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병헌 (1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번 주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새삼 절실하게 느낀 사실은, 대단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그에 합당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대손님은 영화 '참을 수 없는'의 주연배우 3명과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 2명이었지요. 정찬, 김흥수, 추자현도 나름 열심히 하려는 것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선우와 박슬기의 활약이 없었다면 굉장히 썰렁했을 방송이었습니다. 특히 박슬기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소찬휘의 tears를 부르며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더니, 다년간의 리포터 활동으로 터득한 인터뷰 요령을 맛갈스럽게 풀어내며 아낌없는 웃음을 선사하더군요. 그녀의 춤과 노래실력은 단연코 수준급이었으며, 예능감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로 ..
관람하러 들어갈 때만 해도 은근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자이긴 하지만 그리 겁이 많은 편은 아닌데다가, 공포영화 등에는 거의 무감각할 정도로 센 편입니다. 어차피 만들어진 영상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거니까요. 충격적일 만큼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소문을 벌써 귀에 못박히도록 듣고 갔지만, 속으로는 "잔인해봐야 그냥 영화지, 뭐" 이렇게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역시 겪어보지 않고서는 함부로 예측하면 안 돼요. 생각지도 않은 충격이 처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국정원 요원인 김수현(이병헌)의 약혼녀 장주연은 눈 덮인 한적한 지방도로를 혼자서 차를 몰고 달리다가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발이 묶이게 됩니다. 견인차를 불러 놓고 기다리는 동안, 김수현과 통화..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로 인해 배우 이병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던 중, 우연히도 약 9년 전 그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를 열창하는데 노래실력이 상상 이상이더군요. 말할 때의 목소리는 굵고 낮은 톤의 지극히 남성적 느낌인데 반해, 노래할 때는 비교적 가늘고 높은 미성(美聲)으로 변하는 것 또한 놀라웠습니다. 2001년 1월 9일, '이소라의 프로포즈' 출연 당시의 모습이었습니다. 2월 개봉 예정이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때문이었지요. 프로포즈에 두번째 출연인데 그때마다 자기 앞 순서에 너무 노래를 잘 하는 가수분들이 실력을 뽐내고 들어가셔서 마음에 부담이 된다고 이병헌이 말하자 이소라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병헌씨도 가수 출신이시잖아요..
별로 관심없던 드라마 '아이리스'에 제가 지난주부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목소리' 김갑수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등장과 더불어 모든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이상 답답하지도 않게 되었고, 더불어 눈이 가리워진 듯 암담한 상태에서 외롭게 혼자 싸워가야만 했던 이병헌에게 그와 같은 든든한 동지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지난 12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갑수는 바로 다음 회인 13회에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절대악 '아이리스'에 굳건히 대항해 왔던 그가 너무도 쉽게 살해당해버린 것입니다. 헝가리에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병헌을 구해 주었고, 그 후로도 여러번 수호천사처럼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정체불명의 '목소리'... ..
저는 지금까지 줄곧 드라마 '아이리스'를 시청해 왔으나 별다른 이끌림을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웠고, 제 기준으로는 액션이 너무 많아서 지루하다 싶었고, 중간중간에 개연성 없이 뚝뚝 끊기는 부분들도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길래 그래도 뭔가 얻을 것이 있겠지 싶어서 꾸준히 보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참을성을 요구할 만큼 별 재미가 없더군요. 그런데 12회에서 '목소리' 김갑수씨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확~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껏 주인공 김현준(이병헌)은 위험한 미로 속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도처에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적들이 깔려 있었으나 그 정체는 좀처럼 알 수가 없었지요. 이유도 모른 채 끊임없이 온갖 고통을 겪으며 쫓겨다니고, 확실한 대상도 모르는 채 복수심만을 불태우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