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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 임태경과 이혁의 짜릿한 재발견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불후의 명곡2' 임태경과 이혁의 짜릿한 재발견

빛무리~ 2011. 7. 2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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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보컬리스트 특집을 한다기에 정말 오랜만에 '불후의 명곡2'를 보았습니다. 노래 부른 순서대로 이석훈(sg워너비), 환희(플라이투더스카이), 김태우(god), 케이윌, 임태경, 이정, 휘성, 이혁(노라조)까지 8명의 보컬리스트가 출연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특별히 기대했던 두 사람은 바로 임태경과 이혁이었습니다. 우선 임태경은 팝페라 가수 및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지라 TV에서는 거의 볼 수 없던 인물이지요. 언젠가 우연히 임태경 버젼의 '나 가거든'을 들었던 순간부터 저는 얼굴도 모르는 그의 팬이 되었더랬습니다.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그와 비슷하게 설레는 마음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혁은 제가 오래 전부터 참 의아하게 생각해 온 연예인입니다. 그만큼 훌륭한 가창력에 그만큼 멋진 외모를 지니고 있으면서 왜 코믹한 컨셉의 '노라조'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코믹 컨셉 자체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가 그쪽으로 굳어져 버리면 가수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는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면서는 '노라조'가 아닌 '이혁'의 이름을 걸고 나온다 해서 모처럼 기대가 컸습니다. '노라조'의 코믹한 굴레(?)에 갇혀서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던 그의 진짜 매력을 이번 기회에 충분히 보여줄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과연 저의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다른 6명의 무대도 좋기는 했지만, 역시 압도적 인상을 남긴 두 사람은 임태경과 이혁이었습니다. 좀 미안하지만 솔직히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는 "아... '나가수' 때문에 대책없이 귀만 너무 높아졌나봐. 노래는 괜찮게들 하는데 어째서 이렇게 감흥이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다섯번째로 임태경이 무대에 올라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눈이 휘둥그래지고 귀가 쫑긋 세워졌습니다.

그의 환상적인 목소리를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가슴이 떨리더니 노래가 절정에 치달을수록 가창력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폭발했고 저의 온 몸에는 전율이 흘렀습니다. 임태경은 원곡을 크게 변형시키지도 않았고, 춤을 추거나 퍼포먼스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야구로 친다면 지극히 단순한 직구를 던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눈부신 속도는 그 어떤 화려한 변화구도 제압할 수 있을 만큼 강렬했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충분했습니다.

저는 임태경의 우승이 확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퍼포먼스로 가득했던 휘성의 무대에 패배한 것은 무척 의외였습니다. 휘성의 가창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끝없이 노력하는 가수임을 알기 때문에 저는 평소 휘성에게 큰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별다른 임팩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 취향이지만요. 그런데 휘성이 임태경에게 승리하자 마지막 주자로 남아있던 이혁을 향해 김태우가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볼만해, 해볼만해" 그 말에 MC 김구라도 맞장구치면서, 이렇게 되면 해볼만하다고 이혁을 격려(?)하더군요. 아마도 임태경의 아성을 무너뜨릴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저와 마찬가지로 김태우와 김구라도 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혁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러 올라갔습니다. 이 사람 역시 임태경 만큼 베일에 싸여 있었던 건 아니지만 TV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습니다.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누구보다도 어머니가 기뻐하셨다고... 어머니는 매일 아들의 방송 출연을 위해 기도해 오셨다고... TV를 볼 때마다 왜 우리 아들은 저기에 나오지 못할까 생각하며 가슴아파 하셨다고, 이혁은 인터뷰 중에 말했습니다. 참... 그러게요. 저도 늘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노래도 잘 하고 잘 생긴 사람이 왜 좀처럼 뜨지 못할까 하면서요.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록 버젼으로 편곡하여 부르는 이혁의 노래는 흡사 '나는 가수다'의 윤도현 밴드를 연상시켰습니다. 백지영의 '대쉬'를 YB 버젼으로 들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군요. 거침없이 내지르는 시원스런 샤우팅 역시 윤도현을 꼭 닮아 있었습니다. 노래를 잘 한다는 거야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어요. 오랜만의 방송 출연에 제대로 맘먹고 나온 듯, 이혁도 역시 기대했던 그 이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 이혁이 등장했을 때 누군지 잘 몰라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청중들도 금세 그 매혹적인 무대에 빨려들어가고 말았지요. 흥겨운 박자에 맞춰 신나게 손을 흔들며 호응하다가, 초절정 고음의 샤우팅이 폭발하자 모두 입을 딱 벌리고 감탄하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결국 최종 우승은 이혁에게 돌아갔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충분히 수긍할만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혁은 방송 후 인터뷰에서 "그 동안 응어리졌던 게 오늘 다 풀렸어요" 라고 말하며 아주 환하게 웃더군요. 그의 어머니는 또 얼마나 많이 기뻐하셨을까요? 제 어머니도 아닌데, 그 생각을 하니 괜시리 제 기분이 다 좋아졌습니다.

임태경과 이혁의 무대는 그대로 반짝 들어서 '나가수'에 옮겨 놓는다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의 모습을 방송에서 자주 보고 싶은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이렇게 일회성의 특집으로만 감상하고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데 말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빛을 못 보고 있는 숨은 인재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저는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노래하고 싶은 그들의 숨통도 트이게 해주고, 우리 듣는 이들의 마음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도록 어떻게든 보다 많은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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