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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밤마다' 탑 최승현, 너는 멋진 녀석이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밤이면 밤마다' 탑 최승현, 너는 멋진 녀석이야!

빛무리~ 2011. 1. 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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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를 처음 본 것은 2007년 8월, '아이엠 샘'이라는 드라마에서였습니다. 원래 음악 프로그램도 잘 보지 않는 데다가 아이돌은 더욱 잘 몰랐거든요. 그 드라마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오랜만에 드라마에 컴백한 양동근과, 그 무렵 종영한 '거침없이 하이킥'의 신예 히로인 박민영이었지요. 터프한 학교짱 '채무신' 역할의 탑은 그저 신인 탤런트려니 하고 봤는데, 연기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역할에 상당히 잘 어울려서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샤방한 꽃소년들과는 달리 선이 굵은 미남형의 얼굴에 목소리마저 굵고 낮아서, 아주 거칠고 남성적인 매력을 내뿜으니 새로운 멋이 느껴지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겉은 터프하고 속은 따뜻한 학교짱 역할은 탑에게 제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것은 2009년 2월, '패밀리가 떴다' 시즌1에 출연했던 모습입니다. 그 당시 대성은 유재석과 '덤앤더머'를 결성해서 한창 예능에 물이 올랐을 시절이죠. 같은 빅뱅의 친한 형이 게스트로 출연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는지 그날따라 대성은 완전히 물찬제비처럼 날아다녔습니다. 평소에는 그 앞에서 꼼짝도 못할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형이지만 예능에서는 자신이 훨씬 베테랑이기 때문에, 예능 첫 출연으로 긴장해 있는 탑을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해 보이더군요. 게다가 대성은 유재석, 김수로, 윤종신 등 나이 많은 형들과도 한가족처럼 편해진 사이인데, 탑은 거의 다 처음 뵙는 대선배들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었겠지요.


저녁 준비를 하면서 대성은 탑에게 칼을 가져와라, 도마를 가져와라, 뚜껑을 잘 닫아라 하면서 계속 타박을 했습니다. 탑은 몇 차례 욱하는 듯 보였지만 그래도 잘 참아 주더군요. 그리고 곁에 있던 다른 형들이 자리를 떠서 탑과 단둘이 남게 되면, 대성의 태도는 180도 달라집니다. 어찌나 애교를 떨며 살살거리는지, 너 이리 오라며 까딱까딱 손짓을 하던 탑의 얼굴에도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음이 번지곤 했지요. 그러다가 유재석이나 윤종신 등 다른 형이 나타나면 대성은 다시 거만 모드로 돌아가 탑에게 깐족깐족거렸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단둘이 부엌에 들어가게 돼서 대성이가 처절한 응징(?)을 당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제가 보면서 느낀 것은 터프한 느낌과 달리 탑이 실제로는 아주 순하고 착한 청년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리스'에서 전문 킬러 '빅'으로 출연했던 모습도 꽤 잘 어울리긴 했는데,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이병헌과 1:1로 맞붙는 씬에서 보여주었던 코믹성입니다. 주변의 어떤 것에도 기댈 수 없이 전적으로 혼자서 이병헌을 커버해야 하는 다리 위 결투씬이었는데, 아무래도 경력에서 너무 차이가 나다 보니 이병헌의 자연스런 연기와 비교되어서, 탑의 연기는 킬러라기보다 동네 양아치(?)처럼 껄렁하고 어설퍼 보였거든요. 게다가 나이 또래에 비해서 그리 동안이라고도 할 수 없는 탑이건만, 이병헌과 비교하니 너무 아기같이 어려 보이더군요. 긴박감이 넘쳐야 할 장면인데, 이병헌 앞에서 긴장감에 잔뜩 언 채로 터프한 척 하려는 최승현의 얼굴이 그저 귀여워서 저는 한참 웃었습니다. 아, 그래도 쥬니와 더불어서 찍었던 멜로씬은 나름대로 멋있었어요. 그런데 영화 '포화속으로'는 안타깝게도 제가 보질 못해서 할 말이 없군요. 


