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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슈퍼스타K2'에 김그림이 있었다면 '슈퍼스타K3'에는 신지수가 있습니다. 그녀들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해서 말한다면 '악마의 편집' 희생양으로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한 피해자들이라 하겠고, 아주 단순히 TV에 드러난 모습만 두고 말한다면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친 이기심을 드러냄으로써 수많은 사람에게 거북함을 안겨준 철부지들이라 하겠습니다. 과연 진실이 어느 쪽에 더 많이 기울어져 있는지는 모를 일이죠. 어쨌든 제가 보기에 브라운관에 비쳐진 그녀들의 모습이 별로 예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조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신지수는, 책임을 내팽개치고 남의 조로 가버렸던 김그림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었지요. 비록 그 태도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이기적이어서 문제긴 했지만, 좋게 본다면 카리스마와 리더..
처음부터 '나는 가수다'의 짝퉁이라는 비난 속에 '불명예스럽게' 시작했지만, 이제 '불후의 명곡2'는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나가수'와 너무 비슷해서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어요.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임태경, 이혁 등의 가수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 주었던 '남성 보컬 특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 가수들이 '전설'의 노래로 본격 경합을 벌이기 전에, 절친한 선배 연예인을 초대해서 아주 특별한 무대를 꾸미는 1차 경합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많은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잃지 말아야 할 '본분'이 있습니다. '불명2'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을 '꼭 한 가지'만 꼽는다..
2년 전 '슈퍼스타K'에 잠시 출연했던 방시혁의 외모가 갑작스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왜 이제와서 뜬금없이 이런 과거의 사진이 떠돌며 눈길을 끄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 당시 '슈스케'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몇 장의 캡처사진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일텐데 말입니다. 무슨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당시 방시혁의 뚱뚱한 사진이 올라왔다고 하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왜 각종 인터넷에서 최신기사로 다루어져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제목들도 참으로 자극적입니다. "방시혁 과거 사진, 셔츠가 터질듯한 살집 충격!", "후덕 방시혁 과거 사진 충격! 스타일 외모 중시하더니..." 이와 같은 제목 아래에 "턱선을 찾아볼 수 없는 얼굴살과, 셔츠..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손진영의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아 보였습니다. 시원스런 목청은 좋았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기만 하던 노래 실력이 일단 걸림돌이었지요.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아무래도 그쯤에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끄러졌고, 다음 단계에서 또 미끄러졌습니다. 보통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것으로 뚝 떨어져 끝이 나는데, 손진영은 미끄러질 때마다 김태원이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기에 탈락과 부활을 거듭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의 스승이 된 김태원은, 진영이가 왜 비장함부터 먼저 배웠는지 그것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손진영의 거친 노래 속에서 흘러넘치는 처절함을 보고, 김태원은 오래 전의 자기 자신을 느꼈기에 그의 손을 놓..
요즈음 제 개인적 삶의 모든 기쁨 중 대략 30% 정도는 김태원이 책임져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에 비치는 그 사람의 모습과 들려오는 그의 말들이 얼마나 큰 위로와 감동을 주는지 모릅니다. 그와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사람의 시청자에 불과한 제가 이렇다면,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이란 무척 힘들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참으로 축복받은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축복이란, 많은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수많은 타인의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젠가 김장훈이 한 명의 팬에게 받았던 편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김장훈은 콘서트 때..
KBS 예능국에서 '남격 합창단' 시즌2의 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5월부터 10월 사이에 방영할 예정이라는군요. 또 다른 매체에 따르면 "시즌2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기라든가 방법적인 면에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보도도 있는데, 그 말 역시 방송은 결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구체적인 부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누구 못지 않게 '남격 합창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 왔던 저이지만,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음과 같은 영화 대사였습니다. "어떤 일은... 꼭 한 번이면 충분한 거예요." '남자의 자격'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미션'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합창'이라는 같은 미션을 2번씩이나 경험한다는 것부..
'위대한 탄생' 5회는 3~4회에 비해 인상깊은 참가자의 수가 적었고, 기대했던 태국 오디션도 예상보다 싱겁고 밋밋해서 약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슈퍼스타K'에 이어 '위대한 탄생'을 시청하면서 이제껏 몰랐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몇 가지 긍정적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고, 신선한 노래를 마음껏 감상하기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 그런 의미에서 고마운 프로그램이겠지만, 우리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의 멋진 노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습니다. 평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란 수년간의 철저한 훈련을 거치고 반듯하게 다듬어진 후 데뷔한 가수들의 노래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거창하게 운만 띄워놓고 무려 1개월 이상을 기다리게 했던 MBC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슈퍼스타K' (이하 '슈스케') 와의 차별성을 거의 못 느꼈지만, 일단 재미는 있었습니다. '슈스케'를 떠나보낸 빈 자리가 너무 컸던 탓인지, 오히려 강하게 오버랩되는 '슈스케'의 그림자가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스타에 대한 꿈을 키우며, 또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열정으로 몰려들어 각자의 기량을 뽐내는 모습들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하필 첫방송을 일본에서 이루어진 오디션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 좀 의아했습니다. 드라마건 예능이건 첫방송이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
11월 5일에 대망의 첫방송이 시작된다고 하도 요란하게 홍보를 해서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공중파가 케이블을 흉내낸다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지만, 원래 MBC에는 오래 전부터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꼭 그렇게 규정지을 것만도 아니다 싶었지요. 그런데 막상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을 뿐 아니라, 너무 지나치게 속내를 드러낸 듯하여 불편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가 엠넷의 '슈퍼스타K'와 너무 비슷했습니다. 그보다 약간 더 화려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거의 차별성을 느낄 수 없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은 첫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미끼 수준이었습니다. 정작 제대로 된 첫방송은 12월 3일에 시작될 예정이라는 말입니다. 아직은 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