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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격 합창단' 시즌2 확정? 이건 무리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격 합창단' 시즌2 확정? 이건 무리수다!

빛무리~ 2011. 1. 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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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국에서 '남격 합창단' 시즌2의 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5월부터 10월 사이에 방영할 예정이라는군요. 또 다른 매체에 따르면 "시즌2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기라든가 방법적인 면에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보도도 있는데, 그 말 역시 방송은 결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구체적인 부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누구 못지 않게 '남격 합창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 왔던 저이지만,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음과 같은 영화 대사였습니다. "어떤 일은... 꼭 한 번이면 충분한 거예요."

'남자의 자격'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미션'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합창'이라는 같은 미션을 2번씩이나 경험한다는 것부터가 프로그램의 주제에 어긋납니다. 비록 시즌1과 완전히 같은 포맷을 피하기 위해, 합창대회 참석이 아니라 위문공연을 다니는 등 여러가지 다른 방향의 디테일을 강구하고 있다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합창은 똑같은 합창이지요.


시즌1에서는 클래식 음악과 담쌓고 살던 '남격' 멤버들이 생전 처음으로 악보를 익히고 화음의 세계를 접하는 모습들 자체가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클래식 합창과 예능 프로그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시청자들을 그 색다른 재미에 푹 빠져들게 했지요. 하지만 이제 또 다시 본다면 그만큼 재미있고 감동적일까요?

인기를 끌었던 만큼 '남격 합창단'의 방송 기간은 다른 미션에 비해 월등히 길었고, 그 와중에 벌써 식상함을 느끼고 질려버린 시청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즉 '합창'이라는 미션은 시즌1에서 이미 우려먹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우려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쥐어짜도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는데 시즌2를 또 제작한다니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박칼린의 참여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박칼린이 현재 뮤지컬 '아이다' 때문에 몹시 바쁜 관계로, 뮤지컬 작업이 끝난 후에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는군요. 그러나 제 생각에 박칼린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녀 또한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만약 다른 사람이 박칼린의 자리에 투입된다면, 모든 것은 지도자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니 나름대로 시즌1의 분위기와는 많이 차별화될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과연 박칼린을 능가하는 역량을 지닌 음악감독을 섭외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입니다. 박칼린은 음악성과 카리스마, 사람을 아우르는 포용력과 재치있는 예능감까지 거의 모든 것을 겸비하여 2010년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녀가 남긴 흔적이 너무도 강렬하기 때문에 웬만한 인물로서는 그 존재감을 뛰어넘기 힘들 거라고 생각되는군요. 게다가 '남격 합창단' 이라는 미션 자체가 벌써 김이 빠진 상태이니, 누구라도 선뜻 그 자리를 맡겠다 승낙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합창단 선발 규모를 대폭 키우겠다는 그들의 방침입니다. "시즌1에서는 주변에서 알음알이로 모아 선발한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규모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이며, 그 형태는 지역 예선이 될 수도 있다" 고 발표했네요. 이건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음악의 장르만 대중가요에서 클래식으로 바뀌었을 뿐, 그야말로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위대한 탄생'도 '슈스케'를 모방한 프로그램이라며 적잖은 욕을 먹고 있는데, 과연 '남격 합창단' 시즌2는 그런 비난을 피해갈 수 있을까요?


이래저래 '남격 합창단' 시즌2는 '남자의 자격' 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예능 코드를 손상시킬 것입니다. '합창'은 물론 가장 아름다운 미션 중 하나였지만, 모든 남자가 죽기 전에 2번씩이나 체험해 봐야 할 만큼은 아닙니다.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이 '슈스케'의 아류작이 되면 그 모양새도 무척이나 우스워질 것입니다.

'남자의 자격'을 진심으로 아끼는 팬의 입장에서, '남격 합창단' 시즌2의 확정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잖아도 김성민의 갑작스런 하차로 위기에 봉착해 있는 시점에서, 끝없이 새로움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여 주어도 예전의 기세를 회복하기가 버거울 판에, 어째서 좀 인기가 있었다는 이유로 식상한 아이템을 다시 우려먹으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제라도 포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전망이 어둡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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