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박하선 (6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3' 제23회에서 이적은 처음으로 '미래의 아내' 될 사람의 '손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고편에서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였죠. 설마 벌써 드러내려는 건가? 그건 너무 김병욱답지 않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고 시청했지만, 역시 헛된 기대는 금물이었습니다. 윤계상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서 방문한 이적은, 무려 5명이나 되는 여자의 손맛을 골고루 보게 되었거든요. 무슨 막장드라마는 아닐 테니까 유부녀 윤유선은 제외한다 해도, 가능성 있는 후보가 무려 4명이나 되었습니다. 용돈을 뜯어내려고 어깨를 안마해 준 수정이(크리스탈)의 얄미운 손맛, 자신의 치질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하려고 이적의 입을 틀어막다가 손가락을 밀어넣어 버린 백진희의 짭짤한 손맛, 하이파이브를 하려다가 이적의 뺨..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던 백진희는 윤계상이 근무하는 보건소에 인턴을 지원하여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처음에 인턴을 모집한다는 정보를 제공해 준 사람도 윤계상이었고, 시험에 도움이 될 거라면서 두툼한 교재까지 선물해 준 사람도 역시 윤계상이었죠. 그토록 친절한 윤계상에게 호감을 품게 된 백진희는 자신의 대학선배인 사진작가 이켠이 개최하는 '웃는 얼굴 사진전'에 윤계상을 모델로 추천하고, 그들의 설득에 못이긴 윤계상은 결국 사진 모델을 수락하고 맙니다. 시험 당일, 백진희는 감독관으로 들어온 윤계상을 보고 반가워합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윤계상도 "시험 잘 봐요!" 하고 입모양으로 격려하면서 특유의 미소를 지어 주네요. 그런데 문제를 풀다가 막히게 되자 백진희는 잠깐 정신이 나갔는지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박하선을 사랑하는 두 남자, 윤지석(서지석)과 고영욱은 둘 다 연애에는 별 소질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윤지석은 너무 순진한 편이라 아직 자신의 감정조차 확실히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그녀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고, 그녀의 생일도 챙겨주고 싶고, 취미 활동도 함께 즐기고 싶지만,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더구나 윤지석의 다혈질적이고 급한 성격 또한 만만찮은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녀와 단둘이 우산을 쓰고 집에까지 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주어졌건만, 쉽게 펴지지 않는 우산 때문에 순간적으로 욱한 윤지석은 박하선의 빨간 우산을 바닥에 내던지고 수차례 짓밟아서 망가뜨리고 맙니다. 그녀 앞에서 힘자랑..
김병욱의 '하이킥' 시리즈에는 언제나 '삼촌'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삼촌'들은 하나같이 훤칠한 외모의 싱글남으로서 멜로의 중심을 담당했고, 더불어 20~30대 젊은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데 '하이킥3'에는 특이하게도 삼촌이 두 명이나 등장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그 점이 매우 의외였고, 도대체 두 명이나 되는 삼촌 캐릭터를 어떻게 겹치지 않도록 조화시키며 이끌어 나갈 것인지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일단 '거침킥' 최민용과 '지붕킥' 최다니엘의 계보를 이어가는 삼촌 캐릭터는 윤계상입니다. 까칠민용, 시크지훈과 달리 윤계상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따스한 남자로서 성격은 전혀 딴판이지만, 시트콤 전체를 장악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여성 캐릭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윤계상-김지원에 이어 또 하나의 러브라인이 예고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박하선-윤지석(서지석)의 러브라인 같지만, 정확히는 박하선-고영욱의 러브라인입니다. 이미 공홈의 인물관계도에 명시되어 있는 관계이므로, 맨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지는 몰라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 러브라인의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저는 인물관계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던 러브라인이 박하선-고영욱 커플이었습니다. 박지선-줄리엔강 라인도 좀 뜻밖이긴 했지만, 이들은 어차피 감초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코믹하고 재미있는' 커플로 만들면 오히려 가장 시트콤에 어울리는 조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하선은 제가 보기엔 여성 캐릭터 중의 핵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나름 코믹한 면도 있지만, ..
드디어 '하이킥3'에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고생 김지원이 옆집에 사는 의사 아저씨 윤계상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기 시작한 것입니다. 스포를 통해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았지만, 그 때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꾸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 시절에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일쯤이야 누구나 경험해 보는 추억이고, 김지원의 사랑 역시 그 정도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중반인 윤계상의 메인 러브라인이 박하선이나 백진희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김지원은 윤계상을 짝사랑하다가 결국은 그 조카인 안종석(이종석)에게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니, 결코 소녀의 풋사랑 정도에서 끝날 만큼 가벼운 러브라인..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제3회... 사기를 당해서 쫄딱 망한 안내상네 식구들은 당숙의 집에 의탁하러 경주까지 갔는데, 어이없게도 당숙이 오래 전에 죽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일가족 네 명은 무일푼으로 길바닥에 널부러진 채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경주에서 제일 큰 한의원집 아들 강승윤을 만나 피자 한 판을 얻어먹습니다. 원래 부자였던 사람들로서는 엄청나게 굴욕적인 상황이지만, 그저 코믹하게 처리되는 바람에 큰 비애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가족들은 천성적으로 그닥 자존심이 강하거나 심각한 타입은 아닌 모양입니다. 현재까지의 느낌으로는 모두들 푼수떼기라고 할만큼 즉흥적이고 주책맞은 편이며,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별 고민 없는 듯 상당히 긍정적이군요. 어쨌든 살 길이 막막해진 이들은 결국 윤유선의..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얼마나 더 독해지려고 초반부터 이렇게 심한 설정들이 등장하는지, 나중을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설 지경입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김병욱 PD의 칼날은 더욱 날카롭게 벼려진 것 같습니다. 사실 '지붕뚫고 하이킥'도 처음부터 만만치 않게 독한 작품이었지요. 어린 자매는 어느 날 갑자기 서울 한복판에 모질게 내던져졌고, 아홉살배기 어린 신애는 전쟁고아처럼 비참한 몰골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걸어다녔습니다. 언니 세경의 손을 놓쳐서 잠시 떨어지게 되었을 때, 계속 울면서도 거리에서 눈에 띄는 음식만 있으면 몽땅 주워먹고 다니던 신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남의 집 대문 앞에 배달되어 놓여 있던 1000ml 짜리 우유..
김병욱 PD의 신작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1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에는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약간 마음이 놓입니다. '지붕킥'은 제가 몹시 사랑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시트콤 치고는 너무나 분위기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아빠(안내상)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잘 살던 집이 삽시간에 폭삭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4인 가족이 함께이고, 비록 힘을 잃은 부모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들 곁에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외삼촌(윤계상)의 집에서 살게 될 예정입니다. '지붕킥'의 출발은 이보다 훨씬 열악했지요. 갓 스무살의 신세경..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