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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서신애와 최다니엘, 왠지 심상치 않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서신애와 최다니엘, 왠지 심상치 않다

빛무리~ 2009. 10. 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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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출연자 중 아역 서신애는 이순재 옹과 더불어 가장 먼저 김병욱 PD에 의해 캐스팅이 확정된 인물입니다. 촬영을 시작하는 시기조차도 서신애의 스케줄에 맞췄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만큼 서신애는 이 시트콤에서 없어선 안 될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애의 러브라인도 준비되어 있는데 그 상대는 매우 의외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PD의 귀뜸도 있었네요. 저는 그게 누구일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왠지 그 상대는 신애와 같은 또래인 어린 소년보다는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되더군요. 그 중에서도 유력한 인물이 있다면, 세경과 신애 자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었고, 신애가 늘 '줄리엔 아저씨'라고 부르며 졸졸 따르는 외국인 줄리엔강이 있겠습니다만, 만약 그라면 오히려 의외의 인물이라고 할 수가 없겠지요. 그가 아니라면 누굴까? 한동안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어제의 방송에서 비로소 약간은 신애의 러브라인이 잡힌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은 아직은 너무 어렴풋하기 때문에 뭐라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렴풋한 느낌이 너무도 애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늘 신애를 구박하는 얄미운 해리가 두 명의 친구를 불러 놀며 외국에서 고모할머니가 보내주신 예쁜 인형을 자랑합니다. 신애는 해리의 방문 옆에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 번만 안아보면 안돼?" 하고 묻지만 해리는 매몰차게 신애를 밀어내고 방문을 닫습니다.

"도둑고양이처럼 뭘 그렇게 훔쳐보니?" 앙칼진 해리의 목소리에 뒤이어, 닫힌 문 밖에 서 있는 신애의 쓸쓸한 독백이 이어집니다. "해리 말대로 저는 도둑고양이 같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해리 집이고 모든 것은 다 해리 것이라, 저는 늘 숨어서 바라보기만 할 뿐이니까요.." 어린아이의 독백은 어른의 그것보다 훨씬 아프게 가슴을 저며옵니다.

그런데 해리의 친구 두 명이 돌아가고 난 후 문제의 그 인형이 사라집니다. 해리의 아버지인 정보석과 외삼촌인 이지훈(최다니엘)이 탐정이 되어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정보석은 언제나처럼 헛다리를 짚거나 뒷북을 치는 것 외에는 수사에 도움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귀기울여 주지 않고 무시합니다. 정보석은 늘 그렇듯이 어제도 능력없는 가장의 설움을 톡톡이 맛보았습니다.


하지만 레지던트 이지훈은 탁월한 관찰력과 분석력으로 차근차근 추리를 진행시켜 나가는데, 점점 수사망은 신애에게로 좁혀져 옵니다. 신애의 겁먹은 표정이 비추어지며 그 아이의 독백이 틈틈이 나레이션으로 흐릅니다. "아저씨가 범인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아저씨처럼 머리 좋은 사람이라면 범인을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훈에 의해 자기의 누명이 벗겨지기를 바라고 있는 거겠지요.

그러다가 한 순간 정보석이 해리의 침대 밑에 떨어져 있던 인형을 발견함으로써 수사는 싱겁게 종결되고 맙니다. 해리의 엄마 현경은 부주의한 해리를 야단치고 신애에게 사과하도록 시킵니다. 이로써 잔뜩 겁에 질렸던 세경과 신애는 한시름 놓게 되었네요. 그런데..........


다음날 지훈은 예쁜 새 인형을 사들고 와서 신애에게 선물합니다. 왜 자기에게 이런 선물을 주시느냐고 묻는 신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지훈이 묻습니다. "너 어제 해리 인형 왜 가져갔어?"

지훈은 이미 날카로운 눈으로 각종 단서와 증거들을 포착하여 범인이 신애라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입니다. 인형에 대한 욕심보다도 해리가 너무나 미운 마음에 일시적인 충동으로 잘못을 저질렀던 신애는, 나중에 일이 커지자 몰래 인형을 다시 가져다가 해리의 침대 밑에 던져두었던 것이지요.


