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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닥터 챔프'는 참 묘한 드라마입니다. 지난 주에는 당황스런 베드신으로 실망을 주더니만, 이번 주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최고의 키스신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군요. 언뜻 보면 별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키스신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간의 섬세한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린 김소연의 연기력은 13회의 엔딩 장면을 부인할 수 없는 명장면으로 끌어올려 주었지요. 저와 같은 '닥터 챔프' 매니아들의 머릿속에 정겨운과 김소연의 첫 키스신은 전설처럼 새겨질 것입니다. 비견될만한 장면을 꼽는다면 '검사 프린세스'에서 나왔던 서변 박시후와 마검 김소연의 첫 키스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또 김소연의 작품이군요. 오랜 공백기 동안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김소연은 '아이리스'의 불꽃같은..
배우 이현진은 1985년생으로 올해 26세이며, 브라운관에 데뷔한 것은 1997년 후반의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을 통해서였습니다. 저는 이제껏 만 3년 동안 그가 출연한 작품을 거의 다 보았군요. 이현진 때문에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재미있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었지요. 그만큼 이현진은 신인치고 아주 작품 운이 좋은 배우였습니다. 데뷔작인 시트콤 '김치스'는 그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의 명성에 비한다면 미약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의 고정팬을 갖고 있는 좋은 작품이었지요. 저는 그 작품을 통해서 엄기준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았습니다. 이현진은 엄기준의 동생 역할이었는데, 대학생이며 동시에 수영선수였기때문에 모델 출신의 멋진 몸매도 항상 뽐낼 수 있었고(당시 신인배우였던..
별 기대는 없었지만 어쨌든 1회를 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에 '역전의 여왕'을 시청했는데, 결과는 예상보다 더한 실망감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벼운 코믹터치로 그려진 드라마이지만, 그 안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의식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더군요. 여주인공 황태희(김남주)는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33세의 골드미스입니다. 그녀는 대기업의 팀장으로서 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에 재개발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군요. 사실 요즘 시대에 33세면 적령기를 살짝 넘긴 수준이라 골드미스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의 설정은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 위치의 여성이라면 타인을 대할 때 돋보이는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것이 보통이건만, 황태희는 부하 여직원이 연애를 하는 것 같으면 유치하게..
한동안 치열했던 수목드라마의 3파전은 종료되었습니다. '검사 프린세스'와 '개인의 취향'은 이미 방송을 마쳤고, '신데렐라 언니'도 이번 주가 마지막 방송이로군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검프'와 '신언니' 사이에 묘한 공통점과 엄청난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주인공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는 커다란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죽음'입니다. '검프'에서 서인우(박시후)의 아버지는 마혜리(김소연)의 아버지 때문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신언니'에서 구은조(문근영)의 아버지는 홍기훈(천정명)과 그의 집안 사람들 때문에 죽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통점입니다. '검프'의 서인우는 초인적 인내심과 희생 정신으로 아버지를 대신하여 마상태를 용서하고, 그의 딸 마혜리와 사랑을 이룸으로써 ..
솔직히 14회까지 시청한 후, 그들의 사랑이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었습니다. 용서하기에는 마상태(마혜리의 아버지)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무거웠기 때문이지요. 그가 살인을 저지른 것 자체는 실수였다 하더라도, 그 후에 자기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감옥에서 죽어간 서동근(서인우의 아버지)을 내버려 두었다는 점에서는 변명할 여지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그가 살인죄인이든 아니든 간에 서인우(박시후)의 입장에서 볼 때는 똑같은 원수로 남아있게 된 셈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자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서인우가 찾아낸 해답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였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제가 생각했던,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전갈은 강을 건너고 싶어도 수영을 못해서 개구리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개구리는 거절했다. 왜냐하면 전갈이 찌를지도 모르니까... 그러자 전갈이 말했다. 나도 같이 물에 빠져 죽을텐데 왜 너를 찌르겠냐고. 그래서 개구리는 전갈을 업고 강을 건너는데, 물살이 거세지자 전갈은 겁을 먹고 개구리를 찔렀다. 개구리는 죽어가면서 물었다. 같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왜 찔렀냐고... 그러자 전갈이 슬피 대답했다. 나도 어쩔 수 없어. 이게 나의 천성이야. 오래된 영화 '클라잉 게임'에 나왔던 말인데, 최근 다시 떠올리게 된 이유는 작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가문의 영광'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검사 프린세스'의 남주인공 '서인우'로 등장해 선풍적인 '서변앓이'를 이끌고 있는 탤런트 박시후가 1년 전 그 드라마에서도 남..
지난 주에 종영한 '살맛납니다'의 뒤를 이어 MBC의 새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가 첫 전파를 탔습니다. 솔직히 벌써부터 "자칫하면 막장이다" 라는 분위기를 솔솔 풍기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시놉시스를 미리 접하게 되면서, "아, 그래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어제 일부러 기다리고 있다가 첫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우선 첫 느낌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 (저는 스포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즐기는 편이다보니, 이 리뷰에도 꽤 많은 스포가 들어가 있군요. 이제 막 시작되는 드라마에 처음부터 김빠지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여기서 접으셔도 좋습니다..^^) 1. 매혹적인 중견배우들의 유혹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박상원이 '미워도 다시한번 2009' 에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