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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영원한 1인자 유재석의 희생 정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한도전' 영원한 1인자 유재석의 희생 정신

빛무리~ 2010. 12.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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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달력 모델 특집이 드디어 끝을 맺었습니다. 너무 오래 지속된 관계로 막판에는 지루하다는 평가도 들려왔지만, 저에게는 매회 새롭고 재미있는 아이템이있어요. 마지막 12월의 테마는 '웃음'이었습니다. 역시 '무한도전'은 본분을 잊지 않았군요. 녹록치 않은 사회비판 의식을 보여 왔지만, 그래도 본질은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대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다시 상기시키는 주제였습니다.

하하는 '웃음 속에 담긴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억지로 눈물을 흘렸는데, 심사위원에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눈가와 입가의 표정이 부자연스럽고 전체적으로 너무 가식적이라는 거였지요. 눈물을 짜내려고 손가락으로 눈을 콕콕 찌르고 일부러 구역질까지 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약간 섬뜩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역시 전문가의 눈은 매서웠습니다. 하하가 제출한 또 한 장의 사진은, 언제나 웃음의 소재로 사용되곤 하는 자신의 작은 키를 이용하여, 사실은 그것이 깊은 컴플렉스와 상처임을 드러내는 것임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킬힐 신은 뒷모습' 사진이었는데, 첫번째 사진의 반응보다는 나았으나 강한 임팩트를 주는 데에는 실패한 느낌이었습니다.


박명수는 찰리 채플린으로 분장하고 두 장의 사진을 제출했는데, 저의 무딘 눈에는 박명수가 언제나 보여주던 표독스런 표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에, 신선한 느낌이나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아주 좋게 본 모양이었어요. 눈빛이 마음에 든다고들 하더군요.

유재석은 진솔한 웃음을 표현한 3장의 사진을 제출했습니다. 진짜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유재석은 수차례 정준하와 통화도 했고 길의 누드사진을 보기도 했습니다. (아, 화면에 잠시 비췄을 뿐이지만 길의 '꿀단지' 뒷모습 사진은 정말 웃기더군요..;;) 맨 처음의 어색한 웃음에서 차츰 속에서 끌어올려지는 진짜 웃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아낸 유재석의 사진은 평온하면서도 가장 역동적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1등이었어요.


드디어 결과 발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1위에게는 달력 표지 모델의 영광과 더불어 한 냥의 순금이 상으로 주어지고, 2위에게는 누드 촬영 면제권이 주어지는 만큼 긴장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3위를 하면 이제껏 탈락한 동료들과 더불어 꼼짝없이 누드 촬영을 해야 하는 셈이었으니까요. 유재석은 '저쪼아래'라는 별명이 있으니 만큼 누드 촬영이 더욱 부담되었을 것입니다. (대체 얼마나 아래쪽에 있길래?;;)

결국 1위의 영예는 박명수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유재석이 2위, 하하가 3위였습니다. 2위를 한 유재석이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뛰면서 기뻐한 반면, 우승자 박명수는 낯설게 느껴질 정도의 진지함과 겸손함을 드러냈습니다. 보통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 생활의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표출하며 마치 결혼을 후회하는 것 같은 모습도 많이 보여 주었는데, 그 모든 것은 설정이었을 뿐이고 속으로는 무척이나 아내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그 모습은 많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달력 모델 특집'을 마무리하면서 제 가슴을 울컥하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유재석이었습니다. 그가 왜 1인자인지, 앞으로도 영원한 1인자일 수밖에 없는지를 절절히 깨달았거든요. 탈락한 멤버들이 누드 촬영을 하는 모습을 유재석은 킥킥대며 구경하고 있었는데, 최고의 리액션과 웃음소리와 장난기를 섞어 주면서 방송에 활력을 더하는 모습만 보아도, 그가 단순히 재미삼아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멤버들의 개인 촬영이 끝나고 단체 촬영을 하는데, 한 자리가 허전하게 빈다면서 유재석을 끌어들이려는 분위기가 된 것입니다.

유재석이 누드 촬영을 얼마나 진심으로 꺼리고 부담스러워했는지, 지난 수개월 동안 꾸준히 보아 온 저로서는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이번에는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재석은 오래 망설이지도 않고 못 이기는 체, 선뜻 옷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런 유재석의 모습에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2위를 했다고 그렇게 펄펄 뛰며 좋아했던 이유가 바로 누드 촬영 면제권 때문이 아니었나요?


처음에는 상의만 벗으라고 하던 동료들은 단체 사진에 걸리적거리니 하의도 벗을 것을 종용했고, 결국 유재석은 바지까지 벗고 동료들과 평등한(?) 몸이 되어 누드 촬영에 동참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처음부터 저럴 생각으로 함께 있었던 거구나!" 라는 깨달음이 오더군요. 1인자 유재석은 '달력 모델' 프로젝트의 마지막 촬영에서 홀로 밖에 서 있을 생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특권을 얻어냈으나, 그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동료들과 힘든 일을 나누려고 했던 거죠. '저쪼아래'의 수치심도 그의 책임감과 동료애를 밀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꼭대기에 서서 남을 부리려고만 하는 1인자는 얼마 못 가서 추락하게 마련입니다. 이는 방송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 생활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에게서 들은 말인데, 지도자의 위치에 선 사람은 항상 "나를 따르라!" 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더군요. 가만히 앉아서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앞장서서 모든 일을 수행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뒤를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드 촬영 도중에 비춰진 유재석의 얼굴을 보니 민망함에 벌겋게 상기되어 있더군요. 그러면서도 기꺼이, 피할 수 있었던 고난을 멤버들과 함께 하는 유재석은 진정한 1인자였습니다. '달력 모델' 특집을 마무리하며 유재석이 보여준 희생 정신은, 그가 어째서 영원한 1인자일 수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증명해 주었습니다.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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