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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새 멤버 엄태웅이 성공적인 예능 신고식을 치르면서 '1박2일'은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고, 이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민 '나는 가수다' 역시 최근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명품 중견가수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결코 만만치 않은 출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 일요일 저녁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터가 될 듯 싶군요. 새로운 기획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식상하거나, 또는 재미없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이제껏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룬 적 없는 모험적인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물론 신선하기는 하겠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보니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대중의 기호에 맞지 않아 '재미없다'는 냉정한 평가와 더불어 조기 폐지될 수가..
정말 오랜 진통 끝에 '1박2일'의 새로운 멤버가 결정되었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제6의 멤버는 바로 엄태웅이라는군요. 이제껏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었지만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라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1박2일'을 위해서는 매우 희망적인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던 멤버 역시 강호동보다 약간 어리고 이수근보다 나이 많은, 듬직한 서열 2위를 채워줄만한 인물이었거든요. 원래 김C가 맡았던 역할인데, 엄태웅이라면 큰 무리 없이 김C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 적응력은 김C보다 훨씬 빠르지 않을까 예상되는군요. 아직은 섣부르지만, 감히 저의 예상을 말한다면 '대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엄태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선택이..
오래 전부터 제 기억에 남아있는 유재석의 모습은 '남들에게 당하는' 이미지였습니다. '공포의 쿵쿵따' 시절에는 특히 강호동으로부터 많은 박해(?)와 고난을 받았지요. 심지어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그의 기본적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동료와 후배들은 그를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면서도, 편하게 생각하고 자주 골탕을 먹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유재석이 모든 짖궂음을 기꺼이 웃음으로 받아주는 대인배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예전과 달리 지금의 유재석은 '아무리 당해도' 불쌍해 보이질 않습니다. 국내 최고의 MC가 된 지금과 무명으로 고생하던 시절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좀 말이 안되기는 하지만, 제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달라진 위상이 아니라 놀랍도록 향상된 '체력'입니다. ..
'1박2일'에서 외국인 근로자 특집을 마련했다고 할 때, 처음의 인식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로 그 동안 보아 왔던 온갖 부정적인 기사들이 한꺼번에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불법체류라든가 브로커 개입 등의 문제로 시끄러운 일도 많거니와,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느라 오히려 고용비용은 더 높다더군요. 게다가 경제 악화로 내국인 근로자의 기본급은 계속 동결되는데, 외국인 근로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꾸준히 올라가니 지금은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내국인들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한국 사람들 중에도 얼마든지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외국인 노동자..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는 이제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중견가수나 연기자들 중에 고집스런 인물들은 자기의 분야에 올인하지 않고 이쪽 저쪽을 건드리는 사람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이제는 가수로 데뷔해서 연기를 하는 것도, 배우로 데뷔해서 가수 활동을 하는 것도 낯설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몇 년 전부터는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습니다. 방송국의 직원으로서 월급을 받는 아나운서들이 전격적으로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죠. 회당 2만원 가량의 터무니 없는 출연료를 받으면서도 기꺼이 중노동에 몸을 바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급기..
'1박2일 - 6대 광역시 특집 2편'의 주인공은 단연 이승기였습니다. 지난 주에는 오프닝 이후 강호동과 김종민이 미션을 마쳤는데, 이번 주에 미션 수행에 성공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승기 밖에 없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졌지만 이수근의 미션은 아직도 종료되지 않았고, 불쌍한 은지원은 멀리 인천에 홀로 버려진 채 미션을 전달받지도 못했습니다. 좀 이상한 것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은지원에게 먼저 미션을 주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그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미루었다는 것입니다. 미션을 수행하고 나서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야 하니까 그만큼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텐데 말이에요. 어쨌든 이승기의 활약은 놀라웠습니다. 최근 부산의 상징이라는 이대호 선수와는 평소 안면도 없는 사이였는데, 과감히 통화를 시도하여 ..
김성민의 필로폰 투약과 구속 사건은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모두들 그의 잘못된 선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듯한 '남자의 자격' (이하 '남격')을 염려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런데 신원호 PD를 비롯한 '남격' 제작진은 예상보다 굉장히 발빠른 대응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서 "김성민의 하차는 당연한 수순이며, 이미 촬영해 놓은 5일의 방송에서도 김성민의 분량은 통편집될 것이다. 그를 너무 믿었기에 배신감마저 든다." 라고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너무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그 태도는 또 한 번의 충격이었습니다. 하긴 '1박2일' 제작진이 물의를 일으킨 멤버들을 감싸느라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
이번 주 '런닝맨'에서는 1:9 대결이 2차례나 펼쳐졌습니다. 첫번째 대결은 하하를 1의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철저히 자기 방식대로 선정한 문제를 다른 멤버들이 맞히도록 하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두번째 대결은 추격팀의 역할을 김종국 혼자 맡아서 나머지 9명을 잡도록 하는 '방울 숨바꼭질'의 변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 두 가지의 1:9 대결은 모두 재미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번 주 '런닝맨'의 하이라이트는 음식맛 평가단으로 외국인 손님들을 초대해 벌였던 '요리 대결'이었어요. 예능보다는 오히려 다큐에 가까운 코너였지만, 그래도 3팀으로 나뉘어 요리를 진행해 가는 과정이나 평가단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흥미진진하더군요. 갈비찜, 김치낙지수제비, 닭떡갈비의 실제 맛은 어땠을지 모르나 ..
김C와 MC몽이 빠진 이후 5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1박2일'을 보면, 요즈음 새로이 등장한 패턴이 눈에 띕니다. 예전처럼 3:3 복불복의 재미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가 김종민은 여전히 발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1박2일'은 고생하는 만큼 좋은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었지요. 말하자면 아무리 먼 곳까지 가서 개고생을 하다 와도 정작 방송이 재미없게 느껴지면 시청자는 냉정히 등을 돌려 버리니까요. 그런데 '만재도' 편에서부터 시작된 '책임할당제'는 이제 암암리에 고정적 패턴으로 자리잡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말하자면 이 한 몸 바쳐서 그 날의 방송을 책임지는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이지요. 꼭 1명의 주인공을 설정하고 때에 따라 희생양(?)이 되거나 영웅이 되는 이 패턴은, ..
엔딩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야 했던 15회가 너무 실망스러웠기에, 솔직히 엔딩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막판에 최대의 반전과 감동을 주려고 일부러 템포를 늦추는 건가 싶어서 한 가닥 희망은 놓지 않고 있었지요. 엔딩만 제대로 뽑아 낸다면 홍자매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꼽을만한 걸작이 되리라 생각했기에, 기대를 놓아버리기는 아쉬웠던 탓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악이라고까지 할만한 엔딩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구미호(신민아)와 차대웅(이승기)의 애달픈 사랑이 이루어졌으니까, 그리고 다른 인물들도 모두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보이며 행복해졌으니까 대략 흐뭇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영 개운치 않아서, 걸작이라고 해주기는 힘들 것 같아요. 작가의 원래 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