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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 공동수상 남발이 씁쓸한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MBC 연기대상, 공동수상 남발이 씁쓸한 이유

빛무리~ 2010. 12.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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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2010년 MBC 연예대상에서는 거의 대놓고 공동수상 남발이 난무했습니다. 여자 최우수상에는 '파스타'의 공효진과 '욕망의 불꽃'의 신은경이 공동수상을 했고, 심지어는 원래 1명이라야 빛을 발하는 대상에도 '동이'의 한효주와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가 공동수상을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빚었습니다.

2008년에도 대상의 공동수상에 대한 트러블은 많았습니다. 드라마 자체의 시청률로 보아서는 '에덴의 동쪽'이 압도적이었으나, 연기력으로 보아서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이 압도적이었으니까요. 방송사 입장에서는 '에덴의 동쪽'을 효자 프로그램으로 인정하여 송승헌에게 대상을 수여하고 싶었겠으나, 김명민의 신들린 연기력을 체험한 대중의 심리가 너무 그쪽으로 쏠려 있었기에, 그것을 외면하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대상의 공동수상이라는 결정을 했겠지요. 어처구니 없었지만, 대충 그런 차원에서 이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의 공동수상은 좀처럼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동이' 건 '역전의 여왕' 이건, 시청률 면에서나 연기력에 대한 평가 면에서나 그다지 획기적일 것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전반부의 MBC 대표작 '동이'는 평균 20% 이상의 시청률을 올렸으나 수없는 구설수에 시달렸으며, 주인공 한효주의 연기력도 큰 호평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후반부의 대표작 '역전의 여왕' 은 10% 내외의 시청률을 유지했을 뿐이고, 화제성이나 연기력 면에서 별로 눈에 띄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MBC는 두 명의 여주인공에게 나란히 대상을 수여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곱게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연기대상이 명실상부한 '그들만의 잔치'임을 명백히 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거의 '집안 잔치' 수준입니다. 우리 집안에 도움이 되었으면 그 누구도 외면할 수 없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상이고 뭐고 대충 우리끼리 나눠갖자 뭐 이런 식입니다. 이럴 거면 미리 공지라도 해주지 그랬어요? 궁금해하면서 TV 앞에 앉아 시청할 필요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올 한해 동안 MBC에 조금이라도 공헌을 한 배우들은, 단역이나 엑스트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빠짐없이 수상을 하지 않았을까 예상됩니다. 그러잖아도 2010년에 줄창 부진을 면치 못했던 MBC 드라마의 실체를 모두가 알고 있기에, 대상감이 없다고 말들이 많았지요. 그래서 누가 되더라도 구설수에 오를 바에는 차라리 골고루 나눠주자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구설수에 오르더라도 차라리 한 명을 선택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완전히 장난 같았어요.

2008년 SBS 연기대상이 호평을 받았던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죽을 쑤었지만, 연기력 면에서는 대다수의 호평을 받았던 '바람의 화원' 문근영을 과감히 대상으로 뽑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장사의 이문이 남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경영자 입장에서는 상을 주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업주의적이라고 항상 욕을 먹던 SBS가 2008년 연기대상에서 그토록 획기적인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 이후 SBS는 상당히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2010년의 연기대상 중 가장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SBS 연기대상이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올해의 드라마 히트작은 거의 모두 SBS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좋은 작품도 많았고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았다는 반증이지요. 이 모두가 돈을 쏟아 부어서 나온 결과라고 주장한다면, 내막을 모르는 저로서는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2008년 연예대상의 올바른 결단이 좋은 영향을 미친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물론 연기대상은 그들의 축제입니다.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서로들 격려하고 기뻐하는 축제입니다. 그런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또한 연기대상은 온천하에 공개되는 모두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수천만 명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축제입니다. 결코... '그들만의 축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공동수상의 남발은 옳지 않습니다. 그들끼리 즐기기로 따지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게 최선일지 모르겠으나, 시청자들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MBC 연예대상이 시청자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엄청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어느 쪽을 선택하든 쉽지 않았을 거라는 점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기왕 투표를 실시했으면 그 과정과 결과의 이유를 명확히 공개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연기대상도, 이렇게 어정쩡한 공동 수상으로 보는 사람의 기운을 쫙 빼 버릴 거였다면, 차라리 시청자 투표를 진행해서 결정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조작 의혹이 없도록 투표 과정과 결과의 선정 과정을 명백히 보여주어야 했겠지요. 그럴 수 없었다면...... 차라리 한쪽을 서운하게 하더라도 대상 수상자는 한 명으로 결정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눠먹기는 정말 구경하기 싫거든요.

점점 더 시청자를 배제하고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가는 연예대상 및 연기대상은, 더 이상의 흥미를 자아내지 못합니다. 계속 그러면요... 너희들끼리 알아서 놀아라, 하고 나는 신경쓰지 않게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방송이라는 예술의 특성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애를 썼어도, 보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헛것입니다. 책이나 음악이나 미술이나 영화는, 그 당시에 인정받지 못했더라도 오래 남아서 훗날에라도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방송 프로그램도 그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확률이 희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방송 예술은 시청자의 반응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그래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보는 사람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몇 년 째 구현한다면, 점점 더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예상으로는 2011년에도 MBC 드라마는 한동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마음가짐이 영 아니거든요.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많이 배려할 줄 알아야 히트작을 탄생시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2010 연기대상을 지켜본 바로는 영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이 더 올바른 방식인지를 이제라도 깨닫는다면 내년, 또는 내후년에는 회복할 수도 있겠지요. 어차피 사람이나 방송사나 삶의 굴곡을 겪기도 하고 실수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보려 합니다. 어쨌든 이번에는 실망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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