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구라 (21)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보컬리스트 특집에 이어 고정 출연 가수들이 교체되면서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더 볼만해지고 있습니다. 명색이 현직 걸그룹의 메인 보컬이라면서 악보의 단 두 마디를 한 호흡으로 불러내지 못하고 한 마디마다 쌕쌕거리며 숨을 쉬던 예전의 '어떤 가수'가 출연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효린과 지오 등의 실력파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기본 자체가 안 된 형편없는 가창력의 출연자가 한두 명만 끼어 있어도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질이 확 떨어지거든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하여튼 그 여자 가수의 노래를 듣고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진저리를 치며 '불명2' 시청을 싹 접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의 '불명2'가 아닙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인피니트의 남우현이 한결 ..
툭하면 심한 노출이라든가 정도를 넘어선 야한 춤 등으로 화제가 되곤 했던 10대 소녀, 포미닛의 현아에 대해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두 본인이 원해서 그러는 거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소속사에서 그 아이만 콕 집어서 유난히 그런 쪽의 컨셉을 잡게 하는 데는 본인이 제공하는 이유도 상당히 있지 않을까 싶었고, 별로 호감이 가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세바퀴'에 나와서 골반 댄스를 추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낯뜨거워서 이게 정말 현실인가 싶더군요. 춤의 동작 자체가 몹시 선정적이기도 했지만, 그 때는 춤에 걸맞는 복장이 아니라 몹시 짧고도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지라, 속이 다 들여다보일 듯해서 너무나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입니다. 현아가 지금은 스무 살이지만 그 때만 해도 10대의 ..
처음부터 '나는 가수다'의 짝퉁이라는 비난 속에 '불명예스럽게' 시작했지만, 이제 '불후의 명곡2'는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나가수'와 너무 비슷해서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어요.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임태경, 이혁 등의 가수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 주었던 '남성 보컬 특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 가수들이 '전설'의 노래로 본격 경합을 벌이기 전에, 절친한 선배 연예인을 초대해서 아주 특별한 무대를 꾸미는 1차 경합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많은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잃지 말아야 할 '본분'이 있습니다. '불명2'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을 '꼭 한 가지'만 꼽는다..
남성 보컬리스트 특집을 한다기에 정말 오랜만에 '불후의 명곡2'를 보았습니다. 노래 부른 순서대로 이석훈(sg워너비), 환희(플라이투더스카이), 김태우(god), 케이윌, 임태경, 이정, 휘성, 이혁(노라조)까지 8명의 보컬리스트가 출연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특별히 기대했던 두 사람은 바로 임태경과 이혁이었습니다. 우선 임태경은 팝페라 가수 및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지라 TV에서는 거의 볼 수 없던 인물이지요. 언젠가 우연히 임태경 버젼의 '나 가거든'을 들었던 순간부터 저는 얼굴도 모르는 그의 팬이 되었더랬습니다.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그와 비슷하게 설레는 마음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혁은 제가 오래 전부터 참 의아하게 생각해 온 연예인입니다. 그만큼 훌..
'라디오스타'와 같이 독한 컨셉의 토크쇼는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회차마다 그 느낌이 매우 달라집니다. 지난 번 '위대한 탄생' 출신의 백청강과 이태권을 불러다가 스승 김태원의 뒷담화를 하도록 유도심문함으로써 배은망덕(?)한 제자들로 만들었던 방송은 매우 불쾌했는데, 비스트 6명의 무대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은 아주 괜찮았습니다. MC들이 던지는 특유의 독한 멘트들도 이번에는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멤버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스트의 입장에서는 MC들이 짖궂게 대해주는 것을 오히려 고마워할만한 상황이었지요. 평소 아이돌에게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보니, 비스트 6명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각종 예능이..
