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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9일 오후, 인터넷 연예 기사란은 KBS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 출연 중인 배우 최민수가 담당 PD를 폭행했다는 기사로 도배되었다.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코엔미디어 소속 외주제작사 PD 중 한 명이 최민수에게 "욕 좀 그만하라"고 말하자, 최민수가 그 PD의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이다. 주위에 있던 스태프들이 말리면서 상황은 정리됐지만 해당 PD는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일단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민수는 엄중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타인의 신체에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위 보도가 아닌 이상 최민수는 해당 프로그램의 하차 및 적절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
2005년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의 6가지 에피소드 중 엔딩을 장식하는 11~12회의 소제목은 '행복'입니다. 인정옥 작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적나라한 대사들이 정말 일품이죠. 다른 에피들도 거의 그렇지만 특히 제6화는 독립된 단편의 느낌이 강해서 애초부터 2회로 만들어진 단막극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5명 작가들에 의해 구축되어 온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모두 생생히 살아 숨쉬며 비로소 완성에 이른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아무리 봐도 명작 중의 명작이에요. '떨리는 가슴'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제6화-행복'을 저는 대략 5~6번쯤 반복해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꽃이라도 달고 가지..." 중얼거리며 흐느껴 우는 배종옥의 모습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저도 모르게 먹먹해지는 가슴을 억누..
누구인들 쉬운 길로 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누구인들 모두가 칭찬하고 박수갈채 치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쉬운 선택을 한 사람들을 탓할 수 없는 이유는, 나 자신부터가 그런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좋은 작품과 인기 많은 작품이 꼭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진정한 명작 예술품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작품이 같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문외한도 다 아는 원칙을 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다수에게 칭찬받고 시청률을 높이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김병욱 PD가 모를 리는 없습니다. '하이킥3'는 유난히 초반부터 대중의 관심이 높았고, 또 그만큼 질책도 심한 작품입니다. 김병욱은 언제나 그렇듯 자기 고집대..
피겨퀸 김연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예능 '키스앤크라이'가 2회까지의 방송을 마쳤지만, 시청률에서 경쟁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1박2일'에 확연히 뒤처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최고 가창력의 프로 가수들이 매주 목숨 걸고 노래하며 피말리는 경연을 벌이는 중인데, '키앤크'에서는 초짜 중의 초짜들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피겨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니, 언뜻 생각해도 많이 불리하지요. 게다가 '키앤크'의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반드시 피겨를 배워야 할만한 절박한 사정이 있거나 감동적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새로운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이게 전부이니, 자기 본업의 명예를 걸고 '나가수'에 임하는 가수들의 절박한 자세에 비하면 참 많이 싱거울 수밖에 없습..
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