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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최근 KBS는 '해피투게더3'의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알렸다. 박미선과 김신영이 하차하고 전현무가 새 MC로 합류하며, 기존 사우나 토크 방식에서도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거의 생겨나질 않는다.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나, 박명수가 남아있는 한 새로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을 것 같다. 유재석과 박명수의 조합에서 더 이상 무슨 신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전현무 역시 그간의 과도한 이미지 소비로 너무 낯익은 인물이 되어버렸기에, 이제는 그가 나와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안 봐도 다 알 것 같다. 기껏 열심히 개편이라고 한다지만, 보기 전부터 식상한 느낌이 확 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오랫동안 지루함의 늪에 빠진 목요일 밤 ..
제가 첫 방송을 20분 가량 보다가 관심을 딱 끊어버렸던 프로그램이 '달빛 프린스' 였습니다. '토크클럽 배우들'도 비슷한 케이스지만 그래도 간신히 첫 방송은 끝까지 보았던 것에 비해, '달빛 프린스'는 끝까지 보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도 굳이 '강심장'을 외면하고 '달프'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것은 요즘 '내 딸 서영이'를 통해 주목하고 있던 여배우 이보영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해서였습니다. 참으로 다작을 하는 배우인데도 이전까지는 별다른 관심이 끌리지 않았었는데, '내 딸 서영이'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날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그녀의 매력에 감탄을 거듭하는 중이거든요. 게다가 그녀가 소개할 책에도 관심이 끌렸습니다. 지금은 생애 최고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
우여곡절 끝에 TOP3까지 진출했던 '어둠의 마성' 전은진이 탈락함으로써, 이선희의 제자인 배수정과 구자명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여러가지로 '시즌1'과 차이점을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확연히 구별되는 '위탄'만의 특징이 강하게 증명되었군요. 누가 뭐래도 '위탄' 시리즈의 특징은 '멘토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5명의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각자 4명씩의 제자를 선발하여, 스승과 제자의 각별한 관계를 맺고 교육시키도록 하는 그 '멘토제'는 '위탄'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합니다. 장점은 멘토와 멘티가 확정되면서부터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각 멘토스쿨의 훈련 과정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입니다. 5명의 멘토는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작곡가(윤종신)와 그의 고객들(성시경, 케이윌, 장재인)을 초대하여 작은 음악회 비슷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처럼 음악과 예능이 적절히 조화된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요. 언젠가부터 음악적인 열정 외에는 모든 것을 (자존심 포함) 내려놓은 듯한 윤종신의 소탈함이 돋보였고, 장재인의 독특한 스타일로 감상하는 '트러블메이커'도 정말 좋았습니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에 맞춰서 MC들과 G4가 "워우 워우워어~"를 떼창하는 모습도 흥겨웠고, 작사 천재 윤종신을 따라해 보자는 뜻에서 마련한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놀이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환생'의 첫 부분을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라고 바꿔버린 박미선의..
평소 아이돌의 음악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그들을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입니다. 물론 2AM처럼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음악보다 예능적인 끼와 유머감각 등을 보면서 호감을 갖게 되곤 했지요. 1세대 아이돌 중에서 대표적인 예능돌이 바로 신화였습니다. 제가 그들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가을, SBS의 토요일 저녁 예능으로 '강호동의 연애편지'가 신설되었을 때였어요. 남성 출연자들은 신화 멤버 6명과 신정환, 천명훈까지 합쳐서 8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여성 출연자도 인원수가 똑같이 맞춰졌지만 초반에는 1명뿐이었지요. 그 날의 여성 출연자는 완전히 공주 대접을 받으면서 남성 출연자들을 저울질하다가 마지막엔 최고의 남성으로 한 명을 선택하면 되는 거..
무술감독 정두홍... 한국 액션 영화사에 큰 획을 긋고, 이미 전설이 된 그 사나이가 '놀러와'에 출연했습니다. 저는 이제껏 스턴트맨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는데,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네요. 평생토록 육체적, 정신적 통증을 숙명처럼 짊어지고 가야 할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 후배들에 대한 염려와 죄책감으로 한시도 마음 편할 날 없는 그의 직업은, 상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고통스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꽃은 가장 극심한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것임을, 정두홍의 삶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그의 어린 시절을 물어 오면, 정두홍은 항상 "나는 꿈이 없었다" 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작은 시골 마을의 가난한 농사꾼 집..
'나는 가수다'가 여전히 온갖 잡음과 논란에 시달리며 지리멸렬해지고 있는 동안 '불후의 명곡2'는 제대로 탄력받아 쭉쭉 발전해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일단 '나가수'는 완전 무명이었던 적우가 투입되면서부터 대중의 기대치를 벗어나기 시작했고, 설상가상 그렇게 투입된 적우가 이렇다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점점 더 실망을 가중시켜 흥미를 떨어뜨렸습니다. 더구나 김연우와 조규찬이 1라운드만에 탈락했던 무시무시한 '나가수'에서 벌써 3라운드째 너끈히 버티고 있는 적우의 모습은, 순위에 대한 공정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었습니다. 적우에 대해 유독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자문위원 김태훈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자, 적우를 비호하는 세력에 의해 잘렸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습니다. 이토록 신뢰를 ..
10라운드 1차 경연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자우림과 윤민수의 무대는 훌륭했고 저도 유쾌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부턴지 '나가수'가 노래보다는 지나치게 퍼포먼스 위주의 방송으로 변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더군요. 바비킴의 변신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고, 거미는 이제 좀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원곡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원곡 자체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감성마저 심하게 훼손시켜 버린 인순이의 무대는 최악이었습니다. 편곡도 저게 도대체 뭔가 싶을 정도로 너무 이상했지만, 가사 중에 '그녀'라는 호칭을 '그이'라고 바꿔서 부르는 것도 굉장히 민망하더군요. 김돈규의 '나만의 슬픔'은 절대 여자가 불러서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
싱어송라이터 특집으로 꾸며진 '놀러와'에 조덕배, 강산에, 조규찬이 출연했습니다. 역시 섭외력이 대단하더군요. 다른 두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조덕배의 모습을 토크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첫 예능 출연에 무척 긴장했다던 조덕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골방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해가며, 너무 편안해서 잠이 쏟아질 지경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릴랙스해졌습니다. 현재도 뇌졸중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탓에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여서 안타깝긴 했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벼운 농담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는 훌륭히 극복해낸 모습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뇌출혈 당시 웃음에 관련된 신경이 건드려졌기 때문에, 그 이후 조덕배는 스스로 웃음을 통제할 수 없는 어..
이제까지 모델 장윤주라는 인물을 떠올리면 참으로 멋진 여자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거만하지 않고 소탈한 느낌이 좋았고, 그러면서도 당당하고 늘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언젠가 '무릎팍 도사'에 나왔을 때, 자신의 20대를 돌이켜 보면 아무런 후회가 없을 만큼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해봤고 누릴 수 있는 것을 거의 다 누려 보았기 때문에 너무나 감사할 뿐이라고,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또한 루시드폴, 이적, 정재형 등의 뮤지션과 더불어 '놀러와'에 출연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청아한 목소리로 프로급에 가까운 노래 실력까지 선보였습니다. 게다가 그 때 불렀던 노래는 장윤주의 자작곡이라고 하더군요. 직업이 모델이면서도 뮤지션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