그리고 바로 그저께, 제가 요즘 즐겨 시청하는 예능 '밤이면 밤마다'에 탑이 출연했습니다. 나름대로는 예능 출연한다고 준비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어눌한 듯 할 말을 다 하면서도 어찌나 뻣뻣한지, 탁재훈이 초등학생 학급회의 말투라고 놀리기도 했지요. 탑은 묵직하면서도 때로는 어쩔 줄 모르고 쑥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또 그런 모습이 얼마나 웃겼는지 1시간 내내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탑의 진중한 성품은 예능의 토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2월, 지드래곤과 탑이 듀엣을 결성했는데, 무대에서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삼촌과 조카 같다고 말했다나요. 탑 형은 무대에서 많이 안 움직이고 주로 우뚝 서 있는데, 자기는 촐랑거리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렇게들 보는 것 같다고 지드래곤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에 대해 탑은 얼른 해명에 나섰습니다. 듀엣 활동을 시작할 때 "지용군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형이 중심을 잡아 주면 내가 그 위를 날아다닐게!" 완전히 빵 터지는 대사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탑은 기꺼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넌 날아다녀라, 난 무게를 잡을테니!" 라고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남들이 오해할까봐 걱정됐는지 "나쁘게 얘기한 건 아니고요, 아주 귀엽게 얘기했습니다." 라고 팀의 멤버를 감쌌습니다. 그러자 탁재훈은 "네가 더 귀엽게 얘기하잖아~" 하면서 웃더군요. 탑에게는 참 특이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또래보다 어른스럽고 굉장히 남자답고 터프한데, 이상하게 너무나 귀여운 거였어요.

자신의 원래 목소리와 전혀 다른 가느다란 톤으로 양현석 사장의 성대모사를 하는 모습도 사상 최고로 웃겼습니다. YG 패밀리면 누구나 다 하는 양사장의 성대모사지만, 제가 보기에는 탑이 가장 재미있게 따라하는 것 같았어요. '아이엠 샘'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할 당시, 랩을 하던 습관 때문에 대사에 자꾸만 리듬을 실어서 NG를 자주 냈다는 이야기며, '포화속으로' 촬영 당시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와 더불어 저녁 때면 3.6.9 게임을 하고 놀았다는 이야기며, 별 것 아닌 듯한데 묵직한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은 듯 하는 말들이 깨알같은 웃음을 주더군요.


무엇보다 빅뱅의 막내동생 승리의 도발(?)을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는 탑의 마음은 정말 어른스런 맏형다웠습니다. 3살의 나이차가 있는데도 승리는 그의 눈앞에서만 형이라고 부를 뿐, 뒤에서는 존칭을 버리고 그냥 '탑'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여기저기서 들어 미리 알고 있었다지요. 그런데 탑의 생일날 함께 모여 있다가, 승리가 혼자 떨어져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탑이 직접 들었답니다. "어, 생일이야 생일... 탑탑탑!" 듣고 있던 모두들 빵 터졌는데 아직 안 끝났습니다.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들었는지 승리는 계속해서 "탑~ 빅뱅 탑~" 하고 외치다가 한쪽에서 바라보던 탑과 눈이 딱 마주쳤답니다. 그러자 황급히 "탑 형~"이라고 말을 바꾸었다지요.

자기가 목격한 일이라며 탑은 거기서 말을 끝냈습니다. 면전에서 딱 걸린 승리에게 어떤 응징을 가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는데, 아마도 그냥 웃으며 넘어간 모양이었어요. 기분 좋은 생일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그 일이 바로 지난 11월에 있었던 일이라 하니 이제 겨우 2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지나 온 몇 년의 세월 동안 맏형인 탑이 아주 편하게 잘 해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승리가 안하무인이라 해도 그럴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 일화로 미루어 보았을 때, 평소 탑의 성격이 매우 너그러운 대인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밤이면 밤마다' 출연을 계기로 탑 최승현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원래 별로 끌리지 않아서 볼 생각이 없었는데, 남자배우 신인상을 거머쥔 탑의 연기가 궁금해서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렇게 묵직하고 진실하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정말 좋습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될 것 같아요. 언제나 마음으로 응원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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