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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최수종 하희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승승장구' 최수종 하희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빛무리~ 2010. 12. 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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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나게 의좋은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가 새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에 부부 역할로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좀 의아했습니다. 오래 전에 유동근과 전인화도 그런 적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니까요. 실제 부부나 연인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게 되면 오히려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실제의 모습과 극 중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너무 가까운 사람이다 보니 역할에 몰입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지요. 결혼 18년차의 중년 부부가 드라마에서 또 다른 형태의 부부로 나온다 하니, 왠지 벌써부터 어색할 것도 같고 좀 그랬습니다.

그러나 '승승장구'에 동반 출연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갑자기 '프레지던트'라는 드라마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증폭되었습니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라는 말을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그들 부부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 보기가 좋았어요. 많은 부부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데, 그러다가 심지어는 파경을 맞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이 사람들은 단 하나뿐인 인생의 동반자를 그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아끼고 위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과연 이 시대의 귀감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최수종은 한때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적도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오랫동안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군요. 주로 사극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하는 모습에만 익숙해져 있었는데, 오늘은 등장하자마자 대뜸 이기광의 '미국춤'을 각종 버젼으로 변형시켜 추면서 변치않는 예능감을 뽐내니 그 모습도 정겹고 반가웠습니다. 방청객들에게 서슴없이 다가서서 친하게 굴고, "우리 빨리 물어, 빵!" 미션이 실패했는데도 기꺼이 사비로 빵과 우유를 사는 모습도 참 소탈하고 따뜻했습니다. 물론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정이니까요. 빵을 구입한 영수증을 들고 와서 최수종에게 결제(?)를 받아가는 '1박2일' 출신 유호진 PD의 얼굴이 잠시 비치는데 또 반갑더군요.

다음 생에 태어나서도 다시 서로를 택하겠냐는 질문에 최수종은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하희라는 다음 생이 있다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더군요. 그러자 최수종은 "그러면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당신을 따라다니겠다"고 했지요. 그 때 모처럼 MC 정재용이 대박 멘트를 날렸습니다. "저는 제발 두 분이 동성으로 태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덕분에 신나게 웃었네요. "그러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희라의 말처럼 그들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이성이면서 또한 벌써 가장 좋은 친구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사랑이 특히 아름다웠던 이유는 이벤트 등의 닭살스런 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깊은 마음과 정성을 표시하는 거니까 감동적이긴 했지만, 무엇보다 저로 하여금 그들의 사랑 방식에 감탄하도록 만든 것은, 서로를 높이고 존경하며 감사하는 마음 자세였습니다.

그러한 부부 관계를 이끌어 가는 사람은 7살 연상의 남편 최수종이고, 아내는 남편의 리드를 잘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희라는 먼저 캐스팅된 남편에 이어 자신도 '프레지던트'의 출연을 결정하며, "배우 하희라가 배우 최수종과 함께 연기를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내 물었다는군요. 그에 최수종은 "저는 영광입니다!" 라는 메시지로 답했다고 합니다. 과연 이 부부는 범상치가 않습니다. 한참 어린 아내이지만 최수종은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부부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자식들에게까지 존댓말을 한다는 소문도 사실이더군요. 수차례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자식들이 너무 귀하다 보니, 그 귀한 아이들을 귀하게 대접하고자 아기일 때부터 존댓말을 써 왔다는 아버지 최수종은 정말 존경받을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겠어요?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언뜻 이상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습관들이기 나름입니다. 사람의 행동은 말을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높여 주면 높여 줄수록 아이들의 행동도 기품있어질 테고, 막말이나 체벌로 키우는 것보다 훨씬 교육적 효과도 좋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몰래 온 손님'으로 등장한 이덕화의 유쾌한 입담과 사려 깊은 교훈으로 다시 한 번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낸 뒤,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는 서로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통해 '승승장구' 출연을 마무리했습니다. 하희라가 먼저 남편에게 편지를 띄웠지요.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내라는 이름이 얼마나 사랑스런 이름인지 몰랐을 거예요.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축복받은 이름인지 몰랐을 거예요. 지금의 저 하희라도 아마 없었을 거예요. 그렇게 항상 내 곁에 있어 준 당신께 너무 감사드리고, 당신을 만나게 해 주신 그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내의 편지를 들은 최수종은 금새 눈물이 글썽해지나 싶었는데 다행히 잘 수습하고 자신의 말로 편지를 이어갔습니다. "사랑하는 하희라씨가 있었기에 제가 있고, 또 아이들이 있습니다. 항상 조금 더 겸손하고, 항상 한 길을 향해서, 목표가 같은 그 길을 향해서 같이 손 잡고 갈 수 있는 그런 희라씨가 되길 바라고... 사랑합니다." 평소 말솜씨가 무척 좋은 최수종인데 저 영상편지의 말은 어딘가 평소의 그답지 않게 어리버리하고 조리가 없는 듯 보이는군요. 아무래도 감동으로 울컥한 심정에 말이 정리가 잘 안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진심은 충분히 전달되었지만요.


세상 모든 부부들이,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만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로를 아끼고 높이고 존중하며, 서로를 만났다는 사실에 언제나 감사하며, 그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인생의 고통은 1/10 정도로 줄어들지 않을까요? 또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사랑을 시작하지도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는 희망을 심어 주었습니다.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는데, 나는 그럴 수 없을 거라고 미리 단정지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십여년만에 부부가 함께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는 '프레지던트'를 저는 아주 좋은 마음으로 기대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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