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권상우 (1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name=https://blog.kakaocdn.net/dn/USD70/btq6CNNSbPe/f83Lr4bKoXZnFKp0eRi0c1/img.jpg)
호국의 달 6월을 맞이하여, 특별히 오늘 6월 6일 현충일을 시작으로 몇 편의 영화 리뷰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 중 첫번째 작품은 2010년 개봉작인 '포화 속으로'가 선택되었다. 전쟁의 모든 것이 비극이지만 그 중에도 어린 학도병들의 희생은 더욱 깊은 슬픔과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대부분 채 스무살이 못 되었던 그 청춘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죽어갔던 것일까? 외국과의 전쟁이었다면 국권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하겠지만 6.25 한국전쟁은 좀 다르다. 물론 외세의 개입이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념에서 비롯된 동족 상잔의 전쟁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 출발부터가 참으로 부당한 비극이었다. 당최 이념이 무엇이기에 한 민족, 한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 피를 흘려야 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인생 경험이 많아질수록 한..
하류(권상우)는 자기를 배신하고 딸 은별이(박민하)와 쌍둥이 형 차재웅을 죽음으로 몰아간 옛 연인 주다해(수애)를 향해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하류가 그 복수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칼날은 백학그룹의 장녀 백도경(김성령)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그녀가 주다해의 약혼자 백도훈(정윤호)의 누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백창학(이덕화) 회장의 늦둥이 아들로 알려져 있는 백도훈은 사실 백도경이 18세 되던 해, 첫사랑과의 사이에서 몰래 출산한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백도경은 누나가 아닌 엄마이고, 백회장은 아버지가 아닌 외할아버지가 되는군요. 극 중에서는 11회에 이르러서야 밝혀졌지만 벌써 모든 시청자가 알아차리고 있던 사실입니다. '파리의 연인' 재탕이라고 할만큼 뻔한 설정이지만, 신기하게도 백도경 캐릭터에..
예상컨대 드라마 '야왕'의 남주인공 '하류'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배우 권상우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주인공 '주다해' 역할을 맡은 수애와는 정반대의 경우라 해야겠네요. 수애가 '주다해'로 변신하는 것은 그저 위험한 모험일 뿐이지만, 권상우가 '하류'로 변신하는 것은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그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하류'라는 독특한 남자의 캐릭터는 마치 효과 좋은 치료약처럼 그의 다친 날개에 스며들어 다시금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게 해 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이 드라마를 보는 저의 시선은 처음부터 매우 차갑고 건조했습니다. 우선 너무나 식상하고 진부한 소재라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고, 그 중에도 "남자 하나 잘 꼬셔서 인생역전 해보겠다는" 여성..
예고편만 보아도 식상함이 느껴지는 드라마였습니다. 야망을 위해 사랑을 배신하고 앞으로만 질주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향해 복수심을 불태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떨쳐내지 못한 사랑을 간직한 남자... 야망을 향해 달려가는 여자의 과거는 반드시 가난과 결손가정과 성폭행 등 갖가지 처참한 요소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그런 여자를 어려서부터 지켜보며 애틋한 마음을 키워 온 남자는 반드시 맹목적이고 외골수적인 순수함을 지녀야 합니다. 예전에는 남자와 여자의 캐릭터가 뒤바뀐 경우가 많았죠. 여자의 사랑과 헌신을 배반하고 야망을 향해 달려가는 남자와, 비참하게 버려진 후 복수심을 불태우는 여자... 이와 같은 설정은 각종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와 소설과 만화 등 참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소재로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배우 이지아가 '아테나-전쟁의 여신' 이후 8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군요.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나도 꽃'에 결국 여주인공으로 확정이 되었답니다. 복귀 가능성이 있을 뿐 확실치 않던 상황에서는 무어라 말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 확정이 되었다고 하니 저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보고 싶습니다. 현재 그녀의 컴백을 두고 뻔뻔하다고 생각하며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이에 맞서는 다른 한편에서는 이지아의 입장을 옹호하며,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감추어졌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어서 곤욕을 치렀을 뿐인데, 이지아가 뭘 잘못했길래 왜 자숙을 해야 하느냐고 강력히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우성과의 관계 역시 남녀사이의 문제니 정확한 내막은 둘만이 알고 있을 뿐이며 제삼자..
