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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주상욱의 색다른 매력에 빠지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밤이면 밤마다' 주상욱의 색다른 매력에 빠지다

빛무리~ 2010. 12. 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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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6회에는 미남배우 주상욱과 신성록이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예능감을 뽐낸 사람은 생각지도 않은 주상욱이었네요. 저는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처음 보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무척 놀랐습니다. 신성록 또한 노래실력을 비롯해서 여러가지의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으나, 최소한 이번 방송에서는 주상욱의 존재감에 확연히 밀린 것으로 보이더군요. 게다가 주상욱의 절친이라는 이종수까지 특별위원으로 초청되어 힘을 실어 주니, '밤밤' 6회는 거의 주상욱을 위한 방송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초반의 토크는 곱상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구타당한'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상욱은 7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더군요. 어린 3남매를 성인이 될 때까지 홀로 키워오신 어머니의 고생이 얼마나 심하셨을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상욱의 누나와 여동생은 모두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을 졸업했고, 특히 여동생은 수능시험에서 만점의 성적을 거두었을 만큼 공부를 잘 했다더군요. 그런데 외아들인 주상욱은 누이들처럼 모범생은 아니고 말썽을 꽤나 피웠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로부터 참 많이 맞으면서 컸는데, 혼나는 장소가 신발장 쪽일 때는 하이힐로 찍히고(-_-;;) 베란다 쪽일 때는 화분에 꽂혀 있던 금속성의 지지대로 맞았다는 이야기를 유들유들하게 웃으면서 하는 것을 보니, 아무리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라도 감당하기 쉽지는 않은 개구쟁이였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구타의 기억은 약간 섬찟하기까지 했습니다. 주상욱이 연기자로 데뷔해서 처음 찍었던 작품이 범죄 재연 드라마였는데,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계속 NG를 내니까 대뜸 카메라 감독이 앞으로 부르더니 슬리퍼로 얼굴을 후려쳤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인 연기자들이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서 저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지만, 여러 사람 보는 앞에서 슬리퍼로 따귀를 때린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처음이었거든요. 듣는 사람에게도 너무 충격적이었는데, 주상욱은 오히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식으로 웃으며 말하더군요. 씩씩하고 긍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끊임없이 찾아왔으나, 연기 활동의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는 기색도 없이 여유만만하지만, 신인 시절에는 무척 많이 떨었나봐요. 3줄 가량의 평범한 대사를 제대로 외우지 못해 혼자서 5시간 가량의 NG를 내고, 결국 주상욱 1명 때문에 그 날의 촬영을 접게 되고, 감독에게서는 연기를 그만두라는 조언을 들었던 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절치부심하고 밤을 꼬박 새워서 다음 날의 촬영에 다시 임했는데, 역시 간단한 대사를 소화하지 못해서 찍어야 할 10개의 씬 중에 고작 2~3개의 씬만을 촬영해야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처절했습니다. 수십, 수백명의 동료 연기자와 스탭들이 자기 한 사람 때문에 하루종일 개고생을 하고 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노력을 해도 되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초반의 부진이 너무 심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인지, 아니면 보통의 신인 연기자들은 대부분 겪는 일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주상욱은 2003년 '올인'의 이병헌 아역으로 낙점되어 다른 배우들과 호흡까지 맞춰 보았고, 촬영만을 기다리며 대본이 너덜거리도록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유도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면서 순식간에 할 일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군대에 다녀와서도 시련은 계속되었습니다. 사극 '왕과 나'에서 비중 높은 호위무사 역을 맡게 되어, 기쁜 마음에 액션스쿨까지 다니며 무예를 연습하고, 역시 대본이 너덜거리도록 여러 번 읽었는데 막판에 또 이유도 모른 채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 호위무사 역은 결국 연기자 한정수에게 돌아갔는데, 주상욱은 "제가 보기에도 그분이 더 잘하시더라고요!" 라고 쿨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속상해서 한동안 술로 살았다고 하더군요. '왕과 나'가 2007년 방송되었으니까 이미 주상욱의 나이도 서른이었는데, 한 번의 놓친 기회가 뼈아프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사극 '선덕여왕'에서 캐스팅 제의가 왔는데, 주상욱이 원래 맡을 뻔 했던 역할은 의외로 '칠숙'이었습니다. 미실의 호위무사 칠숙은 연기자 안길강의 이미지 만큼이나 거칠고 선이 굵은 캐릭터로 각인되어 있는데, 꽃미남 주상욱이 맡았더라면 아주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소화와의 멜로 라인도 훨씬 부각되었을 듯 싶고요. 하지만 결국 그에게 돌아온 것은 가야의 왕자 '월야'였습니다. 주상욱의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리는 맞춤형 캐릭터기는 했는데, 안타깝게도 비중이 너무 적었지요. 하지만 월야가 처음 등장하던 날,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내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주상욱 본인도 흐뭇하게 기억하고 있을 만큼 반응은 괜찮았지요.


그 외에도 참 특이하고 웃기는 경험담이 많더군요. 주상욱은 샤프한 외모와 달리 굉장한 대식가인데, 소개팅을 나간 자리에서 상대 여성이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도 그저 음식이 너무 맛있다는 생각에 거침없이 4인분 정도의 식사를 해치웠답니다. 그 엄청난 식탐에 질렸는지 상대 여성과의 만남은 그것이 끝이었고...;; 언젠가는 유난히 불꽃놀이를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어머니가 주신 금목걸이까지 팔아서 대형 불꽃놀이 이벤트를 마련해 주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 불꽃놀이를 마치고 돌아보니 정작 여자친구는 쿨쿨 잠들어 있었고...;; 군대 훈련병 시절, 겨울 밤에 1시간 정도 불침번을 서다가 단지 너무 춥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중대장 막사에 들어가 "중대장님, 너무 추워요!" 라고 외쳤다는 이야기 등... 그런 줄 몰랐는데 주상욱은 은근히 4차원이고 그 삶 자체가 매우 코믹하더군요.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인기와 인지도를 확보했고, 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비롯한 비중 있는 역할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실력도 갖춘 연기자로 성장했지만, 데뷔 11년차의 주상욱은 아직도 연말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지난 수년간 나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했지만 연기대상에서는 후보에조차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못내 서운함을 비치는군요. 그래도 최근 종영한 '자이언트'의 인기를 발판삼아 이번에는 꼭 수상의 기쁨을 꼭 누리게 될 것 같다고 희망을 품는 미소가 보기 좋았습니다. 오만한 느낌이 들었다면 싫었을 텐데, 주상욱은 매번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하는데도 오만하다기보다는 그저 소탈해 보이더군요.


현재 '오늘을 즐겨라'에서 고정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지석의 경우도 원래는 거의 예능 출연을 하지 않던 정극 탤런트였는데, '뜨거운 형제들'의 '아바타 소개팅'에서 한 번 대박을 터뜨리면서 삽시간에 예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지요. 그 정도의 반향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주상욱 또한 '밤이면 밤마다' 출연을 계기로 어쩌면 이쪽 저쪽의 예능에서 탐내는 인물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 예능감이라면 고정을 한 자리 맡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선은 그 존재감 자체가 예능에서는 매우 신선하고, 외모 면에서도 어필이 가능하니까요. 연기에만 몰두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끔은 좀 다른 방향의 활동을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자이언트'의 작은 악마 조민우가 아닌 인간 주상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어서 참 재미있는 방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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