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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쇼' 이경실의 조혜련 발언, 동료애일까 자기 만족일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고쇼' 이경실의 조혜련 발언, 동료애일까 자기 만족일까?

빛무리~ 2012. 6. 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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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실이라는 연예인이 매우 정이 많고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때때로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치게 남의 일을 언급하며 감싸려는 모습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좋지 않은 일로 방송을 쉬고 있는 동료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야 당연하다 하겠지만,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민감한 이슈를 먼저 들고 나와서 일방적인 입장을 토로하며, 모든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시각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경실의 그러한 행동이 시청자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작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게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제대로 판을 벌여서 조목조목 시시비비를 따지고 모든 의혹을 규명한 후, 따라서 그 사람은 잘못이 없고 조속한 복귀를 해야만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약간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일체의 논리적 해명은 없이 오직 개인적 친분에서 비롯된 끈끈한 정과 글썽이는 눈물로만 그 사람의 입장을 옹호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거부감만 증폭될 뿐입니다.

 

 

이번 주 '고쇼'의 토크 주제는 '감수성의 제왕'이었습니다. 출연자들은 본인의 감수성을 증명할만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는데, 조권은 연습생 시절이 길었던 만큼 아이돌 후배들의 고충을 잘 이해할 수 있어서 고민 상담을 많이 해준다더군요. 이종혁은 결혼 10주년을 맞이하여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기억의 습작'을 열창했고, 신혼 무렵에 썼던 애틋한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김응수는 한 작품을 촬영할 때마다 수십 명에 달하는 스태프들의 이름을 모두 외운다고 밝혔는데,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과 정성이 매우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 이경실은 생뚱맞게, 정말 느닷없이 조혜련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하긴 이경실이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현재 조혜련이 방송을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으니, 기억을 환기시키는 효과 하나는 확실했군요. 하지만 제 머릿속에는 "아, 또 시작이군!" 하는 짜증스런 생각만 떠올랐을 뿐, 훈훈하다거나 감동적인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번에는 토크의 주제와 억지로 연결시키면, 친정 언니처럼 동료를 아끼는 본인의 감수성을 증명하려고 조혜련의 힘든 상황을 이용한 셈이 되었으니, 원래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겠지만 모양새는 우습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경실 본인이 그러한 부작용을 잘 알고 있으면서 전혀 삼가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조혜련은 가만있는데 네가 왜 또 나서서 그러느냐면서 안 좋게 보실 수가 있을 거예요" 라고 서두를 꺼내더니, 뭐 시청자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는 상관없다는 듯 하려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조혜련 이 친구는 개그우먼들 중에서도 가장 성격이 좋은 친구예요.." 하면서 말이죠. 황당해서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혜련이 방송 활동을 중단한 것은 전격 이혼 발표 후였나 봅니다. 하지만 이혼으로 인한 대중적 여론 때문에 그랬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원만하게 합의를 못하고 소송까지 갔다거나 하면 모를까, 대중이 그렇게까지 남의 집안일에 관심이 많지는 않아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헤어지기로 결심했을테고, 서로간에 대화가 잘 됐으니까 합의 이혼이 이루어진 거겠죠. 그 동안 방송에 비춰진 내용들을 보면 이혼사유가 조혜련 쪽에 더 많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부부간의 일은 당사자들 외에는 모르는 것인데 제3자들이 왈가왈부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 방송을 쉬고 있는 이유는 대중의 반응이 두려워서라기 보다는 조혜련 본인이 마음을 추스를 여유가 필요해서 그런 듯 싶군요.

 

 

조혜련의 이미지가 비호감 쪽으로 굳어진 것은 이혼과 상관없이, 일본에서의 부적절한 말과 행동들 때문이었습니다. 하필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하여 히라가나 교육용 교재로 출판한다든가, 일본 TV에 출연해서 "나는 항상 일본 개그를 동경해 왔다. 한국은 몸개그를 주로 하는 곳이다" 라는 식으로 한국의 방송 문화를 일본과 비교하여 한참 뒤떨어진 것처럼 표현한다든가, 일본에서 행한 조혜련의 무개념 언행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한국의 여자 아나운서들은 거의 다 부잣집에 시집가려고 아나운서가 되었다든가, 솔직히 한국 남자들은 여자를 많이 때린다든가, 나는 한국 여자라서 요리를 잘 못한다든가, 이런 발언들을 어떻게 외국 TV에 나가서 할 수가 있을까요? 단순한 '말실수'라고 덮어버리기에는 너무 심각한 수준이었고, 저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더 이상 조혜련의 개그를 보며 웃음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본 활동을 하면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지키는 연예인들이 얼마든지 있는데, 너무나 비교되는 조혜련의 비굴한 처신은 분노보다 오히려 처연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렇게 조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팔아 먹으면서까지 일본 활동에 주력해서 그녀가 얻은 것은 뭘까요? 가정 불화와 이혼은 개인적인 불행이지만, 마땅히 대중 앞에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었던 겁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전혀 건드리지 않은 채, 남들은 별 관심도 없는 개인사가 안타까워 죽겠다는 듯 눈물만 글썽이며 "성격 좋은 친구예요" 라고 백 번을 말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어쩌면 조혜련은 "언니, 방송에서 너무 오버했어. 나 아무렇지도 않아. 그냥 여행 다녀왔어. 방송에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언니가 그러는 바람에 더 늦어졌어" 이럴지도 모르겠다고, 이경실은 토크 말미에 덧붙이더군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서는 자신의 오지랖이 오히려 동료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 알면서 여전히 그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아니 고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이경실의 고집은, 물론 동료를 위하는 마음도 진심이겠지만, 상당 부분은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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