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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늘 밤이면 '선덕여왕'을 볼 수 있겠네요. 그 생각을 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조차 왜 이리 지루할까요? 기다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 기준으로 매겨진 인기순위 캐릭터 열전이나 끄적거려 볼까 합니다. 제가 여성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성 캐릭터 쪽에 훠얼씬 눈길이 가는지라 (-_-;;) 여성 캐릭터는 난중에 난중에 생각해 보기로 쭈욱 밀어놓고 우선 귀염둥이(?) 남성 캐릭터들 먼저 한 명씩 찰칵찰칵 떠올립니다. 1. 매혹(魅惑) 비담 (김남길) 대한민국 여성 중에서 현재 비담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ㅋㅋ 저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안 좋아하고,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누군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하는 독특한 성격이지만 유독 이 비담이라는 인물의 매혹은 거부..
1박 2일 예천편 2부를 보면서 문득 강호동의 캐릭터가 예전과는 거의 180도로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변해 왔기 때문에 뚜렷하게 인식을 못 했었는데, 한자쓰기 문제를 풀면서 3년 전 '1박 2일'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 '준비됐어요'의 한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순간 예전의 강호동은 분명 지금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3년, 아니 2년 전까지만 해도 강호동은 카리스마와 폭력(?)으로 군림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것은 유재석과 콤비를 이루어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던 '공포의 쿵쿵따' 시절부터 그의 이미지였지요. 항상 당하는 약자 유재석과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 강호동의 조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이후로도 쭉 그..
내가 평소 '세바퀴'를 시청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오락프로 중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세바퀴'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을 '아줌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한데, 나는 아줌마 중에서도 '할머니' 선우용녀씨의 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세바퀴'의 MC와 고정패널 모두를 통틀어 없어서는 안될 꼭 한 명을 꼽으라면 나는 선우용녀씨를 꼽을 것이다. 선우용녀씨가 방송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은 없지만, 아마도 손주가 있으실 것 같다. 명실상부한 '할머니' 이신데 저토록 예쁘시다니... 타고난 아름다움만으로 노년까지 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터이다. 그간 방송에서 보여주셨던 티없는 밝음이 그대로 삶 속에 투영되어 저 미소에 묻어나는 듯하다. '아줌마..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로서 활동해 온 정윤호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엄청난 이슈를 몰고 왔던 '맨땅에 헤딩' 1,2회가 방송되며 베일을 벗었다. 시청자들의 의견은 희망적인 쪽과 부정적인 쪽으로 나뉘는 듯하다. 그 중에 나는 희망적인 쪽이다. 내가 '맨땅에 헤딩'이라는 드라마의 미래를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첫째, 경쟁작인 '태양을 삼켜라'와 '아가씨를 부탁해'가 초반의 엉성한 전개로 인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둘째, 은근히 염려했던 정윤호의 연기가 예상외로 시원스럽고 괜찮아 보이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셋째로는 매우 감칠맛나는 조연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 박철민 (배역 :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홍상만) 무조건 차봉군이 데려 와~ '베토벤 바이..
"뭍이라고 이곳보다 나을 건 없단다. 중요한건 마음이지...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는 한 몸뚱이가 어디엘 가 있어도 다 똑같을 뿐이다." 윌리엄과 박규를 떠나보내고 하루하루 시름에 잠겨 뭍으로 따라갈 생각뿐인 버진에게 미치광이 노인으로 위장한 광해군 할아버지가 타이르십니다. 아직 어려서 그 말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버진이를 보고는 껄껄 웃으며 수염을 날리시는 임금 할아버지는 약간 신선같아 보이더군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가 모든 것을 다 잃어 본 적이 있는, 그 이후 마음을 비워버린 자의 가벼운 웃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꼭 그 푸른 눈 소나이 때문인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라는 질문을 받자 펄쩍 뛰면서까지 박규에 대해 끌리는 감정을 극구부인하는 버진이의 마음은 알쏭달쏭하더군요. 푸른 ..
