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 슬픈 동화 속 해리 공주님 이야기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슬픈 동화 속 해리 공주님 이야기

빛무리~ 2010. 1. 13. 08:00
반응형


옛날 옛날에... 아니, 그렇게 옛날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해리라는 어린 공주님이 살았어요. 공주라고 하니까 아주 예쁘고 사랑도 듬뿍 받았을 것 같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해리 공주는 그렇지를 못했어요.


해리 공주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큰 회사의 사장님과 부사장님이에요. 임금님처럼 돈이 많아요. 그래서 언제나 해리 공주는 예쁜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냥 그것뿐이었어요. 해리네 나라보다 더 가난한 이웃나라 왕자님과 공주님은 모두 가족들과 어울려 재미있게 노는데, 그 커다란 궁궐같은 집안에서 해리 공주는 늘 혼자예요.


심지어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아빠와 엄마는 해리를 혼자 놔두고 둘이서만 저녁을 먹으러 나갔어요. 할아버지도, 삼촌도 모두 여자친구가 있어서 자기들만 행복했을 뿐, 아무도 해리 공주를 기억해주지 않았어요. 만약에 동갑내기 하녀 빵꾸똥꾸 신애가 없었더라면 해리 공주는 혼자 울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신애의 언니인 하녀장 세경을 위해 해리 공주의 오빠인 준혁 왕자가 만들어 준 크리스마스 트리는 참 예뻤어요.

해리 공주는 항상 외로웠어요. 맛있는 갈비를 먹고 또 먹어도 매일 심심하기만 하고, 늘어가는 것은 변비의 고통뿐이었지요. 그래서 해리는 매일 거울을 보면서 혼자 놀았어요. 거울 속의 자기 자신밖에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거울 공주가 되어버린 거예요. 매일 갈비만 먹고 변비에 시달리다 보니 점점 더 통통해지고 얼굴은 동그랗게 되어 버렸지만, 거울 속의 자신하고만 놀다보니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예쁜 것만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웃나라의 세호 왕자님이 놀러 왔어요. 오빠인 준혁 왕자의 친구라서 자주 놀러오는 세호 왕자님은 너무 착해서, 한때는 해리 공주에게 정말 친절하게 잘 대해주고 잘 놀아주었는데, 백김치를 좋아한다면서도 해리 공주가 입으로 빨아서 깨끗하게 만들어준 새하얀 백김치를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그만 사랑하던 두 사람은 빵꾸똥꾸의 원수지간이 되고 말았었지요.


그런데 세호 왕자가 이렇게 춤을 잘 추는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얼굴은 곱게 생겼는데 춤추는 모습은 월드스타 비처럼 박력이 넘쳐요. 해리 공주는 예전의 잘못을 용서하고 세호 왕자를 다시 받아주기로 결심했어요. 임금님이신 할아버지도 워낙 세호 왕자를 자주 칭찬하고 좋아하시는지라, 공주가 마음만 먹으면 나중에 커서 세호 왕자와 결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세호 왕자는 해리 공주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을 하네요. 그 이유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래요. 해리 오빠인 준혁 왕자의 후계자 수업을 위해, 이웃나라 말을 가르쳐주러 오는 외국인 하녀장 황정음을, 바로 세호 왕자가 사랑한다는 거예요.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일이었어요.


게다가 준혁 왕자는 매정하게도 해리 공주보다 정음 하녀장이 더 예쁘기 때문에, 절대로 세호 왕자의 마음을 뺏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하네요. 가끔씩 사춘기의 왕자님들은 별 생각 없이 어린 동생에게 못된 말을 해서 상처를 주곤 하는데, 준혁 왕자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주변의 모든 여자들 중에 해리 공주가 제일 못생겼다는 심한 말을 하네요. 정음 하녀장만이 아니라 엄마도, 빵꾸똥꾸 신애도, 세경 하녀장도 모두 해리보다는 예쁘대요.


해리 공주는 고민에 빠졌어요. 매일 거울 속의 자신과 놀면서 한 번도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정말 세호 왕자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는 걸까요?


괴로워하던 해리 공주에게 구원자가 나타났어요. 바로 정음 하녀장이 살고 있는 그 나라의 임금이신 자옥 여왕님이었어요. 자옥 여왕님은 해리 공주에게 '미인형 월드컵'을 제안하셨어요. 주변의 모든 여자들을 두 명씩 짝지어서 누가 더 예쁜지 비교해 나가다가 맨 마지막에 누가 남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었어요.

얼굴이 빵빵한 빵꾸똥꾸 신애가 제일 먼저 탈락했어요. 그 다음 차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생긴 세경 하녀장이예요. 해리 공주에게 누구보다 복스럽고 예쁘게 생겼다고 칭찬해 주신 자옥 여왕님이, 해리 공주의 눈에는 너무나도 예뻐 보여요. 여우같이 생긴 이웃나라 식객 유인나는 여왕님의 상대도 되지 않아요.


그런데 해리 공주의 친구인 소정 공주는 정음 하녀장과의 대결에서 패배하고 말았네요. 자옥 여왕님이 말씀하시길, 정음 하녀장처럼 이목구비가 큰 사람들은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얼른 보기에는 예뻐 보이지만, 볼수록 질린다고 하셨어요. 똑똑한 사람은 금방 질리고 멍청한 사람은 오래 걸린대요. 다행히 세호 왕자님은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니까 금방 질릴 거예요.

정음 하녀장은 자옥 여왕님과의 대결에서 패배하여 떨어졌고, 엄마인 현경 왕비도 해리 공주에게 패했어요. 이제 자옥 여왕님과 해리 공주 둘만 남았네요. 그런데 아무리 안하무인인 해리 공주이지만, 못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잔뜩 괴로워하던 자기에게 가장 예쁘다고 칭찬하며 용기를 북돋워 주신 자옥 여왕님에게 "제가 더 예뻐요!" 라고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인형 월드컵 우승은 자옥 여왕님에게 돌아갔어요.


하지만 예쁜 얼굴 만큼이나 착하신 자옥 여왕님은 해리 공주를 다시 격려해 주셨어요. 해리 공주는 자옥 여왕님과 결승에 오를 정도로 예쁘기 때문에 결국 세호 왕자는 해리 공주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정음 하녀장이 금방 질리는 얼굴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거라고 말이에요.


해리 공주는 기다렸어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세호 왕자는 질리는 것 같지 않았어요. 아무리 때리고 다그치고 떼를 써봐도 소용 없었어요. 세호 왕자 눈에는 해리 공주보다 정음 하녀장이 정말 더 예쁜가봐요. 그래서 해리 공주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어요. 성형외과를 찾아가서 정음 하녀장의 사진을 내밀며, 나중에 이렇게 고칠 수 있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많이 상처받았어요.


하지만 더 슬픈 건, 정음 하녀장보다 예쁘지 않은 해리 공주의 얼굴이 아니었어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쁜 얼굴이 아니라 착한 마음씨라는 사실을, 해리 공주에게 가르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현실이었어요. 그래서 오늘도 해리 공주는 비뚤어진 성격은 고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예쁘지 않은 얼굴만 걱정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이렇게 슬픈 공주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나요?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의 이야기보다도 더 슬픈, 오늘도 한없이 외로운 해리 공주의 동화였어요.


* 다음글 : '하이킥' 세경과 지훈과 준혁... 또 비껴가는 그들의 일기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