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송중기 (27)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name=https://blog.kakaocdn.net/dn/cbmDwv/btrUVaNnMmI/ws1SH3Lg6rz12irQvE01H1/img.png)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 송중기는 물론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이 기쁨의 축배를 들었을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 드라마였다. 모든 리메이크 작품이 원작의 스토리와 주제를 똑같이 이어가야 할 필요는 없으나, 굳이 신파적인 요소를 듬뿍 첨가하여 식상하게 만들어야 했을까? 내 생각에 이러한 변화는 작품성을 훼손시키는 일이다. 어쩌면 다수의 시청자들이 신파적 요소를 좋아한다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과연 시청률에 이러한 선택이 도움을 주었을지도 의문이다. 원작의 주인공 진도준(환생 전 윤현우)은 결코 인도주의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악과는 별개로 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던 ..
처음으로 선보이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라 하여 큰 기대를 가졌는데 '태양의 후예' 1, 2회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과장된 내용에 개연성은 떨어지고, 대략 성격 급한 금사빠 남녀의 사랑 이야기처럼 보였다. 특히 장군도 아닌 한 명의 대위를 픽업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병원 옥상으로 날아오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질 지경이었다. 내용에 공감과 몰입이 되지 않으니, 송중기와 송혜교의 미친 비주얼에도 가슴이 뛰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놓지 않은 이유는 주된 공간적 배경이 중동 지역인지라, 그 곳의 참담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 주인공들의 모습은 서울에서의 그것과 매우 달라질 거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3회에서 이미 예상은 적중했다. 서울에서의 짧은 만남과 이별 후 중동 우르크에서 우연처럼 재회한 유시진(송..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시작된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1~2회의 느낌이 그야말로 참 좋다. 일단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하다.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는 각각의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처럼 밝고 따뜻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죽일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처럼 어둡고 처절한 작품도 있다. 원래 나는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는 밝고 따뜻한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경희 작가가 그려내는 비극은 어딘지 내가 선호하는 종류의 비극과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송중기 주연의 '착한 남자'도 방송 이전에는 몹시 기대했었지만, 보면 볼수록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투성이 처절함에 질려서 마..
예상컨대 드라마 '야왕'의 남주인공 '하류'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배우 권상우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주인공 '주다해' 역할을 맡은 수애와는 정반대의 경우라 해야겠네요. 수애가 '주다해'로 변신하는 것은 그저 위험한 모험일 뿐이지만, 권상우가 '하류'로 변신하는 것은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그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하류'라는 독특한 남자의 캐릭터는 마치 효과 좋은 치료약처럼 그의 다친 날개에 스며들어 다시금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게 해 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이 드라마를 보는 저의 시선은 처음부터 매우 차갑고 건조했습니다. 우선 너무나 식상하고 진부한 소재라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고, 그 중에도 "남자 하나 잘 꼬셔서 인생역전 해보겠다는" 여성..
'각시탈' 후속으로 시작된 KBS 수목드라마 '차칸남자'의 제목에 대해 논란이 끊이질 않네요. 나날이 확산되는 속어와 인터넷 용어들로 인해 국어 파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이 때, 바른 말 고운 말 쓰기에 앞장서도 모자랄 공영방송에서 드라마 제목에 굳이 틀린 맞춤법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한글 학회와 국립 국어원 등에서는 KBS에 제목 수정을 요청하는 항의 공문을 보내기까지 했다더군요. 하지만 결국 이경희 작가를 비롯한 '차칸남자' 제작진은 극의 흐름을 반영한 창의적 표현이니 이해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며 제목 수정 없이 첫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거센 비난에 맞서는 제작진의 갖가지 해명들은 구차스러울 지경이네요. 기억을 잃고 뇌손상을 입게 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보며 자신..
