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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들의 일밤 제2부-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 오직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에 대한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별 중요한 내용이 없을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귀한 가수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나가수' 인터뷰가 거의 마지막 코너라서, 그냥 내친김에 '신입사원'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분명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닌가요? 서바이벌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명백히 아나운서적인 재능을 더 많이 보여준 팀이 패배하고, 오히려 개그맨 같은 끼를 보여준 팀이 승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꾸준히 '신입사원'을 시청하지 않고 달랑 한 주 분량만 보았기 때문에..
신정수 PD 주관하에 새로 시작된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은 안타깝게도 단숨에 방송되지 못하고 2주 분량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미 그 결과의 상당 부분이 스포일러로 떠돌더니, 급기야 오늘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녹화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연이 시작되고 한창 몰입해 보려는데, 첫번째 순서였던 BMK의 노래까지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다음 주로 연기되니 그 허무함이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에는 기대되는 무대가 아주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도록 스포일러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뚝 끊었다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어 보게 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지난 ..
록의 전설 임재범을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가 선택해 온 미션곡은 '너를 위해' 였는데, 임재범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저에게도 아주 특별하고 의미 깊은 곡이었습니다. '너를 위해'는 2000년 당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영화 '동감'의 OST로 사용되었었죠. 그 무렵 개인적인 사정들도 있고 해서 그 노래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릅니다. 집에서는 CD로 반복해서 들었고, 사무실에는 낡은 카세트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60분 테이프에 앞뒤로 이 노래 한 곡만 수십번을 녹음해서는 하루 온종일 틀어놓았을 정도입니다. '너를 위해'는 그토록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절절한 가사와 처절하도록 울림이 깊은 임..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김영희 PD가 얼마나 피땀흘려 노력했는지, 굳이 방송 관계자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아무리 크게 분노한 시청자라 해도, 김영희 PD의 노고는 모두 인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했다는 이유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지요.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목표했던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심지어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영희 PD의 경우만 안타까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김영희 PD를 보고, 김영희 PD 때문에 '나는 가수다'에 참여했다는 가수들이 의견을 모아 MBC측에 김영희 PD의 복귀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사실 그토록 자존심 강한..
글쎄요. 제 생각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가수다'가 오랜 침체의 늪에 빠진 '일밤'을 조금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1박2일'의 아성을 위협하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의 1회 방송이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아마도 짐작컨대 2회의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을 듯 합니다만, 저는 솔직히 다음 주에 이어지는 3회 방송을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첫방송이 나간 후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여 훨씬 더 좋은 방송을 내보내주리라 기대했던 마음은 삽시간에 배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청자를 최우선에 놓고 위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김영희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들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일은 '1박2일'..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새 멤버 엄태웅이 성공적인 예능 신고식을 치르면서 '1박2일'은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고, 이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민 '나는 가수다' 역시 최근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명품 중견가수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결코 만만치 않은 출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 일요일 저녁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터가 될 듯 싶군요. 새로운 기획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식상하거나, 또는 재미없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이제껏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룬 적 없는 모험적인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물론 신선하기는 하겠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보니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대중의 기호에 맞지 않아 '재미없다'는 냉정한 평가와 더불어 조기 폐지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