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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슈퍼스타K6 :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요즘 Mnet에서 한창 방송중인 슈퍼스타K6, 지난 시즌5의 처참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극적 편집을 자제하고 출연자들의 음악성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중한 실력자들이 많아 보이기도 한다.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비롯하여 출연자들의 미션곡이 큰 인기를 끌며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디션 예능이 '지는 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듯, 예전만큼의 큰 울림을 느끼기 어렵다는 사실은 한편 서글프기도 하다. 그런데 곽진언과 김필이 라이벌 미션에서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를 때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이 부분에서 오랜만에 전율이 느껴졌다. 또한 출연자들이 멋진 음악을 들려줄 때, 그들을 바라보는 심..
출연 가수들 모두에게 괜시리 미안해질 만큼 '나는 가수다2'에 저는 아직도 매력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주 '불후의 명곡2'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에 비해 '나가수2'에는 아주 무덤덤한 편이에요. 시즌1 때의 흥분과 감동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가수들의 변신에 대한 궁금증도 왠지 시들해져 버렸습니다. 일각에서는 대중의 시선이 이토록 차가운 원인을 지나치게 올드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있다고 보더군요. 생각해 보니 그 또한 맞는 말입니다. 전체적으로 '나가수2'의 출연 가수들은 '불명2'보다 연령이 높은 데다가, 탈락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도가 존재하는 한 분위기도 무거울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 지루함의 원인을 오직 그것뿐이라고 해도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6월의 가수전 - B조..
제가 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김동인 단편집에서 '광염소나타'라는 소설을 읽고 처음엔 공포심을 느꼈지만 나중에는 그 감정이 점차 분노로 변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설의 내용을 간략히 언급한다면, 젊은 작곡가 백성수는 야성적 천재성을 타고났지만, 원인 모를 병세가 점점 악화되면서 강도 높은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작곡을 할 수 없게 되었죠. 그는 마침내 작곡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 방화, 살인, 시간(屍姦) 등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데, 그 결과로 탄생한 음악은 가히 명작이라 할만한 것이었습니다. 체포된 백성수는 예술가협회의 탄원으로 간신히 사형을 면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되는데, 그의 후견인이었던 K선생은 이러한 천재를 단순한 사회윤리에 입각하여 말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눈물로 하소연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일단 시즌1의 엄청난 성공을 증명하는데, 그보다 뛰어넘는 작품을 비슷한 포맷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죠. 그렇다고 포맷이 완전히 바뀐다면 굳이 시즌2라고 명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요. 따라서 웬만한 프로그램의 시즌2는 전작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채 오히려 시즌1의 명성마저 깎아먹는 망작이 되거나, 간신히 흉내만 내는 수준에서 그치다가 조기 종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패밀리가 떴다2' 정도가 있겠군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시즌1을 뛰어넘는 시즌2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시즌2는 아무래도 극소수의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군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대중가요를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10살 때까지 안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는데, 가요톱10이 방송되는 날이면 부모님과 함께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이번 주에는 누가 우승할지 궁금한 마음에 늦게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어린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들과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노래들이 골고루 섞여서 방송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함께 시청하면서 즐길 수가 있었어요. 더구나 MBC '10대 가수 가요제' 등 연말이면 개최되었던 각종 가요제와 시상식은 폭넓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해 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10명의 스타 가수들이 선정되면, 그 중에는 중년의 트로트 가수도 있었고 10대 후반의 댄스 가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아..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호주 공연의 제2부 순서는 '나가수' 원년 멤버들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원래의 계획과 달리 갑작스레 순위가 매겨지는 경연을 하게 되는 바람에 적잖은 당혹감을 드러내는 가수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선호도 조사 형식일 뿐 탈락과는 관계가 없는지라 지나친 부담보다는 적절한 긴장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승의 영광이 김연우에게 돌아갔다는 사실 또한 매우 기분 좋은 결과였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조기 탈락 멤버였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5개월 동안 칼을 갈며 설욕의 무대를 준비했다고 하니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겠지요. 명예 졸업보다 더 행복한 1위라며 마음껏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흐뭇했습니다. 하지만 김현식의 원곡에서 전해지는 쓸쓸한 느낌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김연우에..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