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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오만한 수상소감, 비호감에 등극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고현정의 오만한 수상소감, 비호감에 등극하다

빛무리~ 2011. 1.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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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기대상은 신년벽두부터 4시간이 넘는 긴 시상식으로 시청자들을 지치게 하더니, 결국 '대물'의 고현정에게 연기대상을 수상함으로써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준 시청자들을 배신했습니다. 고현정의 연기만 보면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겠으나, 연기대상이란 오직 배우의 연기력 하나만 갖고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척 황당하고 씁쓸한 수상이었습니다.

'자이언트'는 60부의 긴 여정을 흐트러짐 없는 호흡으로 훌륭히 마무리했고, 40% 이상의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그에 비해 '대물'은 25%의 시청률조차 어이없다 싶을 만큼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지요. 중간에 감독과 작가가 교체되면서 적잖이 시끄러웠고, 그 와중에 캐릭터가 변형되면서 고현정의 연기마저 일시적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2010년 SBS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자이언트' 였으며, 그 중에도 이범수와 정보석은 대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연기대상이 '자이언트' 팀이 아닌 '대물'팀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신들린 악역 연기로 시종일관 대중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정보석에게는 겨우 우수상을 주고, 주인공 이범수마저 최우수상에서 멈추게 하고, 연기대상은 고현정에게 돌리다니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일각에서는 SBS가 올해에 고현정을 MC로 내세운 토크쇼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전 포석으로 고현정에게 연기대상을 줄 수도 있다는 빅딜설이 흘러나왔는데 정말 그런 걸까요?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고현정도 수상소감을 마무리하면서 정보석과 이범수에게 "제가 이 상 받아도 되는 거죠?" 라고 웃으며 묻는 것을 보아서는, 속으로 찜찜한 기분을 억누르기 힘들었던 듯 합니다. 설마 그녀 자신이 대상을 받고 싶어서 '고현정 쇼'를 빌미로 SBS와 거래를 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녀의 네임밸류를 높여서 '고현정 쇼'에 더욱 힘을 실어 주고자 하는 방송사의 선택이었겠지요.

그런데 고현정은 석연치 않은 대상 수상만이 아니라, 지나치게 거만한 수상소감으로 또 한 번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드라마를 할 때 그 과정이 참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모르시는 분들이 시청률 갖고 저 배우가 어떻다고 말하지 말아달라.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는 그 순간 진심을 갖고 한다. 대본이 어떻든 뭐가 어떻든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해서 한다." 저 말은 시청자들을 향해서 한 말이 맞는 거죠?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4시간이 넘도록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살짝 정신줄을 놓았던 걸까요?

그녀의 말대로라면 시청자들은 드라마 촬영 현장의 분위기도 모르고 제작 과정도 모르니까, 무조건 드라마나 배우에 대해 좋은 말만 해야 하고, 안좋은 말은 하면 안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중으로부터 쏟아지는 비판 중에는 물론 타당한 것도 있지만 부당한 것들도 많기에, 그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그 정도는 기쁘게 참아 넘길 줄 알아야 자격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작년에 이어 양대 방송사에서 2연속 대상을 수상하니, 이제 자기 정도 되면 시청자 앞에서 겸손할 필요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래서 마이크를 쥐고 시청자를 향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지 마라!"고 소리친 걸까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칭찬과 더불어 비판 또한 시청자의 권리입니다. 현장의 분위기나 제작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나쁜 말은 하지도 말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 논리대로라면 드라마나 배우를 비판할 권리는 오직 드라마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실제로 체험한 제작진이나 스탭이나 연기자들에게만 있다는 건가요? 그럴 거면 뭣하러 방송은 합니까? 그냥 자기네들끼리 재미있게 찍으면서, 그 안에서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하고 알아서들 놀면 되지, 뭣하러 시청자에게 보아 달라고 합니까? 게다가 보고 나서는 무조건 좋은 말만 해달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한국 방송 사상 이토록 거만하고 시청자를 무시하는 연기대상 수상소감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현정은 깨지지 않을 신기록을 세웠군요. 사이가 좋지 않았던 PD와 작가를 향해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은 좋았고, 함께 고생한 동료 배우들과 스탭들을 향해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수상소감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꺼낸 말이 극도의 오만으로 산통을 깨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뒤편의 감동적인 말들은 하나도 가슴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씁쓸하기 이를 데 없었던 고현정의 대상 수상뿐만이 아니라, 2010 SBS 연기대상은 여러모로 참 황당했습니다. '검사 프린세스'와 '닥터 챔프' 2편의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던 김소연은 고작 10대 스타상 하나에 만족해야 했는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그저 그런 연기를 보여 준 신민아는 우수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우수연기상이라니, 그렇다면 신민아와 정보석의 연기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건가요?...;; 권상우가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것도 자꾸만 정보석의 억울함과 비교되면서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대체 어떤 기준으로 수상자가 선정된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연기력 면에서나 시청률 면에서나 마땅히 대우해 주어야 할 사람은 푸대접하고, 높여 줄 이유가 없는 사람을 높여 주니 말입니다.

또한 시간이 터무니없게 길어진 이유는 갖가지 희한한 상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최우수작품상 하나면 될텐데 무슨 휴먼드라마상이니 프론티어드라마상이니, 온갖 이름을 갖다붙여서 많은 상을 신설했고, 배우들에게도 전체 드라마를 통틀어서 연기상을 주면 될 것을, 드라마스페셜 부문이니 연속극 부문이니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일일이 따로따로 최우수상과 우수상 등을 선정했습니다. 게다가 공동수상도 적지 않게 많았습니다.

이렇게 되니 도대체 상이 몇 개고 수상자가 몇 명인지, 너무 많아서 갈수록 긴장감은 없이 혼란스럽고 지루하더군요. 4시간 넘게 그들의 상 나눠먹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지쳐갈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연말 시상식이 그들만의 잔치라지만, 보는 사람을 위해서도 약간의 배려는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대상 수상자처럼 방송사도 역시 시청자의 입장은 전혀 안중에 없는 듯 했습니다.

지난 2010년에 재미있게 보았던 SBS 드라마가 워낙 많았던지라 연기대상에도 나름 기대가 컸는데, 전체적으로 너무나 실망스러운 방송이었습니다. 특히 고현정의 오만한 수상소감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군요. 좋아했던 배우이기에 충격이 컸습니다. 앞으로는 그녀의 연기를 바라보는 제 시선이 좀 달라질 듯 싶습니다.

 
♡ 지난 한 해 동안 저의 부족한 글에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신 독자님들과 이웃 블로거님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좋은 일만 생기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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