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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1박2일'의 구원자가 되어 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엄태웅, '1박2일'의 구원자가 되어 줄까?

빛무리~ 2011. 2. 2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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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 진통 끝에 '1박2일'의 새로운 멤버가 결정되었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제6의 멤버는 바로 엄태웅이라는군요. 이제껏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었지만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라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1박2일'을 위해서는 매우 희망적인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던 멤버 역시 강호동보다 약간 어리고 이수근보다 나이 많은, 듬직한 서열 2위를 채워줄만한 인물이었거든요. 원래 김C가 맡았던 역할인데, 엄태웅이라면 큰 무리 없이 김C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 적응력은 김C보다 훨씬 빠르지 않을까 예상되는군요. 아직은 섣부르지만, 감히 저의 예상을 말한다면 '대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엄태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선택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스럽습니다.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엄청난 체력소모를 필요로 하는지라, 본업인 배우 활동과 겸하려면 확실히 버거운 일정을 감당해야 할테니 말이죠. 게다가 '1박2일'은 현재 위상이 예전같지 않고 아무래도 불안한 상태입니다. 지금 합류한다는 것은 순항중인 배에 승객으로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배를 뒤집히지 않도록 다시 끌어 올리는 구조팀에 합류하는 거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엄청나게 힘들 것이 벌써부터 눈에 보이는데, 엄태웅이 매우 큰 결심을 했군요.


'1박2일'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새 멤버에 대한 기대감도 너무 증폭되어 있습니다. 제작진도, 멤버들도, 시청자도 엄태웅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될 거란 말이지요. 평소 예능 출연을 자주 하지 않던 엄태웅으로서는 갑자기 고정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도 부담스러울텐데, 이 모든 시선을 감당해야 하니 마음 고생도 적잖을 것입니다. 큰 결심을 한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노력만으로 잘 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이건 들이는 노력에 비해 거두어들이는 것이 매우 적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괜히 고생만 하고 온갖 덤터기를 쓸 수도 있습니다. 아, 물론 잘 되기만 한다면야 대박이지요. 그는 영웅이 되는 거니까요.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상황이네요.

지난 번의 설악산 종주도, 이번 주의 5대섬 특집도, 솔직히 저는 별 재미가 없었습니다. 기대치를 낮게 잡는다면 그런대로 볼만했을지도 모르나, 예전에 김C를 포함해서 6인 체제로 운영되던 '1박2일'이 얼마나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는지 생생히 기억하는 저로서는, 지금 멤버들과 제작진이 피땀 흘리며 애쓰는 것을 보면서도 그냥 안스럽기만 할 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1박2일' 특유의 재미는 멤버들이 서로 어울려서 각자의 다른 성향을 드러내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서 비롯되는데, 어쩌자고 제작진은 또 5명의 멤버를 따로 떨어뜨려 놓았군요.


지난 주까지는 줄창 겨울산을 등반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찍더니만, 이번 주에 또 제주의 사라오름에서 산행을 보여줍니다. 보이는 경치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거의 무감각해질 지경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주장해도 석연찮은 것 투성이입니다. 은지원이 도착한 호도에서의 미션은 너무 간단해서 싱겁다 싶었는지, 별 이유도 없이 순서를 이승기 다음으로 미루어서 1박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미션 수행의 순서를 어떤 식으로 정했는지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강호동이 소매물도에서 미션을 성공한 후에 곧바로 은지원에게 넘겨주었다면, 아무리 기상악화로 배편이 당겨졌다 해도 얼마든지 금세 미션을 수행하고 호도를 빠져나올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이승기의 미션은 얼핏 생각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지라, 이승기의 미션이 끝나고 나서야 바통을 이어받는다면, 심지어 호도의 배편이 원래대로 13:20 분에 들어왔다 해도 은지원은 그 섬을 탈출할 확률이 매우 적었습니다. 섬 낙오 전문 은초딩을 희생(?)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이런 의심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소매물도로 향하는 배 안에서 강호동은 즉흥적으로(?) 네 명의 선남선녀를 섭외하여 '미니 연애 버라이어티'를 찍었는데, 이 또한 어딘가 찜찜한 설정이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라고 하기에는 모두들 너무나 인물이 멀끔하고 넉살도 좋고 죽이 잘 맞더군요. 남자들도 그랬지만 특히 21살의 예쁘장한 두 여대생,김수빈과 정민하는 이름들도 무슨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것이, 정치외교학과와 화학공학과에 다니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연예인 지망생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들이대는 강호동을 보면서 다들 놀라거나 당황하는 기색도 별로 없더군요.

평범한 시청자로서 이들이 맡은 역할은 지대했습니다. 잠깐 사진을 함께 찍어준다든가 하는 그런 정도가 아니었어요. 배 안에서부터 소매물도에 들어가서도 한참 동안이나 계속 '1박2일' 촬영팀과 함께 다녔고, 예정에도 없던 소개팅도 했고, 퐁당퐁당 돌림노래까지 불렀습니다. 이 정도면 꽤 만만찮은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세상 모든 사람이 방송 출연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도 나름대로 예정된 스케줄이 있을텐데, 갑작스런 방송 출연에 이 정도로 모두 흔쾌히 응하고, 다들 넉살좋게 강호동과 죽이 맞아서 모든 미션에 협조한다는 것은 별로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박2일' 안에서 갑자기 연애 버라이어티를 찍는 것도 저는 마음에 안 들더군요. 역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소매물도에서의 돌림노래 미션도 너무 싱겁게 끝날 것 같아서 만든 설정이 아닐까, 저는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 모든 것이 우연일 수도 있긴 있겠지만요..;;


그리고 여의도에서 이루어진 오프닝 때, 강호동이 지나치게 김종민을 띄워 주는 것도 별로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 한 달간 '1박2일' 멤버 중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은 누가 보더라도 하차설에 휘말린 이승기였는데, 별로 주목받지도 못한 김종민에게 무슨 김대세며 김뉴스라는 별명까지 붙여주고, 예능감 부활이라는 둥 말만 하면 기사화된다는 둥 하면서 시청자들의 눈앞에서 대놓고 언플을 하는가 싶더군요. 덕분에 초반부터 짜증나서 채널을 돌릴 뻔 했습니다. 김종민이 아주 조금씩 천천히 나아지고 있다는 거야 저도 인정을 하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칭찬받을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의도적으로 띄우는 것은 배가 기울어지는 쪽으로 돌을 쌓아서 침몰을 부추기는 격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본의 아니게 '1박2일'의 험담만 잔뜩 늘어놓은 것도 같습니다만, 궁극적으로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엄태웅이라는 배우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그의 이번 선택이 부디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는 바램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2005년의 드라마 '부활'을 계기로 엄태웅의 팬이 되었고, 언제나 조용히 지켜보며 응원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1박2일'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기는 했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일요일 저녁이면 빼놓지 않고 본방을 사수하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의 한 사람입니다. 그런 만큼 엄태웅이라는 신선한 존재가 투입되고 다시 예전처럼 6인 체제의 안정적 구도로 접어든다 생각하니 우선은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위기의 '1박2일'은 엄태웅의 합류를 계기로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엄태웅은 진중하기만 했던 배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친근한 인간적 모습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프로그램과 출연자가 서로 윈윈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군요. 오랜만에 진심으로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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