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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나도 꽃' 출연 확정, 그녀의 복귀가 불편한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이지아 '나도 꽃' 출연 확정, 그녀의 복귀가 불편한 이유

빛무리~ 2011. 9. 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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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아가 '아테나-전쟁의 여신' 이후 8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군요.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나도 꽃'에 결국 여주인공으로 확정이 되었답니다. 복귀 가능성이 있을 뿐 확실치 않던 상황에서는 무어라 말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 확정이 되었다고 하니 저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보고 싶습니다.

현재 그녀의 컴백을 두고 뻔뻔하다고 생각하며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이에 맞서는 다른 한편에서는 이지아의 입장을 옹호하며,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감추어졌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어서 곤욕을 치렀을 뿐인데, 이지아가 뭘 잘못했길래 왜 자숙을 해야 하느냐고 강력히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우성과의 관계 역시 남녀사이의 문제니 정확한 내막은 둘만이 알고 있을 뿐이며 제삼자들이 참견할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서태지의 컴백에 대해 별다른 비난 여론이 없었던 일과도 비교하며, 왜 여자 연예인만 난도질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감정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면, 이지아를 옹호하는 측의 입장에 좀 더 논리성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엄연히 범죄라 할 수 있는 뺑소니 사고를 친 후에도 자숙기간 따위는 코웃음으로 넘기며, 예정대로 즉각 드라마에 출연하여 연기 잘한다는 호평까지 들었던 권모씨와 김모양의 경우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이지아는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으니까요. 그녀에게 자숙기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도 좀 우습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브라운관에서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되는 것이 아직은 적잖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 마음입니다.

이지아가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제 친구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동호회 소속으로서 대략 3~4년 정도 친분을 나누어 온 사이라고 생각해 볼까요. 가끔씩 함께 밥도 먹고 술도 한 잔씩 하면서 "참 예쁘고 소탈하고 성격 좋은 친구다"라고 생각하며 호감을 가졌던 친구입니다. 저는 지난 4년 동안 그녀가 미혼의 아가씨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으며, 그래서 올해 초에 멋진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까지 가졌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이미 15년 전에 결혼한 여자였습니다. 그것도 한 때 세상을 뒤흔들었던 대스타와의 결혼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막힌 사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군요. 결혼생활 10년 동안 행복하지 않았던 그녀는, 이미 5년 전에 남편과 미국에서 분명 이혼을 했다는데 이제 와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시작한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친구도 아닌데, 왜 갑자기 그러는 건지 본인이 속시원히 말을 안 하니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소득 없이 눈물만 흩뿌리며 소송을 취하했고, 올 초에 예쁜 사랑 하겠다던 킹카 남자친구와도 결별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녀가 특별히 친하지도 아닌 저에게 모든 사생활을 털어놓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4년 동안 동호회의 모든 친구들이 자기를 미혼이라 알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그 누구에게도 진실을 밝히지 않고 꿋꿋이 숨겨 왔다는 사실은 어지간히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입을 열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말하지 않은 것도 엄연히 거짓말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요? 게다가 사실이 밝혀진 이유 또한 더 이상 친구들을 속이기가 미안해서 털어놓은 게 아니라, 전남편으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한 소송 때문이었다는 것도 화가 났습니다.

게다가 남의 연애사에 참견할 일은 없지만서도,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새로 사귀었던 그녀의 남친은 행복한 단꿈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호된 날벼락을 맞고, 한동안 골방에 혼자 처박혀서 술만 마시고 지냈다더군요. 과장된 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인지상정으로 그 남자가 무척이나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그 둘도 얼마 못 가서 이별하고 말았지요. 도대체 무슨 말 못할 일들이 그렇게 많고, 사생활이 그렇게 복잡한지... 그녀에게 오랫동안 감쪽같이 속아 온 친구들이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동호회 내부에서도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하고 너그럽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토록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을까? 그 긴 시간 동안, 말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텐데 말야. 게다가 느닷없이 위자료 소송은 또 뭐고, 그런 것이 깨끗이 정리되지 않았을 만큼 전남편과의 연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멀쩡한 총각하고 연애한답시고 희희낙락하던 것은 뭐지? 우리는 그런 줄도 모르고 다 속아서 기쁘게 축하까지 해 주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한테 사과 한 마디 한 적 있나? 크든 작든 우리 마음에도 상처가 남았는데, 어디까지나 자기 사생활일 뿐이니까 너희들과는 상관없다는 건가?" 

솔직히 말하면 이지아의 컴백을 바라보는 제 심정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녀가 매우 무서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고, 더 이상 그녀의 얼굴을 가까운 곳에서 보는 것이 매우 싫고 부담스럽습니다. 서태지의 컴백에 큰 비난 여론이 일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가 TV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대중에게서 가깝고 강력한 매체는 TV, 그 중에서도 공중파 TV니까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서태지에게 실망한 사람들은 그가 컴백을 하든 말든 신경도 쓰지 말고 음반도 사지 않으면 그뿐입니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지아는 당당히 공중파의 수목 미니시리즈 여주인공 자리를 꿰어차고 복귀합니다. 작가도 좋고 감독도 좋고, 함께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도 좋은데, 이지아의 얼굴을 보기가 거북해서 그 드라마를 시청하기가 꺼려진다면, 이 어찌 불편하고 짜증나는 상황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애써 안 본다 하더라도 무심히 채널을 돌리다 보면 가끔씩은 걸리게 마련이니, 이제 머지않아 브라운관에 비춰지는 이지아의 얼굴을 싫든 좋든 볼 수밖에 없겠군요. 서태지보다 이지아에게 비난이 심한 이유는 여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이유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 마디 말 보다는 배우로서 좋은 작품과 연기로 인사드리겠다"는 것이 이지아의 복귀 소감입니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물의를 일으켰더라도 그것은 본의 아니게 공개된 사생활에 불과하니 누구에게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녀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가 조금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저도 배우는 연기만 잘 하면 되고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5월 이후로는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유명인이면 유명인답게 기본적인 도덕과 신뢰를 지키면서 활동해야 한다고, 이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연예인으로서 많은 것을 얻고 누릴 수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식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막대한 액수의 돈을 벌고, 연예인이랍시고 온갖 혜택까지 누리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 등은 전혀 감수하지 않겠다는 건 말이 안되죠.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받을 수 없고, 그로 인한 불특정 다수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 만큼 더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지아가 물론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녀의 얼굴을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이 아직은 매우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이러한 감정이 잘못된 것일까요? 뭐 그리 큰 죄를 지었다고 생업을 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공중파 TV가 아니라 영화 정도만 되었어도 이렇게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소속사도 그렇고... 여러모로 참 든든한 배경을 지닌 것은 확실한 듯하네요. 이러한 관계에서는 오히려 연예인이 '갑'이며, 대중이 '을'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무리 대중이 반대해도 어차피 나올 사람은 나올 거니까요. 하긴 권상우가 음주운전 사고 후 곧바로 '대물'에 출연하던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한 거부감을 느꼈었지요.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그의 범죄를 까맣게 잊어버린 많은 사람들은 연기 잘한다고 박수갈채를 쳐 주기까지 했고요.

머지않아 이지아도 그와 같은 행보를 걷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반대하던 사람들도 곧 까맣게 잊어버리겠지요. 그녀의 타고난 행운이라면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 정도는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의 아픔이라는 둥 미사여구를 동원하면서 그녀를 옹호해주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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