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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윤계상-김지원에 이어 또 하나의 러브라인이 예고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박하선-윤지석(서지석)의 러브라인 같지만, 정확히는 박하선-고영욱의 러브라인입니다. 이미 공홈의 인물관계도에 명시되어 있는 관계이므로, 맨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지는 몰라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 러브라인의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저는 인물관계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던 러브라인이 박하선-고영욱 커플이었습니다. 박지선-줄리엔강 라인도 좀 뜻밖이긴 했지만, 이들은 어차피 감초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코믹하고 재미있는' 커플로 만들면 오히려 가장 시트콤에 어울리는 조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하선은 제가 보기엔 여성 캐릭터 중의 핵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나름 코믹한 면도 있지만, ..
누구인들 쉬운 길로 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누구인들 모두가 칭찬하고 박수갈채 치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쉬운 선택을 한 사람들을 탓할 수 없는 이유는, 나 자신부터가 그런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좋은 작품과 인기 많은 작품이 꼭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진정한 명작 예술품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작품이 같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문외한도 다 아는 원칙을 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다수에게 칭찬받고 시청률을 높이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김병욱 PD가 모를 리는 없습니다. '하이킥3'는 유난히 초반부터 대중의 관심이 높았고, 또 그만큼 질책도 심한 작품입니다. 김병욱은 언제나 그렇듯 자기 고집대..
김병욱 PD는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리얼하게 표현하려는 듯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먹고 자고 배설하는 문제 말입니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생명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봤자 인간도 별 수 없습니다. 안내상 일가가 빚쟁이에 쫓겨다니면서도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바로 굶주림이었습니다. 입을 옷이 없어서 아빠가 딸의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쯤은 웃어 넘길 정도로 괜찮았으나 배고픔만은 견딜 수 없었지요. 오죽하면 며칠 전까지도 부자였던 그들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낯선 소년(강승윤)이 사주는 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을까요.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초반 6회까지 달리고 있는 이 때, 기본적 생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가장 헉..
드디어 '하이킥3'에서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고생 김지원이 옆집에 사는 의사 아저씨 윤계상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기 시작한 것입니다. 스포를 통해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았지만, 그 때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꾸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 시절에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일쯤이야 누구나 경험해 보는 추억이고, 김지원의 사랑 역시 그 정도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중반인 윤계상의 메인 러브라인이 박하선이나 백진희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김지원은 윤계상을 짝사랑하다가 결국은 그 조카인 안종석(이종석)에게로 방향을 선회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니, 결코 소녀의 풋사랑 정도에서 끝날 만큼 가벼운 러브라인..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제3회... 사기를 당해서 쫄딱 망한 안내상네 식구들은 당숙의 집에 의탁하러 경주까지 갔는데, 어이없게도 당숙이 오래 전에 죽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일가족 네 명은 무일푼으로 길바닥에 널부러진 채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경주에서 제일 큰 한의원집 아들 강승윤을 만나 피자 한 판을 얻어먹습니다. 원래 부자였던 사람들로서는 엄청나게 굴욕적인 상황이지만, 그저 코믹하게 처리되는 바람에 큰 비애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가족들은 천성적으로 그닥 자존심이 강하거나 심각한 타입은 아닌 모양입니다. 현재까지의 느낌으로는 모두들 푼수떼기라고 할만큼 즉흥적이고 주책맞은 편이며,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별 고민 없는 듯 상당히 긍정적이군요. 어쨌든 살 길이 막막해진 이들은 결국 윤유선의..
김병욱 PD의 신작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1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에는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약간 마음이 놓입니다. '지붕킥'은 제가 몹시 사랑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시트콤 치고는 너무나 분위기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아빠(안내상)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잘 살던 집이 삽시간에 폭삭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4인 가족이 함께이고, 비록 힘을 잃은 부모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들 곁에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외삼촌(윤계상)의 집에서 살게 될 예정입니다. '지붕킥'의 출발은 이보다 훨씬 열악했지요. 갓 스무살의 신세경..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
앞으로 2개월하고 12일이 더 지나서 9월 19일이 되면,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첫방송됩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2009년 9월에 시작되었으니, 꼭 2년만의 재회(?)로군요. 저는 벌써부터 반갑습니다. 저절로 신명이 나서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반갑습니다..ㅎㅎ 그런데 오늘은 가수 이적이 '하이킥3'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금상첨화로군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담담히 털어놓는 인생 스토리를 듣고 '말하는 대로'와 같은 명곡을 탄생시킨 이적이라면,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터의 특성을 깊이 파악하여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들로 재미와 감동을 더해 줄 거라 믿습니다. 더구나 이적의 역할은 음악감독에서 그치지 않고 고정출연과 내레이션까지 겸..
제가 많이 좋아하는 배우 엄태웅이 '1박2일'에 합류하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그래서 모처럼 이 기회에 배우 엄태웅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드라마, 저를 엄태웅의 팬으로 만들었던 드라마, 그리고 엄태웅에게 처음으로 '엄포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던 드라마, '부활'을 추억하며 포스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현재 입원중이며 수술 후 회복중이(겠)지만, 이 글은 미리 써 두고 예약 발행된 것입니다..^^ 엄태웅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배우이고 맡는 역할마다 수준급의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솔직히 2005년 여름에 방송되었던 '부활' 이외의 작품에서는 그때만큼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례로 '선덕여왕'에서도 답답하도록 우직하기만 했던 김유신의 캐릭터는 엄태웅의 이미지에 큰 도..
'성균관 스캔들'에서 서효림이 연기하고 있는 하효은 낭자는 매우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병조판서 하우규(이재용)의 딸이며 성균관 장의 하인수(전태수)의 여동생이지요. 아버지도 오라비도 진지한 악역을 수행중인데 그녀만 등장하면 삽시간에 이 사극은 오갈 데 없는 시트콤이 되고 맙니다. 처음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하던 효은은, 엄연한 사대부가의 규수가 자기 방에서 속옷 차림으로 외간남자인 이선준(박유천)과 맞닥뜨리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노골적인 유혹의 시선을 던졌습니다. 과연 성균관의 신입을 골탕먹이겠답시고 "자기 여동생과 하룻밤을 지내고 오라"는 미션을 던져주는 그 오라비의 누이답게 가볍고 천박한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선준은 나중에 미션 수행 실패의 책임을 묻는 선배에게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