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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주에 에어 '승승장구 - 신동엽' 제2부가 방송되었습니다. 신동엽은 여기에 출연한 이유를 개인적으로 친구관계이기도 한 '승승장구' PD의 끈질긴 섭외에 못 이겨서라고 말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아주 작정하고 제대로 준비해서 나온 것 같았습니다. 아마추어 느낌을 물씬 풍기던 평소의 '승승장구'와는 달리, 계속 빵빵 터지는 재미도 있으면서 그 와중에 어찌나 토크의 짜임새가 정교하고 완벽한지 방송을 다 보고 나니 감탄을 금할 수 없더군요. 신동엽은 이번 '승승장구' 출연을 도움닫기의 발판으로 삼아 방송인, 예능인으로서의 새출발을 다짐하려는 듯 했으며,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큰맘 먹고 시작할 때는 주변에 공언(公言)을 해 두는 것이 좋다지요. 신동엽은 "앞으로 절대 사업을 ..
'나는 가수다'가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MC였던 이소라 또한 그 풍파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었지요. 저는 그 당시 이소라가 보여 준 태도에 극도로 실망한 나머지, 차라리 그녀가 '나가수' 출연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편이 낫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소라의 노래를 좋아한 팬이지만 그녀의 존재가 무슨 태풍의 핵처럼, 한쪽에서는 그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작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녀를 감싸느라 혈안이 되어있는 듯한 모양새가 몹시 짜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재개되면서, 이소라는 아주 간결한 말로 제 마음을 한결 풀어 놓았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자질 논란에 대한 말들도 들었고, 그래서 지금까지의 방송분을 모두 봤다...
'나는 가수다'는 현존하는 모든 TV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합니다. 예능뿐만 아니라 정통 드라마까지 포함시킨다 해도 이 정도의 퀄리티 높은 감동은 창출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이것은 현실이니까요. 탄생한지 불과 2개월 가량에 불과한 시간 동안 '나가수' 자체가 겪어 온 갖가지 산전수전도 그렇거니와, 이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가수들 개개인의 인생에도 커다란 획을 긋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프로그램 하나로 인해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지속되어 온 가요계와 예능의 판도가 뒤바뀌고 완전히 재편성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가수'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기적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그 중에도 개인의 스토리가 가장 드라마틱하고 어메이징한 사람을 한 명만 꼽는다면 단연 임재범..
록의 전설 임재범을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가 선택해 온 미션곡은 '너를 위해' 였는데, 임재범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저에게도 아주 특별하고 의미 깊은 곡이었습니다. '너를 위해'는 2000년 당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영화 '동감'의 OST로 사용되었었죠. 그 무렵 개인적인 사정들도 있고 해서 그 노래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릅니다. 집에서는 CD로 반복해서 들었고, 사무실에는 낡은 카세트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60분 테이프에 앞뒤로 이 노래 한 곡만 수십번을 녹음해서는 하루 온종일 틀어놓았을 정도입니다. '너를 위해'는 그토록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절절한 가사와 처절하도록 울림이 깊은 임..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껏 질기게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온 12명의 참가자 중, 생방송 첫 무대에서 2명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탁월한 리듬감을 자랑하며 김건모의 '첫인상'을 무난히 소화해낸 황지환의 탈락은 매우 뜻밖이었어요. 그리고 줄곧 논란의 아이콘이었던 권리세 또한, 이제껏 보여준 무대 중 가장 예쁜 모습으로 김윤아의 '헤이헤이헤이'를 꽤 멋지게 감당해 내기에, 어쩌면 첫 관문은 통과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역시 여기까지가 한계였군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수개월간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어느 새 정이 들었나 봅니다. 12명이 모두 어찌나 예쁘고 기특한지, 그 동안 좀 마땅찮게 생각해 왔던 권리세와 노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