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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조금은 불편했던 따귀 개그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놀러와' 조금은 불편했던 따귀 개그

빛무리~ 2010. 12. 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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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에 출연한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는 서로 정말 친해 보였습니다. 송은이, 김숙, 권진영도 마찬가지였고요. 모두 내공이 깊은 개그맨들이라 방송은 재미있고 즐겁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명 '옹달샘 삼총사'로 불리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중에서는 장동민이 분명한 '악역'을 맡고 있더군요. 세 사람은 등장하자마자 아주 독특하게 자기 소개를 시작했습니다.

유세윤 : 저는 장동민한테 7050만원 빌려줬어요!
유상무 : 저는 엄마 돈 4800만원 빌려줬어요!
장동민 : 우리 정말 친해요. 그래서 안 갚을 거예요!

저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방송을 위한 설정인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잠시 후에도 계속 그 말이 이어지는 것으로 봐서는 아주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닌 듯 싶었습니다. 잠시 후 유상무는 라디오 진행을 맡으면서 받은 계약금까지 모두 장동민에게 빌려주었다고 다시 말했거든요. MC 유재석이 장동민에게 물었습니다. "장동민씨는 그 많은 돈을 빌려서 어디에 쓰셨나요?" 그러자 장동민은 태연히 대답했습니다. "그냥 제가 먹고 쓰고 하는데 필요해서요.좋은 차도 타고 싶고..." 그러자 옆에서 유상무가 또 거들었습니다. "저한테 그렇게 돈 빌려가더니, 이 친구 저보다 두 배 넓은 평수의 집에서 살고 있어요."


그들의 모습을 본 송은이가 말했습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도 돈 거래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저 세 분은 그런 수준을 벌써 넘어선 것 같네요." 하긴 서로 그만큼 친하니까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서 편하게 말을 꺼낼 수도 있는 거겠지요. 그런데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장동민이 너무 뻔뻔해 보였거든요..;;

가해자 장동민과 피해자 유상무의 설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옹달샘 삼총사'가 준비한 개그는 일명 '따귀 개그'였는데, 세 사람의 설정은 불량 고등학생이었어요. 전학생 장동민에게 유상무가 먼저 다가가서 시비를 걸었습니다. "네가 이번에 전학왔다는 녀석이냐? 어쭈, 기분 나쁜가보다? 히야... 표정 봐, 너 그러다 한 대 치겠다!" 그러자 장동민은 아무 말도 없이 유상무의 뺨을 후려쳤습니다. 아주 세지는 않았지만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만만찮은 강도의 손길이었습니다. 맞은 유상무는 대사를 이어갔습니다. "쳤냐?" 장동민은 묵묵히 다시 그의 뺨을 쳤습니다. 유상무가 화난 시늉을 하며 "너 한 대만 더 쳐 봐!" 장동민은 세번째로 유상무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그리고 연달아 같은 쪽 뺨을 4번이나 더 때렸습니다. 그렇게 7~8 차례를 맞다가 일단 유상무는 말없이 퇴장했습니다.


자칭 태권도부 주장이라는 유세윤이 나서서 장동민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유세윤의 공격은 계속 장동민의 팔에 막혔고, 장동민은 방어와 동시에 두 손으로 번갈아 유세윤의 뺨을 때렸습니다. 결국 유세윤도 수차례 따귀만 얻어맞고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아까 퇴장했던 유상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야, 너 정말 혼나 볼래? 손 대! 얼른 손 대!" 그러자 장동민은 다시 유상무의 뺨을 때렸습니다. 말하자면 '얼굴로 손을 때린다'는 설정이었나봐요. 때리고 나서 장동민은 손이 아파 죽겠다는 시늉을 하더군요. 유상무는 몇 번 더 "손 대!"라고 외쳤고 그 때마다 장동민은 그의 뺨을 쳤습니다. 유상무가 "발 대!" 라고 외치면 발로 걷어차기도 하더군요. 그들이 준비한 개그는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출연자들은 모두 재미있다고 웃었지만 저는 어디서 웃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아무리 상황극이라고 해도 눈앞에서 연속적으로 구타가 벌어지는데 그것을 보면서 재미있다거나 웃기다고 느끼지를 못했던 겁니다. 잠시 후 송은이와 김숙이 화음을 넣으면서 노래 개그를 선보였는데, 유상무는 화끈거리는 뺨을 감싸고 그녀들의 개그를 보다가 문득 억울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저렇게만 해도 재미있구나!" 당연하지요. 굳이 때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개그를 만들 수 있는 거였습니다.


자기 몸을 고통스럽게 하면서까지 남들을 웃겨야 하는 개그맨들의 애환을 표현하려 했던 거라면 나름대로 효과가 없었다고는 못 하겠지만, 건강한 웃음을 주는 데는 실패했다고 여겨집니다. 조폭 영화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모습이 보여진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매번 무슨 방식으로 남들을 웃길지 고민해야 하는 그들의 어려움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따귀 개그'와 같은 소재는 사용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본인들은 서로 친하기 때문에 괜찮을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은 오히려 불편하거든요. 그것만 제외하면 이번 주 '놀러와' 방송은 참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그들의 우정이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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