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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넘버원' 혹은 에로넘버원? 낯뜨거운 베드신 마케팅 본문

드라마를 보다

'로드넘버원' 혹은 에로넘버원? 낯뜨거운 베드신 마케팅

빛무리~ 2010. 7. 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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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전쟁멜로가 되리라 생각하며 약간의 기대를 품었던 '로드넘버원'은, 과연 색다르긴 했으나 지나치게 색에 집착하는 경향을 드러내면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낌새가 심상치는 않았어요. 1회를 시청하고 나서 제가 올렸던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에로물의 청소년 버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과감(?)했거든요.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

아직 사춘기에 접어들락 말락 하는 아이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했던 제작진이니,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야 그보다 못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과연 전쟁 중에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수위 높은 애정신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그 절박한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보다 서로를 더 염려하고 위하는 정신적 사랑의 깊이를 형상화시켰다면,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기에 민망해서 견딜 수 없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지 않고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텐데, 오히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 이장우(소지섭)와 김수연(김하늘)의 모습은 본인들의 욕구충족에만 목마른 이기적 연인들로 비춰져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폭풍같은 베드신으로도 부족하다 싶었던지 김수연은 자기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이장우의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앉아 나체화를 그리도록 해 줍니다. 이장우의 캐릭터는 그래도 한결같은 사랑을 확인시켜 주는 데다가 소지섭의 묵직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서 좀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여주인공 김수연의 캐릭터는 아무래도 공감하기 어렵고,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한 여자가 다 있구나" 싶을 지경이군요.

이장우가 전사한 줄 알고 강물에 뛰어들어 죽으려 하던 그녀가, 별로 오랜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신태호(윤계상)와의 결혼을 감행하려 하더니만, 이장우가 돌아오자 다시 그에게 올인하며 신태호를 배신하는 것도 모자라 비록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군사기밀을 남로당원인 오빠에게 누설함으로써 명백한 이적행위를 하고 맙니다. 그것만으로도 민폐 여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급박한 전쟁 와중에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 군인 이장우를 붙잡고 베드신이나 찍고 있으니 둘 다 오갈 데 없는 민폐 커플이 되고 말았군요. 결국 귀대 시간을 어긴 이장우는 탈영의 혐의를 쓰고 체포된다니 말이에요. 곧이어 햇빛이 훤하게 비쳐드는 창문 앞에서 누드모델을 자청하는 모습은 한가로워 보이는 만큼 더욱 민망했습니다.


정신적 공감에 크게 도움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제작진은 이러한 설정을 했고, 가장 자극적인 장면으로 연출시켰습니다. 시청률을 의식한 고육지책(?)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군요.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듯 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히려 베드신을 내세워 과도한 홍보전략을 펼침으로써 비호감만 증폭되었을 뿐이에요.

공교롭게도 그 무렵 소지섭의 절친인 박용하가 세상을 떠났고, 친구의 장례식에서 감동적인 우정을 보여준 소지섭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는 극대화되었습니다. 진심어린 그의 눈물을 보며 많은 사람이 함께 울었고, 친구의 부모님께 "용하가 저를 두고 갔으니, 이제는 제가 아들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수천만원에 달하는 장례식 비용까지 모두 지불했다는 소지섭의 깊은 우정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소지섭의 호감도가 높아갈수록, 그의 베드신을 이용한 '로드넘버원'의 홍보 전략은 빈축을 사고 있으니, 보기 드물게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가슴 찢어지는 고통으로 눈물을 흘리는 검은 옷의 소지섭과, 반라의 모습으로 민망한 베드신을 연출하고 있는 소지섭을 번갈아 보게 되니, 왠지 그럴 수밖에 없는 연기자가 더욱 안스러워 보이고 상대적으로 반감이 짙어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시끄러운 만큼 관심도가 높아간다고도 할 수 있을 터이니,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는 '로드넘버원' 측에서는 어쩌면 환영할 일인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생각하니 더욱 씁쓸해집니다. 작품의 완성도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자극적인 장면을 삽입하여 상업적인 마케팅을 우선시하는 것도 모자라, 주연배우의 개인적 슬픔까지도 그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2회에서 윤삼수 중대장(최민수)의 희생적 군인정신에 감동했던 마음은 어느 새 흐릿해지고 말았군요. 소지섭과 최민수처럼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을 정면에 세우고도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짙어집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인데다가 주인공들의 멜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오히려 민폐 베드신으로 인해 빛이 바래고 말았으니 과연 헤어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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