 꼭 2년만의 재회(?)로군요. 저는 벌써부터 반갑습니다. 저절로 신명이 나서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반갑습니다..ㅎㅎ 그런데 오늘은 가수 이적이 '하이킥3'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금상첨화로군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담담히 털어놓는 인생 스토리를 듣고 '말하는 대로'와 같은 명곡을 탄생시킨 이적이라면,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터의 특성을 깊이 파악하여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들로 재미와 감동을 더해 줄 거라 믿습니다. 더구나 이적의 역할은 음악감독에서 그치지 않고 고정출연과 내레이션까지 겸..
드디어 10년 전, 국보소녀의 해체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그 원인은 한미나(배슬기)에게 있었습니다. 미나는 옛 동료였던 제니(이희진)와 강세리(유인나)를 불러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국보소녀로 활동할 당시, 연예인의 삶 자체를 너무도 힘겨워했던 미나는 남자 아이돌 스타(브라이언)와 사랑에 빠졌고, 그와의 결혼을 통해 현실에서 달아나려 했습니다. 부적절한 상황이지만 그녀에게 잉태된 아기는 현실에서 도망갈 수 있게 해 줄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멤버들 중에서는 오직 리더인 구애정(공효진)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구애정이 자기를 따돌린다고 오해한 강세리가 음료수에 약을 타는 해서는 안 될 장난을 했고, 우연히 구애정 대신 그 음료를 마신 한미나는 유산을 하고 말았..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드라마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훤히 예상되는 것들이 있고, 각오해야 할 것들도 있지요. 우선 남주인공은 성격 까칠하고 이기적인 듯하지만 그 가슴 속에는 깊이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그 상처는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장근석)처럼 엄마에게서 버림받은 정신적 상처일 수도 있고,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차승원)처럼 몸이 병들었던 탓에 겪어야 했던 육체적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초반에 남주인공의 까칠함을 보며 살짝 재수없다고 느끼던 시청자들은 점차로 그 가슴 속에서 아직도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연민에 젖게 됩니다. 그에 비해 서브남, 즉 여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남주인공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인물은 아주 어른스러운 남성입니다. 어린애..
사실 '동안미녀'의 주인공 이소영(장나라)의 캐릭터는 순수하고 선량하고 배려심이 깊은 아가씨로서 충분히 처음부터 호감형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괜시리 초반에 남주인공들과의 자극적 만남을 위해 무리한 설정을 넣은 것이 비호감으로 작용했었지요. 이소영은 최진욱(최다니엘)과 처음 만났을 때는 나이트클럽에서 온갖 사고를 저지르며 추태를 떨었고, 지승일(류진)과 처음 만났을 때는 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팬티바람으로 있어야 했습니다. 주의산만한 사고뭉치 캐릭터를 싫어하는 제 눈에는 참 한심한 아가씨로 보였더랬습니다. 그러나 34세의 나이에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이소영의 매력은 조용히 제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자들은 장나라가 20대 초반의 풋풋함과 귀여움은 잃어버리고 30대의 성숙함은 갖추지 못했기에, 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최고의 사랑' 속에는 '커플메이킹'이라는 TV 프로그램이 나옵니다. 등장인물들의 만남과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이 '커플메이킹'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구애정(공효진)입니다. 한 때는 '국보소녀'라는 이름의 걸그룹 멤버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으나, 지금은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채 험난한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가족들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기에 온갖 굴욕을 감수하면서도 TV 출연 기회을 구걸하고, 무리한 지방 행사까지 전전하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던 그녀의 인생에 10년만에 기적과도 같은 변화가 찾아드는데, 그것은 두 남자와의 만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남자 주인공 독고진(차승원)입니다. 영화배우인 그는 현..
색다른 전쟁멜로가 되리라 생각하며 약간의 기대를 품었던 '로드넘버원'은, 과연 색다르긴 했으나 지나치게 색에 집착하는 경향을 드러내면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낌새가 심상치는 않았어요. 1회를 시청하고 나서 제가 올렸던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에로물의 청소년 버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과감(?)했거든요.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 아직 사춘기에 접어들락 말락 하는 아이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했던 제작진이니,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야 그보다 못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과연 전쟁 중에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수위 높은 애정신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그 절박한 상황에..
'로드넘버원'이라는 드라마에는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나 거칠고 야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최민수가 자상하고 부드러운 캐릭터로 변신한다는 것과, 오히려 부드럽고 섬세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손창민이 냉혈한 전쟁광을 연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시 베테랑 연기자들이어선지 아무런 어색함 없이, 원래 입던 자기 옷처럼 지금의 배역이 잘 어울리는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민수의 변신이 단연 돋보입니다. 연기자의 호감과 비호감을 좌우하는 요소는 일단 연기력이라 하겠지만, 아무래도 악역보다는 선역이 훨씬 강한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음은 당연지사인가 봅니다. 남성적이고 터프한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중년 남자 윤삼수(최민수)가, 그 삼엄한 포화 속에서도 부하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적 감정..
개인적으로 전쟁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로드넘버원'의 예고편이라든가 기본 설정 등을 미리 보았을 때는 상당한 호기심과 호감이 느껴졌습니다. 첫방송을 시청한 후의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군요. 비교적 새로운 버젼의 전쟁멜로물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등장인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1회의 리뷰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1. 이장우(소지섭) 한 마디로 '집념의 사나이'라 하겠습니다. 굉장히 원초적인 남성미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사랑...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무조건 감미롭지만은 않습니다. 스토커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고나 할까요? 분명히 강렬하고 진실하고 애절한 사랑인데, 음습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그들의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