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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와 '에덴',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돌싱글즈'와 '에덴',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빛무리~ 2022. 8. 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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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에는 일반인들의 '짝짓기 예능', 좀 순화시켜 말한다면 '데이트 예능'이 그야말로 대세다. 관찰자(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솔직히 재미는 있는데, 오래 전 '짝 애정촌'에서 여성 출연자의 자살 사건도 있었던 만큼 어딘가는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한정된 공간에 한정된 시간 동안 사랑에 목마른 청춘 남녀를 몰아넣고, 다른 일상에서는 모두 떠나온 채 오직 '사랑에 빠지는 일'에만 몰두하게 한다는 건 좀 위험하고 잔인해 보인다. 서로의 마음은 항상 엇갈리고,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걸... 감정적 자극이 극대화되면...ㅠ 부디 출연자들이 알아서 자기 성격을 파악하고 스스로 강철멘탈을 자신할 때만 출연하기를 바랄 뿐...

 

돌싱글즈2 윤남기 이다은 / 돌싱글즈3 조예영 한정민

사실 나는 '돌싱글즈'의 처음 컨셉을 접했을 때 매우 큰 우려를 했었다. 돌싱들도 물론 사랑을 찾아야겠지만 그걸 꼭 방송에 나와서 할 필요가 있을까? 방송에 출연하여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고 있는 전 배우자를 본다면, 또 다른 쪽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어떨까? 어렵게 끝맺은 인연인데, 다시 감정 싸움이 시작되며 서로가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벌써 시즌3를 맞이하고 있는 '돌싱글즈'는 나의 우려와 달리 매우 순항중이다. 전 배우자들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기분 별로일 것 같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그 사람들 중 누군가 나서서 불만을 제기했다는 소식은 없다. 그저 다시 찾는 사랑 앞에 조심스럽고 한층 진지해 보이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대중의 호감을 끌며 계속 인기만 높아져간다. 특히 시즌2에서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윤남기, 이다은' 커플은 정말 거부할 수 없이 매력적이었다. (남다리맥 화이팅!) 

 

에덴 이정현 김나연

짧게 방송하고 최근 종영한 데이트 예능 '에덴'과 비교하면 '돌싱글즈'가 어떤 면에서 특별한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타 프로그램들이 모두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돌싱글즈'는 아픔을 겪은 이혼남녀를 대상으로 하는데, 출연자들의 태도라든가 자세가 너무나 달랐던 것이다. 아까도 밝혔지만 '돌싱글즈'의 출연자들은 매우 진중하고 조심스럽다. 기껏 짝을 찾겠다고 방송에까지 나온 사람들치고는 너무 점잖다고나 할까? 

 

반대로 '에덴'의 출연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과감한 표현들이 때로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떄로는 흔들리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내키는대로 행동함으로써 불편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예를 들면 김나연의 경우는 이승재, 양호석, 이정현과 차례로 파트너가 되었는데, 상대가 바뀔 때마다 즉시 홀딱 반한 듯한 표정과 태도를 보이며 유혹의 기술을 시전하는 그녀가 난 참 신기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상처없는 젊음의 특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한없이 자유롭고 싶은, 아직은 마음 가는대로 행동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자신감... 

 

돌싱글즈 전다빈
돌싱글즈 유현철

하지만 가슴속에 상처가 아로새겨진 사람들에게는 한 걸음 다가서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사랑의 파도 속에 용감하게 뛰어들고 싶지만, 그들은 이미 현실이라는 한계를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라고 성현은 말했지만,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에게야 그것이 가능키나 한 일일까. 시즌3의 맏형인 유현철은 첫번째 데이트 신청의 기회를 동생들에게 양보하는 미덕(?)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걸음을 늦추었다. 

 

어쩌면 요즘 추세대로 출연자의 정보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고 숨겨두는 설정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 사람의 나이와 직업, 자녀 유무는 상대를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모두 숨겨두고 오직 외모와 말과 행동으로만 판단해야 한다니... 무슨 '조건과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는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진짜 웃기는 소리다. 그럼 외모와 말솜씨 등은 '조건'이 아니란 말인가? 

 

어차피 모든 것은 다 '조건'이다. 어쩌면 외모야말로 이성을 선택하는 데는 가장 중요한 조건일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외모는 드러내면서 직업은 밝히면 안 된단 말인가? 외모는 본연의 그 사람 자체이고, 직업은 부수적인 조건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직업은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 재능과 성실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서 외모보다 더 본질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다른 조건들을 배제하고 선택하라는 건, 이거야말로 외모지상주의 아닌가? 

 

"여성들의 조건이 밝혀졌을 때 어쩌면 내 마음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난 아직까지는 결정을 못 하겠어!" 라는 유현철의 말에 나는 격하게 동의한다. 잘생겼거나 못생겼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그 모든 내적 외적 조건들은 한꺼번에 모여서 그 사람 자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조심스런 돌싱들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드는 그 조건들과 어울려서, 오히려 '돌싱글즈'는 더욱 진중한 재미를 자아낸다. 다른 데이트 예능들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그 점이 마음에 든다. 

 

참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숨기고 싶어했던 일들을 이젠 오히려 방송에 나와 세상에 외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2에 출연했던 유소민은 출연 이후 생활이 많이 편해졌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굳이 자기 스스로 돌싱임을 밝히지 않아도 되니까, 듣고 놀라는 표정들을 안 봐도 되니까... 미혼들이 출연하는 다른 예능보다 특히 '돌싱글즈'를 볼 때는 출연자들을 한층 더 응원하게 된다. 그냥... 남들이 행복한 것도 참 좋은 거니까,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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