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강호동 (100)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모든 준비가 철저했던 '여배우 특집' 때와 달리 제작진의 준비 소홀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괜히 애먼 시청자 입장에서마저 모처럼 초대된 배우들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 특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멋진 형님들은 그 부족한 와중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방송을 만들어 주셨군요. 덕분에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마치 대학시절의 MT가 그대로 재현된 듯, 깊은 향수를 자극하는 방송이었습니다. MT에서는 항상 '밥 해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요.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아주 열심히 밥을 지어 먹고 나서는 자유로운 시간이 펼쳐집니다. 한쪽에서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한쪽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아무것도 규격화되거나 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릴랙스하게 즐기는 ..
개인적으로 여배우 특집보다는 명품 조연배우 특집을 훨씬 더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배우들이 저의 기대치를 훨씬 윗도는 재미를 선사해 주는 것을 보고 나서는, 명품 조연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져 있었지요. 특히 성동일과 김정태의 예능감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풍선처럼 부푼 기대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그들이 출연하는 '1박2일-명품 조연 특집' 제1탄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간략한 소감을 말한다면, 절대 실망스럽지는 않았으나 기대만큼 재미있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이에요. 조성하, 안길강, 성지루, 고창석은 아예 예능 출연 자체가 처음인 배우들이었고, 생각해 보니 성동일과 김정태도 토크쇼에서 그 입담을 뽐내는 것은 보았지만 리얼..
사실 '밤이면 밤마다'에는 MC가 너무 많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MC도 꽤 많습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비주얼 담당 정도로 보면 되겠고, 김제동과 빅뱅의 대성은 군데군데 웃음을 뿌려주는 양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MC로서 꽤 능력있다고 생각해 온 김제동조차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존재감이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탁재훈과 박명수가 이 사람들을 이끌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일단 탁재훈과 박명수를 메인 MC로 삼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주변에 무려 4명이나 포진시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포맷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지..
밥차를 걸고 내기했던 축구시합에서 패배한 후, 나영석 PD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초강수를 두었죠. 멤버들 6명의 저녁식사는 이미 보장된 상태에서 나머지 74인분의 준비된 밥을 버릴 수도 없으니 스태프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조건으로 족구시합을 제안했는데, 그 댓가가 바로 스태프 80명의 입수였습니다. 그게 정말 재미있고 기분 좋고 빵 터졌나요? 솔직히 저는 처음부터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비판하는 글을 쓰려다가, 해당 인터넷 기사의 댓글들을 보니 온통 반응이 폭발적이고 긍정적이길래 "나만 그렇게 느꼈나? 어쨌든 결과를 보고 나서 말하자" 는 생각으로 접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결과를 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모든 게 설정이었나 싶기도 해서 언급을 할까말까..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어린이 프로그램의 레전드 '뽀뽀뽀'는 1981년에 출발해서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지요. 바로 그 '뽀뽀뽀'의 초대 진행자였고 어린이들의 천사였던 1대 '뽀미언니' 왕영은이 이번 주 '강심장'에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1959년생으로 탤런트 조형기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데 어쩌면 아직도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개그우먼 이성미와 더불어 진정한 동안 종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는 새침하고 귀여운 얼굴로 온갖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했습니다. 당시 '뽀뽀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유명한 PD가 있었는데,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라고 시작되는 주제곡 또한 그가 작사 작곡한 것이었다지요. 그런데 왕영은을 초대 뽀미언니로 섭외하면서 그가 말하길..
'1박2일'의 신입생 엄태웅은 등장하자마자 영웅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끌려나왔던 첫 등장에서부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빵빵 터뜨리더니, 의외로 구구단 게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無)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첫 촬영부터 낙오가 되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친화력을 자랑하며 정해진 시간내에 다음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미션에 너끈히 성공하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2주간의 방송에서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엄태웅에게만 대놓고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그냥 짜여진 프로그램에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구심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신입에 대한 아무 혜택 없이 모두 똑같은 상황..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임권택 감독은 일제 치하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 6.25 전쟁통에서 보냈던 사춘기, 어린 나이에 가출해 부산 영도다리 밑에서 극도의 궁핍을 견디며 연명하던 젊은 시절 등,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수입이 좋았던 군화 제작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군요. 군화 제작일을 하던 선배들은 나중에 어느 정도의 돈이 모이자 서울로 진출하여 충무로에 영화사를 차렸고, 장사에 소질이 없던 젊은 임권택도 그들과의 연을 붙잡고 제작진의 막내로 영화판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연륜은 이미 76세에 이르렀지만, 날카로운 언변과 위트는 젊은이 못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흥미롭더군요. ..
갑작스런 서해바다의 기상악화로 인해 은지원이 호도에 고립됨으로써, '1박2일 - 5대섬 특집'은 결과적으로 '은지원의 호도 3일 특집'이 되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1박2일 - 의리 특집'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의 방송만 보았을 때는 미션 수행의 순서를 정하는 과정이 미심쩍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은지원을 고립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이번 주의 방송을 보니, 더 이상 의심하기에는 그들의 보여 준 우정과 의리가 너무 감동적이더군요. 릴레이 미션 수행이 실패함으로써 5명의 멤버 전원의 야외 취침이 결정되었으나, 홀로 섬에 고립된 은지원을 야외취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던 다른 멤버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멤버들 전원의 저녁식사'와 '은지원의 실내 취침'을 맞바꾸는 것이었지요. 그래..
토크의 시작은 '아이돌의 소개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빅뱅의 승리가 먼저 자신이 경험했던 성악과 여대생들과의 재미있는 소개팅 일화를 털어놓았지요. 자연스레 MC들은 옆에 있던 지드래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고, 지드래곤은 몇 번 소개팅을 했었는데 그 때마다 상대 여성에게서 "저번 주에 승리 만났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바람에 이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뒷줄에 앉아 있던 신화의 김동완이 나섰습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소개팅을 안 했어요. 소개받아 만날 때마다 '나 전진 오빠랑 아는데...'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모두 폭소가 터졌습니다. 아이돌 그룹내의 '사교 담당 멤버'로 인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러자 MC들은 얼마 전부터 고정 멤버로 자리한 문희준에게 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