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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누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미 대중의 반응은 98% 정도 김연우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나 역시 그러한데, 이유는 가왕 진출전에서 에일리와 대결할 때 불렀던 마지막 노래 '가질 수 없는 너'의 목소리가 영락없이 김연우였기 때문이다. 배다해와 듀엣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부를 때는 힘찬 바리톤 음색이 인상적이라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 또는 팝페라 가수가 아닐까 싶었고, 두번째 무대에서 솔로곡 '만약에 말야'를 부를 때는 전혀 딴사람처럼 확 달라진 강렬한 탁성의 록 보이스에 놀라서 멍해진 나머지 누군지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역시 본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발라드를 부를 때는 원래의 목소리..
우선 이 글은 기자들의 역성을 들기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 둔다. 개인적 용무로 출국하려던 연예인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에게 취재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며 일방적 취재를 강행했다면 기자들의 그런 행동은 100% 잘못이다. 해당 연예인으로서는 몹시 불쾌하고 짜증날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자들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 보란듯이 욕을 한 연예인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었을까? 원인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행동을 칭찬할 수 있을까? 그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당연히 김민준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준의 행동이 잘못되기도 했지만, 일단 기자들이 욕을 먹었기 때문에 좋은 말로 기사를 써 주었을 리가 만..
글쎄, 잘 모르겠다. 그저 사람마다 타고난 운명과 팔자가 제각각이라는 말 밖엔 할 수가 없다. 분명 머리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제 17세,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분명히 미성년자다. 만으로 15세~16세일 것이다. 나는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미성년자들이 성인 컨셉으로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는 것보다 제 나이에 걸맞는 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승호가 고등학교 2학년의 나이로 8세 연상의 서우와 부부 연기를 선보이며 치정 멜로에 출연할 때도 나는 심한 거부감을 느꼈고, 갓 중학교에 입학한 14세 소녀 김유정이 성인 컨셉의 섹시 화보를 찍었을 때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섹시 댄스를 추는 아이돌 걸그룹을 바라볼 ..
'불후의 명곡2'에서 '오빠 특집'이 한창이다. 지난 주에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오빠로서 전영록이 출연했고, 다음 주에는 70년대를 대표하여 남진이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빠 특집'은 이번 주에 방송된 90년대 오빠들을 위해서 마련된 게 아닐까 싶다. 1990년대는 한국 가요사의 최전성기라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노래와 실력있는 가수들이 쏟아져 나왔고, 열광적인 팬덤 문화와 더불어 '오빠'라는 호칭도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시점이니까. 도대체 그 수많은 오빠들 중 누구 한 사람을 콕 집어 90년대의 전설로 출연시킬 수 있을까 했는데, '불명2'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무려 6명의 전설이 출연하여 후배 가수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꾸몄다. 혼성듀엣 '철이와 미애'의 멤버였던 신철은 바다와 새로운 ..
이경실이라는 연예인이 매우 정이 많고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때때로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치게 남의 일을 언급하며 감싸려는 모습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좋지 않은 일로 방송을 쉬고 있는 동료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야 당연하다 하겠지만,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민감한 이슈를 먼저 들고 나와서 일방적인 입장을 토로하며, 모든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시각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경실의 그러한 행동이 시청자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작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게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제대로 판을 벌여서 조목조목 시시비비를 따지고 모든 의혹을 규명한 후, 따라서 그 사람은 잘못이 없고 조..
주인공 김선우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역할이니, 이장일이라는 캐릭터가 근본적으로 아주 선한 인물일 수는 없었습니다. 김선우의 선량함이 부각되면 될수록, 상대적으로 이장일은 악역일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요즘의 악역은 예전과 달리 무척이나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나쁜 짓을 하더라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 고뇌하는 모습은 연민을 불러 일으킵니다. 언제나 흔들림 없이 선량한 주인공보다, 오히려 야누스적인 내면과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악역 캐릭터에 많은 시청자는 열광하곤 하지요. 이장일은 분명 그런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동정의 여지가 없는 '악의 축'은 따로 있었습니다. 중견탤런트 김영철이 연기하고 있는 진노식 회장이 그 인물이죠. 그러..
평소 아이돌의 음악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그들을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입니다. 물론 2AM처럼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음악보다 예능적인 끼와 유머감각 등을 보면서 호감을 갖게 되곤 했지요. 1세대 아이돌 중에서 대표적인 예능돌이 바로 신화였습니다. 제가 그들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가을, SBS의 토요일 저녁 예능으로 '강호동의 연애편지'가 신설되었을 때였어요. 남성 출연자들은 신화 멤버 6명과 신정환, 천명훈까지 합쳐서 8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여성 출연자도 인원수가 똑같이 맞춰졌지만 초반에는 1명뿐이었지요. 그 날의 여성 출연자는 완전히 공주 대접을 받으면서 남성 출연자들을 저울질하다가 마지막엔 최고의 남성으로 한 명을 선택하면 되는 거..
이 중요한 시기에 벌써 몇 주째나 MC 특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승승장구'의 제 식구 챙기기는 좀 유별난 듯 싶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기광을 필두로 '비스트' 전 멤버가 출연한다기에 오랜만에 기대감을 품고 시청했습니다. 제가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던 그 친구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토크쇼에 나온다면 뭔가 새로운 재미가 창출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대략 2년 전쯤 방송되었던 '승승장구-2PM' 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또한 구미를 당겼습니다. 현재 이기광의 자리에 그 때는 장우영이 있었죠. 그 때 이미 최강의 예능돌이었던 2PM 멤버들은 제각각 화려한 입담과 개인기로 쏠쏠한 재미를 뽑아냈습니다. 갑작스레 어려운 단체 안무를 요구해도 주..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김병욱 PD는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리얼하게 표현하려는 듯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먹고 자고 배설하는 문제 말입니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생명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봤자 인간도 별 수 없습니다. 안내상 일가가 빚쟁이에 쫓겨다니면서도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바로 굶주림이었습니다. 입을 옷이 없어서 아빠가 딸의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쯤은 웃어 넘길 정도로 괜찮았으나 배고픔만은 견딜 수 없었지요. 오죽하면 며칠 전까지도 부자였던 그들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낯선 소년(강승윤)이 사주는 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을까요.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초반 6회까지 달리고 있는 이 때, 기본적 생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가장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