제가 그를 처음 본 것은 2007년 8월, '아이엠 샘'이라는 드라마에서였습니다. 원래 음악 프로그램도 잘 보지 않는 데다가 아이돌은 더욱 잘 몰랐거든요. 그 드라마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오랜만에 드라마에 컴백한 양동근과, 그 무렵 종영한 '거침없이 하이킥'의 신예 히로인 박민영이었지요. 터프한 학교짱 '채무신' 역할의 탑은 그저 신인 탤런트려니 하고 봤는데, 연기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역할에 상당히 잘 어울려서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샤방한 꽃소년들과는 달리 선이 굵은 미남형의 얼굴에 목소리마저 굵고 낮아서, 아주 거칠고 남성적인 매력을 내뿜으니 새로운 멋이 느껴지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겉은 터프하고 속은 따뜻한 학교짱 역할은 탑에게 제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 ..
SBS 연기대상은 신년벽두부터 4시간이 넘는 긴 시상식으로 시청자들을 지치게 하더니, 결국 '대물'의 고현정에게 연기대상을 수상함으로써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준 시청자들을 배신했습니다. 고현정의 연기만 보면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겠으나, 연기대상이란 오직 배우의 연기력 하나만 갖고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척 황당하고 씁쓸한 수상이었습니다. '자이언트'는 60부의 긴 여정을 흐트러짐 없는 호흡으로 훌륭히 마무리했고, 40% 이상의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그에 비해 '대물'은 25%의 시청률조차 어이없다 싶을 만큼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지요. 중간에 감독과 작가가 교체되면서 적잖이 시끄러웠고, 그 와중에 캐릭터가 변형되면서 고현정의 연기마저 일시적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보..
최수종 주연의 '프레지던트'가 포문을 열었습니다. 첫방송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합니다만, 저의 판단으로는 현재 타방송사의 경쟁작이며 또한 같은 장르의 정치드라마라고 알려진 '대물' 보다는 작품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생각입니다. '대물'은 약간의 정치색을 띠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멜로드라마에 가깝다고 보여지며, 그 정치색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도 너무 비현실적이라 갈수록 적응이 되지 않았거든요. 아무리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지만 드라마로 만들려면 장르의 특성에 맞게 조금이나마 현실성을 확보해 주어야 했는데 '대물'은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시크릿 가든'처럼 아예 대놓고 환타지를 표방하는 드라마도 아닌데, 명색이 진지한 정치드라마에서 동화적인 환상을 계속 보게 되니 저는 매번 손발이 오글거리더군요. ..
지상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드라마 '대물'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겼습니다. 현실과 아슬아슬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에피소드들은 최고의 스릴을 선사했고, 평범하던 여성의 변화가 시작되는 모습은 앞으로의 기대에 설레게 했습니다. 그러던 '대물'이 불과 3주만에 무너져가고 있군요. 저는 처음부터 현실과 허구의 경계선이 허물어질 경우에 대한 위험을 지적했었지요. ('대물' 현실과의 아슬아슬한 데자뷰, 성공할 수 있을까? ) 그 위태로운 경계선을 삽시간에 허물어뜨린 힘이 내부에서 작용했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작용했는지는 모르나, 예상보다 그 때는 너무 빨리 찾아왔습니다. '대물' 7회를 보면서 저는 계속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에 시달렸습니다. 작가와 감독이 바뀐 후에는 계속 그랬지만, 이번에는 ..
'대물'은 여러모로 참 시끌시끌한 드라마입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출연을 강행하는 권상우 때문에 방송 전부터 말이 많더니만, 뚜껑이 열리고 난 후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현실에 가까운 설정들로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선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것은 결코 저만의 느낌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위험한걸!" 하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대물'은 총 26부작 중 겨우 4회까지 방송되고 나서 작가와 PD가 모두 교체되는 대파란을 겪었습니다. 저같이 눈치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는 분명하지만, 제작진 내에서의 의견 충돌 및 과다 업무 등의 문제로 그렇게 된 것일 뿐 외압은 없었노라고 그들 자신이 말하고 있으니, 추측만으로 단정짓고 뭐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