"이건 말 그대로 그물이야, 그물... 어부가 고기를 잡듯이 화랑 낭도들이 신라의 그물이 되어서 백제 놈이고 고구려 놈이고 싹 다 잡아들이라는 거지." 놀랍습니다. 입에 담기조차 두려워할만한 엄청난 대업(大業)이요, 당대의 내노라하는 두뇌들이 단체로 골머리를 썩고 있으며, 미실이 장담하기를 그 누구도 맞히지 못할 거라 했던 그 문제의 답을 우리의 죽방 형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맞혀 버리시는군요. 신라(新羅)라는 국호의 세번째 뜻 말입니다.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 덕업일신(德業日新)에서 신(新)을 취하고, 망라사방(網羅四方)에서 라(羅)를 취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라 하니(삼국사기) '새로운 그물'이라, 알고 나서 보니 매우 노골적인 국호로군요. 첫째 무력을 증진하고, 둘째 신흥세력을 키워서..
기다리고 있던 '지붕뚫고 하이킥' 첫방송이 전파를 탔다. 이순재 옹을 제외하고는 그간 시트콤을 통해 낯익은 얼굴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있는 터라 약간 허전한 마음을 안고 시청했는데, 의외로 1회에서 낯익은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물론 카메오였지만 말이다. 반가운 얼굴 첫번째는 '똑바로 살아라'에서 노주현의 머리 나쁜 아들로 나왔던 노형욱 군이었다. 그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이름은 김형욱이었는데, 워낙 노형욱이라는 이름으로 인지도가 생기다보니 아예 이름을 노형욱으로(예명) 바꾼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친구도 85년생이니까 벌써 25세의 어른인데 아직도 집안의 골칫덩이였던 막내 형욱이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맨날 샐샐거리고 웃기만 하던 둘째누..
한혜숙은 작가 임성한의 작품에서 어머니 역으로 단골 출연하는 연기자입니다. '인어아가씨'에서는 은예영(우희진)의 어머니로, '왕꽃선녀님'에서는 주인공 윤초원(이다해)의 어머니로, '하늘이시여'에서는 역시 주인공인 이자경(윤정희)의 어머니로 나왔었지요. 이제껏 그녀가 표현해 온 어머니는 지극한 모정이 흘러넘치는 헌신적인 어머니상이었고 동시에 기품도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비록 '인어아가씨'에서는 젊은 시절의 불륜으로 인해 남의 인생을 망쳐버린 악역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식인 예영(우희진)에게는 더없이 자애로운 어머니였고, '왕꽃선녀님'에서는 피도 섞이지 않은 초원(이다해)을 어려서부터 지극정성으로 길렀으며 나중에 초원이 무병에 걸려 주변의 배척을 당할 때에도 늘 자식의 편에 서서 따뜻하게 감싸주던 어머니였지..
1박 2일 글로벌 특집이 우리에게 것들을 남겨준 것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우리 사이에 벽이 될 수 없음을 알려주었고 강호동에게는 소중한 동생들과 외국인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축하받은 40번째 생일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친구와 함께 한 추억은 행복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무엇보다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친구들을 남겨주었다. ........ 그리고, 이제 그들이 찾아가는 곳은 빛바랜 사진 속이다. 7080 추억 속으로... 시간이 멈춰있는 그 곳. 경북 예천. 자연이 만들어 준 놀라운 선물, 육지 속의 섬마을 회룡포도 구경하고 서툰 솜씨로 뽑기도 만들어 보고 인심 좋은 어머님께 비빔밥도 얻어 먹고 재래식으로 참기름 짜내는 모양도 구경한다. 말로만 듣던 5일장에서 소소한 물건들도 사 보고 재래식 ..
'탐나는도다' 9회는 온통 애절한 눈물로 얼룩졌습니다. "암행어사 출두요~!" 시원스런 외침소리와 함께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버진과 윌리엄은 극적으로 살아났고, 언제나 멋진 박규 도련님은 구원자로서 더욱 환한 빛을 내뿜었지만, 기쁨은 잠시뿐이고 뒤이어 찾아온 것은 애간장 끊어지는 이별의 슬픔이었습니다. 버진과 윌리엄과 박규, 그들은 모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눈물을 보면서 저 또한 무의식중에 눈물이 흐르던 것은, 아마도 그들과의 이별이 너무 빨리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토록 사랑스런 그들이 한동안 우리 곁에 더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기종영이라니... 너무 때 이르게 찾아오는 이별은 견디기 힘들 만큼 아프니까요. 제주목사에게 왕패(마패)를 전달하러 갔던 두 명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