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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랑스런 청정소녀 위매리(문근영)와 매력적인 보헤미안 강무결(장근석)이 드디어 진짜 사랑에 빠졌습니다. 일단 두 사람의 모습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그림은 아주 예쁩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고 할 만큼 최상급의 비주얼이에요. 얼마 전 '도망자 Plan.B'에서 이나영과 다니엘 헤니가 만들어내던 그림도 아름답긴 했는데, 그들과는 또 아주 다른 느낌이지요. 문근영과 장근석은 다 큰 어른들이면서도 어딘가 소년 소녀같은 이미지를 풍기거든요. 특히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문근영이 최강 동안인 데다가 세상 물정에 어둡고 지극히 순수하기만 한 위매리와 강무결의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매리는 현재 호적상 유부녀이며, 두 남자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이중결혼까지 한 상태로..
싸늘한 겨울을 앞두고 시작된, 순정만화 원작의 '매리는 외박중'... 이 드라마는 현재 초반부터 가슴 시린 슬픔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차츰 따사로운 멜로의 감성으로 변해갈 것을 기대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따뜻함보다 공허감을 더 많이 느끼게 하는군요. 그런데 묘하게도 가슴이 텅 빈 듯한 공허감은 점점 더 우리를 이 사랑이야기의 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그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 장근석의 독특한 캐릭터 '강무결' 때문입니다. 장근석은 이제껏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젊은 배우들 중에서는 보기 드문 경력을 지닌 연기자인데, 자기의 느낌과 꼭 닮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주관적 견해이지만, 저..
난 괜찮아, 소영씨... 다 괜찮아. 나는 언제나 여기서 소영씨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울고 싶을 땐 추운 곳에서 혼자 헤매지 말고 나를 찾아 와... 내 어깨에 기대서 울어. 그렇게 속시원히 다 울고 나면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사 줄게. 소영씨는 안심해도 돼. 죽는 날까지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남자, 이 세상에 적어도 한 명은 있으니까 말야. 매일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내 엄마...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으로 넘치는 소영씨... 그런데 세상 남자들은 너무 의리가 없지? 여태껏 아무도 소영씨의 그 사랑에 보답한 남자가 없었어. 열 일곱 살 소녀였던 엄마의 뱃속에 나를 남겨 둔 채 무정하게 떠나 버린 내 아버지도 그랬고... 그 이후에 사랑한 남자들도 모두 그랬지. 하지만 괜찮아, 나는 끝까지 소영씨한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하 '크눈올') 제목부터 멜로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드라마가 12월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고수의 얼굴을 볼 수 있겠군요. 더불어 '환상의 커플' 이후로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예슬도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크눈올' 첫방송은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인데다가 제목부터가 너무 소녀적인 감성을 드러내고 있기에 그저 말랑말랑한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낭만적인 분위기 안쪽에 상당히 거칠면서도 어두운 감성을 품고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남주인공의 아역은 비교적 생소한 얼굴의 신예 김수현이, 여주인공의 아역은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으로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
'미남이시네요' 최종회에서 결국 제가 바라던 대로 아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졌습니다. 모화란(김성령)의 이기심과 집착으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맞이해야 했던 부모 세대의 사랑은, 아이들의 세대에 와서 더없이 순수한 고미녀(박신혜)의 희생과 용기로 인해 행복한 화해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비극의 씨앗은 모화란, 그녀에게서 탄생되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기만 한다면 그 누구도 자기를 버릴 수 없을 거라고 믿은 그녀의 무모한 자신감은, 결국 그녀가 사랑한 사람과 그녀 자신을 깊은 불행에 빠뜨렸습니다. 그렇다 해도 미남과 미녀의 아버지인 작곡가 고재현의 죽음이 모화란 때문이라고까지 한다면 너무 심하게 몰아가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다만 모화란의 집착으로 인..
'미남이시네요' 12회에서 황태경(장근석)이 고미남(박신혜)에게 정식으로 "네가 나를 좋아하는 것을 허락해 준다" 며 기상천외하고도 거침없는 사랑고백을 하였기에 앞으로 우리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모화란(김성령)이 다시 한 번 자기 입으로 분명히 밝혔듯이, 이 아이들은 결코 남매가 아닌 것도 확실하구요. 미남을 항상 뒤에서 지켜보며 가슴앓이하던 강신우(정용화)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것이 서브남의 정해진 운명이니 피할 수는 없겠지요. 제가 지금껏 '미남이시네요' 관련하여 몇 개의 포스팅을 하였지만, 언급하지 않았던 한 개의 중요한 소품이 있습니다. 물론 3천원짜리에서 10만원짜리로 둔갑한 머리핀도 중요한 소품이었지만, 제 생각에 그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
우리의 금발머리 깨방정 왕자님 제르미(이홍기)가 드디어 고미남(박신혜)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형들은 모두 일찌감치 알고 있던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된 제르미... 형들이 여자인 미남이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저마다의 활약을 펼치는 동안, 홀로 자기의 성적 취향에 대한 물음표에 휩싸여 고민만 하고 있었던 불쌍한 제르미... 그의 괴로웠던 시간들을 돌이켜본다면 당연히 화가 나야 마땅한 일입니다. 사실 그 동안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제르미를 보면서 떠올렸던 캐릭터는 '커프'의 공유였습니다. 남장을 하고 있는 여주인공에게 점점 빠져들어가면서 "내가 이런 놈이었나?"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었지요. 주변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그 혼자서만 모른다는 설정도 비슷했구요. 공유가 드디어..
'미남이시네요'의 남녀 주인공인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는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는 듯 보입니다. 태경의 어머니와 미남의 아버지가 사랑하던 사이였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추측 상태지만, 둘은 결코 남매는 아닌 듯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는 과연 어떤 사랑을 했을까 조용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의외로 이런 부류의 이야기들이 벌써 적지 않게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샅샅이 파헤치다 보면 좀 더 나올 듯도 하지만, 우선 제 머릿속에 떠오른 영화는 두 편입니다.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주연의 '클래식'(2003), 그리고 여명과 서기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1999) 입니다. 먼저 '유리의 성'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오래 전 작품이라 ..
이제서야 '미남이시네요' 8회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가 결코 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 모화란(김성령)이 고미남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사이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태경과 고미남은 아버지가 다른 남매사이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8회에서 모화란은 자기 입으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황태경은 호적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릅니다. 태경의 아버지는 아들의 실제 생일을 기억하고 미국에서 전화도 하고 선물도 보냅니다. 그리고 마침 그날 모화란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옵니다. 비록 일방적인 약속이었지만, 그래도 무심하던 엄마가 자기 생일은 기억하고 있었다는 ..
'미남이시네요' 6회를 보며 오래된 노래 한 곡이 생각났습니다.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 이 노래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시려나요? 너는 너는 바보야~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사랑한단 한 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흔적 없는 거리 거리마다 말 못하는 사람들 뿐이야~ 정만 주면 무슨 소용 있나~ 가고 나면 울고 말 것을~ 마음은 이미 절반을 훌쩍 넘어서 강렬하게 끌리고 있음에도, 입을 열어 말하지 못하는 그들의 사랑은 안타깝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1. 신우 (정용화) '미남' 6회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강신우였습니다. 그는 고미남(박신혜)이 여자라는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도 속 깊게 내색하지 않으며, 항상 뒤에서 지켜주고 자상하게 챙겨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