'위대한 탄생' 출신들의 MBC 출연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시즌2를 준비하면서 '슈퍼스타K3'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제시하기 위해서겠지요. 이번 주에는 백청강, 이태권, 셰인, 데이비드오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했군요.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라는 방송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4MC들의 거칠고 독특한 진행이 때로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오히려 속을 박박 긁어 놓기도 하거든요.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제멋대로'라는 말이 꼭 어울리는 '라스'의 진행을 무방비 상태에서 시청하다 보면, 가끔은 순식간에 허를 찔려서 몹시 불쾌한 심정이 되곤 합니다. '라스'의 4MC는 게스트가 있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찧고 까불며 짖궂은 말들을 한 마디씩 툭툭 주고받는 것이 원래의 특성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
지난 주에 에어 '승승장구 - 신동엽' 제2부가 방송되었습니다. 신동엽은 여기에 출연한 이유를 개인적으로 친구관계이기도 한 '승승장구' PD의 끈질긴 섭외에 못 이겨서라고 말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아주 작정하고 제대로 준비해서 나온 것 같았습니다. 아마추어 느낌을 물씬 풍기던 평소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계속 빵빵 터지는 재미도 있으면서 그 와중에 어찌나 토크의 짜임새가 정교하고 완벽한지 방송을 다 보고 나니 감탄을 금할 수 없더군요. 신동엽은 이번 '승승장구' 출연을 도움닫기의 발판으로 삼아 방송인, 예능인으로서의 새출발을 다짐하려는 듯 했으며,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큰맘 먹고 시작할 때는 주변에 공언(公言)을 해 두는 것이 좋다지요. 신동엽은 "앞으로 절대 사업을 ..
'세바퀴'에 개그맨 손헌수가 출연했습니다. 평소에 정통 개그 프로그램을 즐기는 편이 아닌 저에게는 차라리 생소한 얼굴에 가까웠습니다. 개그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보기 어려운, 다소 외면받는 연예인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의 사랑에 목마른 연예인은 정말 많습니다. 기타등등의 요소를 일단 배제하고 원칙만을 말한다면, 가수는 노래로 어필하고 배우는 연기로 어필하고 개그맨은 웃음으로 어필합니다. 그런데 웃음이라는 소재는 자칫하면 무리수로 흐르기가 쉽지요. 물론 꼭 개그맨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확고히 인식시키려는 욕심에 무리수를 던지는 연예인은 물론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연예인보다 개그..
'세상을 바꾸는 퀴즈' (이하 '세바퀴')는 대략 1년 전까지만 해도 기타 예능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경실, 조혜련, 김지선 등 기 센 아줌마들의 오버스러움은 애교스런 할머니 선우용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아래 융화되어 거부감의 덫을 비켜났고, 그 위에 임예진의 귀여운 푼수기와 조형기의 구수한 입담과 김태현의 촌철살인 개그 등이 잘 버무려져 독특한 감칠맛을 냈지요. 초대되는 게스트들도 매우 다양해서,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던 반가운 얼굴들을 수시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게스트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우선 프로레슬러 이왕표라든가, 코미디언 최병서, 배우 이정섭 등의 이름이 떠오르는군요. 20대 초반의 젊은 게스트는 예쁜 고명처럼 조금씩 얹혀져 있었을 뿐, 대부분은 높은 연령..
저는 '무릎팍도사'의 애청자이지만 그 동안 '라디오스타'는 많이 외면하는 편이었습니다.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터라, 그 특유의 산만한 진행에는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요즘은 오히려 많이 조용해지고 안정되었지만, 코너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정말 장난도 아니었지요. 게스트를 병풍처럼 앉혀 놓고 4명의 MC끼리 서로 물어뜯느라 방송 시간을 다 흘려보내곤 했으니까요. 그것을 보면서 너무 황당했고, 뭐 이런 방송이 다 있나 싶었고,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 자신도 호응을 얻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는지 마무리 멘트는 항상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이었지요. 그런데 만 3년 가량이 흐른 지금 '라디오스타'는 굳건히 자리를 잡았고, MC들의 위상도 크게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