"해리가 너무 미웠어요... 죄송해요, 아저씨, 이제 저희는 이 집에서 쫓겨나는 건가요?" ... 크게 울지도 못하고 눈가만 빨개져서 흐느끼며 눈물 방울을 주르륵 흘리는 신애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그에 자상한 미소로 답하며 "실수는 누구나 해. 다만 같은 실수를 다시 안 하면 되는거야. 앞으로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지 아저씨한테 이야기 해" 라고 말하는 지훈의 모습은 제가 봐도 너무 멋있었습니다. 최다니엘 역시 아직은 신인급의 연기자임에도 매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너는 왜 네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 ...너는 해리가 안 가진 것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지훈의 이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요? 신애도 궁금하겠지만 저도 지훈의 그 말뜻이 매우 궁금합니다.


"이건 너하고 나,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다른 사람에겐 절대로 이야기하지 마. 언니한테도... 약속~" 지훈이 내미는 손가락에 자기 손가락을 걸며 또 신애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나랑 아저씨는 비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을..... 아저씨는 해리가 못 가진 것을 내가 가졌다고 말했는데 그게 뭘까요? 뭔지 모르지만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도 눈이 빨개진 채로 환하게 미소짓는 신애의 얼굴에서 뭔가 새로운 광채가 엿보이는 듯 합니다. 섬광이 번쩍이듯이 불현듯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으로 인한 비밀의 그 감미로움을 느끼는 순간? 제 눈에는 그런 기쁨의 광채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요.

'지붕뚫고 하이킥'의 멜로 라인은 매우 독특합니다. 노년층에서는 처음부터 그 가닥이 아주 민망할 정도로 뚜렷하게 잡혀 있는데 비해, 이미 시트콤이 시작된 후 시간이 꽤 많이 흘렀는데도 청춘남녀들의 멜로는 도무지 얽히고 설킨 채 어느 선과 어느 선이 만나서 연결될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이런 와중에 꼬마 소녀 신애의 사랑이 제일 먼저 피어나면 한 떨기 꽃처럼 정말 예쁠 것 같습니다. 오직 순수한 그 마음으로, 사랑 때문에 때로는 활짝 웃고 때로는 가슴 아파하는 연기를 신애는 충분히 실감나게 잘 보여줄 테니까요.


그리고 늘 만사에 무심하고 시크한 것처럼 보였던 지훈이 의외로 속 깊고 자상한 면모를 보여주니, 그의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지가 한층 궁금해집니다. 원래는 황정음과 티격태격 멜로라인이 연결될 거라 생각했는데, 어제의 예고편을 보니 신세경과도 심상치 않은 에피소드들이 전개될 모양이더군요.

지훈의 상대가 정음이든 세경이든, 어차피 신애의 사랑은 외사랑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겠지요. 지훈이 꼬맹이 신애를 이성으로 사랑할 리는 없으니까요...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제가 너무 앞서 나갔나요? 후후... 그렇다고 해도 저는 이 감미로운 상상을 조금 더 하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배경은 현대로 설정되어 있지만 분위기는 명백히 60~70년대의 복고풍입니다. 김병욱 PD의 의도도 그 시절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거였는데, 제작 여건상의 문제로 배경을 현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더군요. 아무래도 시대 배경을 따로 구축하려면 제작비가 많이 들겠지요. 시트콤은 매일 방송되는 것이니만큼 제작 여건이 매우 어렵고 시간도 빠듯하다고 합니다.

그런 배경과 설정 때문인지 약간 정형적이고 촌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정겹고 감미롭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순수함이 살아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남의 집에 얹혀 살며, 동갑내기 해리에게 갖은 구박을 다 당하는 불쌍한 신애가 하루빨리 그 작은 가슴에 사랑을 간직하고 예쁜 꽃을 피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아픔이 동반되더라도 사랑은 없는 것보다 있는 편이 더 좋은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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