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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실 '밤이면 밤마다'에는 MC가 너무 많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MC도 꽤 많습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비주얼 담당 정도로 보면 되겠고, 김제동과 빅뱅의 대성은 군데군데 웃음을 뿌려주는 양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MC로서 꽤 능력있다고 생각해 온 김제동조차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존재감이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탁재훈과 박명수가 이 사람들을 이끌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일단 탁재훈과 박명수를 메인 MC로 삼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주변에 무려 4명이나 포진시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포맷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뒷담화죠. 보통은 뒤에서 남을 헐뜯거나 안 좋은 말을 할 때 쓰이는 단어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유쾌한 뒷담화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남자 게스트와 MC들이 입을 모아서 아이유의 뒷담화(?)를 했는데,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속으로는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들이었거든요. 아이유의 한 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지난 주에 아이유가 출연했었지요. 민효린, 간미연, 현영, 강수지와 함께 나왔는데 그 중에도 단연 대세는 아이유였습니다. 간미연, 현영, 강수지의 토크는 주로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패턴으로 흘렀고, 민..
솔직함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까지 모두 다 드러내는 것은 올바른 방식의 솔직함이 아닙니다. 우리는 적당히 숨길 것을 숨길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를 넘어선 솔직함을 강요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시청률 경쟁에 목마른 방송들은 갈수록 출연자에게 지나친 솔직함을 강요하고, 인기에 목마른 연예인들은 스스로 무덤을 파듯 그 솔직함의 유혹에 빠져듭니다. 연인들 사이에서 절대 주고받지 말아야 할 대화가 바로 지나간 사랑에 대한 것이라고들 하지요. 차라리 상대가 믿지 않더라도 네가 첫사랑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게 낫다지요. 설령 지나간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손을 잡았고 어떻게 키스를 했는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을 필요는 ..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을 계기로 조영남의 TV 출연이 잦아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경실과 함께 '밤이면 밤마다'에도 나왔었고, '무릎팍 도사' 이장희편에도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추더니만, 이제는 예고했던 대로 '무릎팍 도사'의 메인 게스트로 출연했군요.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조영남의 이미지가 약간이나마 대중적 비호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놀러와'에서도, '밤밤'에서도, '무릎팍'에서도 제가 조영남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그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조영남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무척 많이 늙었고, 굳이 일부러 겸손하려고 할 필요도 없이 작고 초라해 보..
저는 '밤이면 밤마다'를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고 생각합니다. 갖가지 오해와 루머와 비난 등에 휩싸였던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 전체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분이나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을 여러 차례 느꼈거든요. '무릎팍 도사'는 오히려 초반의 날카로운 기세가 확연히 꺾여서 부드러운 방송이 되어버린 반면에, 이제 막 탄생한 '밤밤'은 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처럼 기세등등했습니다. 정선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 사안이 지나치게 심각한지라 공중파에서 대놓고 자기 입으로 모든 사실을 밝히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
'자이언트'를 끝까지 흥미롭게 시청하며 저는 언제나 정보석의 신들린 악역 연기에 감탄만 했을 뿐, 그 배우의 내면이 어떤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읽은 기사를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필연이라는 희대의 악역에 온 심혈을 기울여 몰입했던 정보석은, 실생활에서도 캐릭터의 영향을 받고 조필연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성격에 날이 서고, 그냥 말하는데도 짜증부터 내게 되었다.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 약까지 먹었다. 근본적 치료 방법을 몰라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신과 상담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니까... 스트레스 약을 먹고 정신과까지 갔다고 ..
'밤이면 밤마다'의 이번 주 출연자는 김태원과 윤종신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겸 예능인들이라 저는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했지요. 그런데 윤종신은 좀 이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나는 찌질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세상에 소문난 것보다 더욱 더 찌질한 모습을 드러냈거든요.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임신한 아내를 향해 커다란 개가 달려오는데, 아내를 보호해 주지 않고 혼자서 도망갔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누가 보더라도 윤종신을 찌질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왜 저래?" 하면서 시청하던 저는, 문득 윤종신이 김태원을 응원해 주기 위해 출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종신이 그렇게 자신을 낮추는 덕분에 김태원의 존재가 더욱더 빛나고..
'밤이면 밤마다' 6회에는 미남배우 주상욱과 신성록이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예능감을 뽐낸 사람은 생각지도 않은 주상욱이었네요. 저는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처음 보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무척 놀랐습니다. 신성록 또한 노래실력을 비롯해서 여러가지의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으나, 최소한 이번 방송에서는 주상욱의 존재감에 확연히 밀린 것으로 보이더군요. 게다가 주상욱의 절친이라는 이종수까지 특별위원으로 초청되어 힘을 실어 주니, '밤밤' 6회는 거의 주상욱을 위한 방송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초반의 토크는 곱상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구타당한'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상욱은 7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홀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