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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을 기대하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을 기대하는 이유

빛무리~ 2009. 8.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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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시트콤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미 10년 전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재방송되며 입에 오르내린다. 지금 다시 보아도 웃음을 금할 수 없는, 성공적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시트콤이라고 할만하다. 순풍 산부인과 원장 오지명과 사모님 선우용녀, 큰딸인 주부 박미선과 초반 백수였다가 학원강사로 취직하는 맏사위 박영규, 의사인 둘째딸 이태란과 셋째딸 김소연, 대학생인 막내딸 송혜교, 그리고 그녀들의 애인인 김찬우, 이창훈, 권오중, 김래원과 병원 간호사로 장정희(김간), 표인봉, 장진영, 허영란 등이 출연했다. 나열해놓고 보니 출연진이 진짜로 빵빵했구나~. 김병욱 시트콤의 모든 인물들은 개성 톡톡 튀고 사랑스럽지만, 근엄함의 대명사인 할아버지를 보다 친근한 존재로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순풍 산부인과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오지명과 박영규의 못말리는 장인과 사위 콤비였다.


2.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SBS 2000~2002)


순풍산부인과에 연이어서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다. 여기서도 가장 주목받으신 인물은 영락없이 노구(신구)옹 되시겠다. '구'라는 이름이 '노'라는 성과 만나니 어쩌면 이름 자체만으로도 그렇게 웃긴지... 친구 이영감이 들어서면서 "노구야~" 하고 부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왔었다. 노구의 큰아들로 소방관인 노주현과 그 아내 박정수, 둘째 아들 이홍렬과 그에게서 오랜 짝사랑을 받다가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 배종옥, 노구의 손자 손녀들로서 최윤영, 윤영삼, 김민정과 그들의 연인으로 권오중, 이혜미, 이재황 등이 출연했다. 순풍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심플하면서도 개운한 웃음을 주어서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박정수가 불치병에 걸려 사망하게 됨으로써 충격을 안겨 주었고, 모든 시트콤 중에서 가장 슬픈 엔딩을 맞이한다. 김병욱 PD는 "시트콤은 반드시 웃겨야만 하나?" 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유쾌하고 웃긴 것만은 아니라는 현실을 마지막엔 늘 일깨워주고 싶은 걸까?


3. 똑바로 살아라 (SBS 2002~2003)


'순풍 산부인과'의 박영규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노주현이 뭉쳐서 세번째의 대박을 거둔 작품이다. 노주현은 극중에서도 본업인 연기자로 등장하였는데 실제로 그의 생활이 저렇지 않을까 싶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그는 아내를 잃은 후 처제들과 한 집에 살고 있는데, 큰동서 박영규와의 콤비가 재미있기는 했으나 사실 오지명, 박영규 콤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오히려 박영규와의 코믹한 앙상블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캐릭터는 나중에 막내동서가 되는 고 안재환이었다. 노주현의 처제들로 이응경, 홍리나, 그리고 자녀들과 조카로는 최정윤, 서민정, 노형욱, 전혜진이 출연했고, 노주현이 이사장으로 운영하고 홍리나가 원장으로 있는 정형외과 식구들로는 김흥수, 박희진, 정려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아, 그리고 노주현의 매니저로 출연한 두 꽃미남 이동욱과 천정명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청년은 모두 노주현의 큰딸 최정윤과 섬씽이 있으며, 서민정의 상대역은 김흥수였다.


4. 귀엽거나 미치거나 (SBS 2005. 2월~6월)


한동안 시트콤의 왕국이었던 SBS가 돌연 시트콤을 편성에서 제외시켜 버리는 바람에 어이없는 조기종영을 맞이해야 했던 비운의 작품이다. 제대로 마무리할 수만 있었다면 역시 대박이 기대되는 좋은 시트콤이었는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에서 돌아온 박경림이 의외로 여성적인(?) 모습의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하여 이따금씩 언밸런스한 웃음을 날려주었으며, 소유진의 맹순이 캐릭터는 맞춰 입은 옷처럼 잘 어울렸다. 박경림의 오빠로 등장한 류승수는 이미지와 다르게 허당스러운 역할을 잘 소화했고, 류승수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당돌한 여고생 박신혜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박경림이 모시는 미술관 관장 김수미와 그 남편인 김회장 김성원의 캐릭터가 압권이었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멜로 라인으로는 박경림, 소유진과 김회장의 아들들 이민혁, 박준석과의 에피소드들이 신선하게 전개되었다.


5. 거침없이 하이킥 (MBC 2006~2007)


아직도 우리의 뇌리를 떠날 줄 모르는 그리운 이름들... 야동순재, 식신준하, 꽈당민정... 2007년을 센세이션으로 물들이고, 70대 중반의 정극연기자 이순재 옹에게 연예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던 불후의 명작이다. 한의원 원장 이순재와 그의 아내 나문희 여사, 백수 큰아들 정준하와 그의 능력 있는 한의사 아내 박해미, 서른도 안 된 나이에 벌써 이혼남에 애아빠가 된 고등학교 체육선생 둘째아들 최민용, 그의 개념없는 엑스와이프 신지, 최민용을 사랑하는 영어선생 서민정, 그리고 준하 해미 부부의 꽃 같은 두 아들 김혜성과 정일우, 그 친구들로 김범, 황찬성 등이 출연했다. 김병욱의 작품들은 항상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은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그 사랑스런 특별함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는 짧은 지면상 불가능하지만, 역시 최고봉은 우리의 야동순재 할아버지였다.


6. 지붕뚫고 하이킥 (MBC 2009. 9. 방송예정)


이제 그 영광의 이름들이 돌아온다. 김병욱 PD와 야동순재... 출연진들이 이순재 옹을 제외하고는 거의 시트콤 연기에는 초보라는 이유로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김자옥과 정보석은 오랜 경력으로 탄탄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이순재를 보좌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싶다. 아역스타 서신애의 만만치 않은 연기력도 기대가 되고,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의 아역으로 당찬 연기를 보여준 신세경도 이번엔 눈도장을 확실히 찍지 않을까 싶다. 최다니엘, 황정음, 줄리엔강, 윤시윤 등의 젊은 연기자들은 아직 검증된 바가 없으니 약간의 불안 요소이기는 하다.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그토록 사랑스러웠던 민호(김혜성)와 윤호(정일우) 역시 처음에는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었다. 놀라운 캐릭터 구현 능력을 지닌 김병욱 PD가 그들에게 어떤 옷을 입혀서 새로운 매력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는 우울하다. 연이은 국상에 신종플루는 기승을 부리고 취업난은 해결될 줄 모르고 물가는 계속 치솟는다. 그나마 즐거움이 될까 싶었던, 수십억원을 들여 대작이라고 만들었다는 드라마들은 대본과 연출의 어처구니 없는 허술함으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욱과 이순재의 시트콤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연로하신 이순재 님의 건강이다. 1934년생이니 벌써 76세이신데 아직도 연기의 열정을 불태울 만큼 정정하신 거야 너무도 고마운 일이지만, 부디 무리하지는 않으시기를 바란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도 수시로 뛰고 넘어지고 트렘폴린 위에서 높이높이 점프하면서...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다" 고 미소를 지으셨는데 이제 그 사이 또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물론 건강 관리는 잘 하셨겠지만, 이제는 살살~ 살살 하셔도 많이 웃어 드릴 테니까 (^^;;) 처음부터 종영할 때까지 부디 아주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딸 같은 소망이 있다.

* 본문에 삽입된 모든 이미지는 오직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시트콤 제작사와 방송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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