첫 회부터 제 눈을 사로잡은 김윤후(박해수)가 2회부터 거의 나오지도 않는 단역 수준으로 전락하면서 (물론 훗날에는 승려 장군이 되어 큰 활약을 한다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님) 저는 조금씩 '무신'에 대한 관심을 잃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김준(김주혁)의 캐릭터에 별다른 공감이나 몰입이 되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무슨 격구시합 이야기를 그렇게 오랫동안 질질 끄는지, 이환경 사극 특유의 지루함이 초반부터 느껴지더군요. 결투 장면이 길게 이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남성들 취향일 뿐, 그런 걸 좋아하는 여성은 드물거든요. 예를 들어 유난히 전투씬이 많았던 '반지의 제왕2'를 극장에서 볼 때, 저는 그 시끄러운 와중에도 쿨쿨 자고 있었다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긴 아쉬워서 띄엄띄엄 보고 있었는데, 드디어 격구시..
세자 이훤(여진구)에게 자칫 염문이 날까 우려한 성조대왕(안내상)은 서둘러 금혼령을 내리고 세자의 혼례를 추진하기 시작합니다. 혼인 적령기에 달한 사대부가의 처녀들에게는 모두 처녀단자를 올릴 의무가 주어졌으나, 사실상 이미 세자빈은 내정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왕가의 혼례는 내명부에서 주관하는 것이고 내명부의 최고 권위자는 대비 윤씨(김영애)였기에, 허울뿐인 간택의 절차를 거쳐서 결국은 이조판서의 딸 윤보경(김소현)이 뽑힐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홍문관 대제학의 딸 허연우(김유정)를 마음에 품고 있던 세자 이훤은 과감히 기존의 질서에 도전하며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 합니다. 대제학 허영재(선우재덕)의 집안에서도 갈등이 시작됩니다. 세자빈 간택 과정에서 최종 3인의 후보에까지 오른 처녀들은 ..
사실 저는 연말마다 각 방송사에서 개최되는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 등의 시상식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평소 TV 연예에 관심이 많고 드라마와 예능을 무척 좋아하지만, 저 같이 평범한 시청자 입장에서 시상식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언제부턴가 하기 시작했거든요. 어차피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 일...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끼리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러가지 상을 만들어 골고루 나눠갖는 것... 시상식을 그런 정도로 인식하면서, 저는 그들이 만들어낸 드라마나 예능 등의 작품을 즐기면 그뿐이지, 누가 상을 받고 안 받는 문제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좀 뒤늦은 관심이 생기더군요.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
비극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독한 비극으로 '뿌리깊은 나무'는 막을 내렸습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을 제외하고 허구로 창조된 인물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지요. 지난 번 리뷰에서 제가 예상했던 대로 소이(신세경)가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했지만, 어차피 강채윤(장혁)의 목숨도 그리 길게 남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소이가 죽어가면서 치맛자락에 남긴 훈민정음 해례를 가슴에 품고 그녀의 유언에 따라 반포식장으로 달려온 강채윤은,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하여 세종(한석규)의 목숨을 지켜내고 소이가 그토록 원했던 반포식을 끝까지 지켜본 후 눈을 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리뷰의 스크롤 압박은 제 블로그 역사상 최대치입니다. 이건 뭐... 한 편의 소설이네요;;) 돌궐의 위대한 전사이며 천..
"내가 대체 뭘 그리 잘못했느냐? 나는 조선을 세우고 싶을 뿐이었다. 내 신하들은 지금도 모두 모여서, 내 뜻을 거스를 모의를 한다더구나. 그래, 생각해 보면 항상 그랬다. 중국의 책력이 아닌 우리의 책력을 만든다 할 때도, 천문기기를 만들기 위해서 중국에 사람을 밀파할 때도, 세법 가부조사를 할 때도, 노비 장영실에게 관직을 주려 할 때도... 대행 대왕의 뜻을 거스를 수 없사옵니다, 국고가 낭비 되옵니다. 신분 질서가 어지럽혀 지옵니다... 지랄들 하고는... 결국엔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것이면서, 온갖 공맹의 도리를 들이대면서 말이다! 공자께서 언제 자국의 책력을 만들면 안된다 하셨느냐? 맹자께서 언제 백성의 소리를 직접 들으면 안된다 하셨어? 나는 단지 조선을 세우고 싶을 뿐이었는데,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