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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틀즈의 유명한 노래 'Let it be'를 아시지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노래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 가사의 일부를 해석해 볼까요? 내가 근심의 시기에 처해 있을 때, 어머니(성모 마리아로 해석 가능)께서 다가와 지혜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어라." 내가 암흑의 시간 속에서 헤매이고 있을 때에도, 어머니는 내게 다가와 지혜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어라." 여기서 '내버려 두라'는 뜻은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라는 뜻이 아님을 다들 아시지요? 말이라는 것이 항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 보니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아주 쉽고 간단하고 명확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상천외한 오해를 받는 일도 허다해서 말이죠. 제가 해석하는 Let it be는 집착이나..
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좀처럼 예능에서 볼 수 없던 스타들의 새로운 면모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기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동이'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박하선은 지난 주의 '비키니' 실화에 이어 '몽유병' 실화로 다시 한 번 빵빵 터뜨려 주었군요. 문희준과 김원준은 가장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한동안 침체되었던 시기의 아픈 기억과 극복담을 차분한 어조로 들려 주었고, '괜찮아 아빠 딸'의 남주인공 최진혁은 아무도 몰랐던 최수종과의 범상찮은 인연을 풀어 놓으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특히 최진혁과 최수종의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수종 주연의 히트작이었던 '첫사랑'의 한 장면을 스타 오디션에서 연기해야 했던 최진혁은 다짜고짜 안면도 없는 최수종의 집을 찾아가 연기 ..
이번 주 '강심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아무래도 허각과 존박이겠지만, 저는 윤종신이 스스로 자신을 열고 보여 준 새로운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015B의 객원 보컬로 데뷔했던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동료 멤버들의 학력과 지적인 이미지에 휩쓸려 자기도 그렇게 인식되어 왔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놓았지요. 학창시절에는 반에서 20등 정도 하는 보통 학생이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니며, 폭넓은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평소의 사고방식도 특별히 고상하거나 지적인 편이 아니라는 말로 자기의 거품(?)을 걷어내는 그의 어조는 매우 담담했습니다. 저는 그의 데뷔곡 '텅빈 거리에서'를 들으며 이것이 과연 사람의 목소리일까 생각했었지요. 그야말로 천상의 목소리, 신이 내린 미성(美聲)이라고 할만했습니다..
'슈퍼스타K'의 우승자 허각과 준우승자 존박이 '강심장'에 출연했습니다. 케이블에서 데뷔한 신인들이 공중파에서 외면당한다는 점 때문에 말들이 많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그 세계에 입문했든 이젠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인데, 지나치게 라인을 따지고 배척하는 것은 방송사에게나 스타에게나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허각과 존박은 공중파 첫 출연에 설레면서도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허각은 6년 전에 쌍둥이 형과 더불어 '진실게임'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지요. 허각의 시원스런 목소리로 다시 듣는 '하늘을 달리다'는 정말 멋졌습니다. 아이유와 함께 부른 '잔소리'도 좋긴 했지만 제 생각에 허각은 솔로가 더 잘 어울리는 ..
수년간 토요일 예능의 황금시간대에 군림해 왔던 '스타골든벨'이 2010년 가을 개편을 맞이하여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김제동 하차 이후로는 예전의 빛깔을 잃어버렸고, 무슨 '1학년 1반'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된 후에는 더욱더 재미없었기 때문에 사실 개편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보였지요. 그런데 후속 프로그램의 이름이 '오마이스쿨'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단어의 의미로만 보자면 별 문제 없겠으나, 자동적으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이름이 오버랩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스쿨' 첫방송을 시청한 저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으나 앞으로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박명수, 박경림, 유세윤, 토니안으로 구성된 4MC의..
작년 여름 '강심장'에 출연했던 서지석은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털어놓았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육상 선수로서 국가대표급의 100m 기록을 보유했었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평생 키워 온 체육인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불법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정류장에서 내리지 못하고 중간 차선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순간 차에 치어서 20~30m를 날아갔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도 3일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진단 결과는 하반신 마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천만다행히 재활치료에 성공한다 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거라고 하니, 미래가 촉망되던 육상선수로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지석은 독하게도..
1주년 특집 방송의 '강심장'은 격투기 선수 최홍만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는 약 2개월 전에 그를 떠나간 여자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지요. '나를 울린 K양' 이라는 토크의 제목을 보고 강호동이 어떤 장르의 이야기냐고 묻자,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거침없이 대답하더군요. '다람쥐'라는 애칭으로 부르던 그 여자친구는 최홍만이 건강의 악화와 각종 루머들로 힘겨워할 때, 항상 곁을 지키며 위로해 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운동을 쉬면서 모든 일에 의욕조차 잃고 있는 모습도 오랫동안 인내해 주었고, 주변에서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그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거나 놀려대는 소리가 들려오면, 자기가 나서서 상대방을 나무라며 최홍만을 보호해 주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걱정스러웠고 때로는 비판도 가했었지만 그래도 '강심장'은 지난 1년간 제가 꽤나 열심히 시청해 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 주의 추석 특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의 1주년 특집도 기대가 되었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 '닥터 챔프'의 느낌이 아주 좋았는데 그 주연 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기에 더욱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과한 기대는 금물이었는지, 이번 주 방송은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물론 조형기, 최화정 등 토크의 고수들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 주었고 김소연, 정겨운, 최홍만 등도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준비해 온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풀어 놓았는데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꼭 한 사람만 아니었다면 지난 주 만큼 대박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송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강심장' 추석특집은 쉴새없는 웃음과 재미를 전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동을 준답시고 눈물을 짜내는 방송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주의 '강심장'은 한류스타로서의 체험담을 털어놓았던 류시원이 차지했으나, 박광현의 시트콤같은 인생도, 왕돈가스에 얽힌 윤두준의 데뷔 실화도, 피겨퀸 김연아와의 듀엣을 꿈꾸었던 윤하의 소망도 모두 깨알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매주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집인데, 욕심이겠죠? ^^ 그 중에서도 특히 제 마음 속에 남았던 이야기는 조성모의 토크였습니다. 컴백 후에 그가 무대에 서면 대부분 후배 아이돌의 팬인 관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아니면 아무리 열심히 노래를 불러도 ..
이번 주 화요일에 저는 거의 언제나 우선적으로 선택하던 '강심장'을 외면하고 '승승장구' 쪽에 채널을 고정했습니다. MC의 신구교체가 이루어졌던 그 불안한 첫방송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본방사수를 하게 되었네요. 같은 값이면 재미있는 것부터 먼저 보고 싶은 것이 자연스런 심리인지라, 어색함 속에 성장해가는 초보 MC들의 버라이어티는 우선순위를 빼앗기고 자꾸 뒤로 밀리게 되더군요. 그러나 이번 주에는 검색을 통해 미리 게스트를 알았고 저는 서슴없이 '승승장구'를 선택했습니다. 검색 결과에는 게스트가 '김태희, 양동근'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영화 '그랑프리'의 홍보차 함께 나오나보다 생각했는데, 메인 게스트는 김태희이고 양동근은 몰래 온 손님이더군요. 초반의 실망은 꽤 컸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양동근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