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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소녀시대 수영, 신세대 예능의 여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강심장' 소녀시대 수영, 신세대 예능의 여신

빛무리~ 2010. 12. 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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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좀처럼 예능에서 볼 수 없던 스타들의 새로운 면모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기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동이'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박하선은 지난 주의 '비키니' 실화에 이어 '몽유병' 실화로 다시 한 번 빵빵 터뜨려 주었군요. 문희준과 김원준은 가장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한동안 침체되었던 시기의 아픈 기억과 극복담을 차분한 어조로 들려 주었고, '괜찮아 아빠 딸'의 남주인공 최진혁은 아무도 몰랐던 최수종과의 범상찮은 인연을 풀어 놓으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특히 최진혁과 최수종의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수종 주연의 히트작이었던 '첫사랑'의 한 장면을 스타 오디션에서 연기해야 했던 최진혁은 다짜고짜 안면도 없는 최수종의 집을 찾아가 연기 지도를 부탁했고, 최수종은 그런 당돌함을 선뜻 받아들여 직접 그의 눈앞에서 살아 있는 연기를 보여 주었다더군요. 연기 지도를 하는 중에도 어찌나 몰입했는지 눈물까지 흘리며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최수종의 모습에, 배우 지망생이었던 최진혁은 가슴 깊이 감동을 느꼈고 배우라는 직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합니다. 좋은 연기를 하려면 항상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최수종의 말은, 평범하면서도 가장 순도 높은 가르침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스타들의 만만찮은 활약이 돋보였으나, 그 중에도 단연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낸 사람은 바로 소녀시대의 수영이었습니다. 일단 초반에는 '대물'의 고현정 성대모사로 요절복통하게 만들더군요. 성대모사에 상당한 재능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고현정이 워낙 피를 토하듯 강렬한 연기를 보여 주었던 장면이라, 그것을 흉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터였거든요. 발성이나 표현 부분에서 자칫 잘못하면 그냥 버럭버럭 소리만 지르고 화내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는데, 수영은 탁월한 기량으로 애절한(?) 감성까지 담아서 원래의 그 느낌을 잘 살려냈습니다. 목소리는 피를 토하듯 간절한데 말하는 내용은 오갈 데 없는 예능의 코믹함이니, 그 언밸런스함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녀가 입만 열면 빵빵 터졌어요.

초반에는 정신 못 차릴 정도의 웃음을 주더니 막판에 가서는 눈물과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 올려진 한 장의 사진으로도 유명했던 박승일 농구선수와의 이야기였습니다. 루게릭병으로 8년째 투병중인 박승일 선수는 현재 온 몸이 굳어져서 오직 눈빛만으로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는 상태인데, 수영은 그가 평소 소녀시대의 팬이며 한 번 만나 보기를 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었다고 합니다. 소녀시대를 보자 박승일 선수의 뺨에 약간의 경련이 이는 듯 했는데, 그 곁을 지키던 여자친구가 말하길 "지금 너무 좋아서 웃고 있는 거"라고 했다더군요.


수영이 전해 준 박승일 선수과 그 여자친구 김중현씨의 이야기는 마치 한 자락의 꿈 같기도 하고, 한 편의 동화 같기도 했습니다.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신비하면서도 슬펐거든요. 오래 전, 두 사람은 첫사랑이었지만 수많은 엇갈림과 오해 속에 헤어졌고, 박승일 선수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코치로 데뷔하자마자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고,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인을 놓아 주려 이혼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일도 할 수 없게 되어 고통의 투병 생활로 접어들 무렵,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TV에 소개가 되었지요. 어렴풋하지만 저도 5년 전쯤에 그 방송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방송을 보고 첫사랑 그녀가 방송국에 수소문을 하여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미 병세가 깊어져 침대에 누워만 있는 상태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났지요. 그 상태에서 박승일은 "나와 다시 시작해 줄래?" 하고 물었고, 그녀는 "그래!" 하고 대답했다는군요. 그 이후로 김중현씨는 움직일 수 없는 박승일 선수의 곁을 5년 동안 지키며 병간호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랑을 기적이라는 단어 외에는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도 있을 만큼, 오래 지속되는 병간호는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든 것입니다. 더구나 박승일 선수는 결혼까지 했던 아내를 자신의 병 때문에 구속하고 싶지 않아 떠나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오래 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첫사랑에게, 이미 병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 줄래?" 하고 청했다는 것도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그 프로포즈를 선선히 받아들여 모든 아픔을 함께 짊어지기로 결심한 김중현씨의 선택이 놀랍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힘든 생활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언제나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박승일 선수와 김중현씨의 이야기는 가슴을 세차게 울리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수영이가 "언제 결혼하세요?" 물으면 김중현씨는 "오빠가 일어나면 해야죠." 라고 대답한다는군요.

박승일 선수가 특별히 '강심장'을 좋아하고 즐겨 본다 해서, 수영은 이번 출연을 계기로 특별히 그의 사연을 소개하려 마음 먹고 나온 듯 했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루게릭병을 위한 전문요양소가 없어서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더욱 고통을 받고 있는데, 박승일 선수가 투병생활 중에 어렵게 쓴 책('눈으로 희망을 쓰다')이 판매되면 그 수익금 전부가 요양소 건립을 위해 쓰여진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수영은 박승일 선수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서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매번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지만, 오빠를 보면서 제가 더 위로받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어요. 저는 지금 오빠의 입이 되고 손이 되어, 여기 대신 나와서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오늘 메달을 따게 되면 꼭 오빠한테 드릴게요." 이번 주 '강심장' 메달은 수영의 차지로 돌아갔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요즈음 예능은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가지의 코드를 만족시켜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 벌써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진 명품 예능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 터라, 시종일관 웃음으로만 흐르면 너무 가볍게 느껴지고, 지나치게 감동 쪽으로 기울어지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강심장'에서 드러낸 수영의 예능 감각은 웃음 면에서나 감동 면에서나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신세대 예능의 여신(女神)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어요.


물론 박승일 선수의 사연을 소개한 수영의 마음은 지극히 순수한 것이었을 뿐 예능의 재미와 화제성을 노리고 계획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그녀의 진솔한 토크는 '강심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수준마저 한 단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녀의 고운 마음과 뜨거운 열정에 경의를 표하며, 박승일 선수의 쾌유와 그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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