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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그래도 고마웠어, 칠봉아! 본문

종영 드라마 리뷰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4' 그래도 고마웠어, 칠봉아!

빛무리~ 2013. 12. 22. 09:50

 

 

사람마다의 취향 차이겠지만, 솔직히 나는 한 번도 쓰레기(정우)에게서 '남자'의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쓰레기는 언제나 '오빠'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하고 든든하고 좋은 '오빠'일 뿐이었다. 그런데 칠봉이(유연석)에게서는 언제나 '설렘'이 느껴졌다. 사실 원래의 내 성격대로라면 일방적인 사랑 고백 이후 일방적으로 키스를 해버리는 식의 제멋대로인 행동은 몹시 싫다고 느껴져야 마땅했다. 더구나 그 때 성나정(고아라)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입술을 마구 들이밀던 스무 살 칠봉이의 행동은 심히 무례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칠봉이가 싫지 않았다. 나정이는 안 그랬지만, 나였다면 그 키스 한 방으로 마음을 바꿔버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칠봉이는 '남자'로서 매력적이었다.

 

종영을 2회 앞둔 상황에서 '응답하라 1994'의 떡밥 투척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18~19회를 보면 성나정의 남편이 무조건 칠봉이일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나는 젇답이 쓰레기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아무 반전 없이 순탄하게 결혼까지 달려가면 재미 없으니까, 막판에 대형 떡밥 하나 정도는 던져주는 게 시청자를 향한 드라마 제작진의 예의(?)일 테니까. 어찌 보면 칠봉이가 참 불쌍하기도 하다. 그 싱싱한 20대 초반의 황금기를 오직 성나정만, 자기한테 눈길 한 번 주지도 않는 그녀만을 해바라기하느라 목이 돌아갈 지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멋지고 좋은 남자에게 걸맞는 짝이 없을리가 없지. 칠봉이는 나정이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여자를 만나서 안식처를 찾을 수 있을 게다. 13년 후, 쓰레기와 나정이의 집들이에 가서 오래 전에 자기가 선물했던 야구공을 집어들며 감회에 잠겨도, 한치의 쓰라림이나 서러움이 없을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게다.

 

 

그래도 나는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그 해 겨울의 설렘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지구 멸망이 오든 안 오든, 20세기를 마무리하는 그 시각에는 무조건 하숙집에 다 같이 모여서 술 한 잔을 나누기로 했던, 그 약속을 잊지 않은 사람은 두 명이 더 있었지만 칼 같이 지킨 사람은 오직 칠봉이뿐이었다. 빙그레(바로)는 기억했지만 별로 지킬 뜻이 없었고, 삼천포(김성균)와 조윤진(도희)은 빙그레에게서 듣고서야 기억했으며, 해태(손호준)는 첫사랑 애정이(윤서)를 다시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바람에 다른 데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19회 말에서야 비로소 드러났지만 쓰레기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얄궂은 교수님의 호출과 설상가상 겹치는 교통체증과 접촉사고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나정이 혼자서 준비해 간 맥주, 소주, 막걸리를 혼자 다 마셔버릴 뻔했는데, 다행히도 칠봉이가 나타났다.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위로 운동선수답지 않게 햐얗고 말끔한 그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얼마만의 귀국인데, 메이저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는 국민영웅 칠봉이가, 공항을 나서기 무섭게 밀물처럼 몰려드는 팬들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얼굴이 남아나지 않을 지경인 스타 중의 스타 칠봉이가, 한국 땅을 밟자마자 처음으로 생각하고 발걸음을 향한 곳은 바로 신촌하숙이었다. 3년 전의 약속... 그리운 친구들... 그리고, 나정이... 사랑이 이루어지든 아니든,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겠다 생각하니 그래도 마음이 좀 놓였다. 꿈에 그리던 그녀와의 재회... 더욱이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 단 둘만의 재회... 일 년을, 아니 한 세기를 보내며 단 둘이서 나누던 알싸한 술 한 잔, 흰 눈 흩날리던 그 날의 따끈한 라면 한 젓가락... 비록 헤어지더라도 그 때의 기억만은 정말 예쁘고 아름답게 남을 것 같았다.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잔인하게도 칠봉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15일뿐이었다. 그녀와 함께 할 시간도, 사랑을 표현할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칠봉이는 용감하고, 적극적이고, 능청스러웠다. 이미 운전면허를 갖고 있으면서, 급할 때는 자유자재로 차선을 바꾸며 다른 차들을 추월해서 달릴 만큼 베스트 드라이버면서, 아직 면허가 없는 양 나정이를 속인 이유는 오직 그녀와 함께 있기 위해서였다. 호주에서 2년간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정이는 지방에 내려가서 시험을 보면 속성으로 면허를 딸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당장 실행에 옮기는데, 그 좋은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을까? 칠봉이는 자기도 면허시험을 본답시고 나정이와 함께 무려 세 번이나 지방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솔직히 나도 서울에서는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대구광역시의 한 구석에 위치한 면허시험장을 물어물어 찾아가 속성으로 운전면허를 땄던 경험이 있다.

 

 

나정이가 학과 시험, 기능 시험, 도로주행 시험을 모두 한 번에 착착 붙는 동안, 칠봉이는 학과에만 연거푸 3차례나 떨어졌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녀를 쫓아다녔다. 바보 멍청이라고 나정이가 구박을 해도 마냥 좋았다. "그 머리로 야구는 우찌 하노?" 나정이가 구박하면 뻘쭘하게 웃으면서 "그래도 나 야구는 잘해!" 라고 소심하게 항의했다. 나정이는 친구가 시험에 떨어져서 안타깝고 속타는데. 칠봉이는 그 옆에서 진짜 바보처럼 헤벌쭉 웃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나정이 아빠 성동일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급히 수술에 들어가야 하는데, 나정이 엄마 이일화는 먼 곳에 발이 묶여서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위해서는 보호자 사인이 필요한데 좀처럼 택시는 잡히지 않고, 초보운전자 성나정은 멘붕 상태라서 핸들을 잡을 수조차 없었다. 그 때 운명처럼 곁에 있던 칠봉이가 말했다. "키 줘봐, 얼른!" 그리고 스릴 넘치는 한밤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칠봉이 덕분에 성나정은 늦지 않게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 있었고, 성동일의 수술은 무사히 치러졌다. 안심해도 좋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잠시 숨을 돌리던 나정은, 문득 칠봉이 괘씸한 놈이 자기를 속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그의 지갑을 빼앗아 면허증을 확인한다. '미안... 내가 말을 하려고 했는데..."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펄펄 뛰는 나정에게 칠봉이가 말했다. "그럼 어떡하냐? 난 보름 후면 다시 미국에 가야 되고, 시간은 없는데... 그래, 일부러 그랬어. 이번에 놓치면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거든. 혹시 기억하니? 몇 년 후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 때 네 곁에 아무도 없으면 우리 연애햐자고 했던 말... 나정아, 난... 네가 너무 좋다.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았고, 지금도 좋아!" 아, 그 머나먼 곳에서 피부색 다른 사람들과 힘겨운 나날을 버텨내며 오랫동안 고이 간직해 온 칠봉이의 첫사랑은 풋풋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사랑의 고백은 너무 아팠다. 배경 음악으로 깔리던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처럼.

 

성동일이 입원한 병원은 현재 쓰레기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이었다. 성동일이 사고를 당하고 실려왔을 때, 쓰레기는 교수님의 수술에 동참하느라 연락을 받을 수가 없었다. 뒤늦게 동료로부터 소식을 전해듣고 급히 달려오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그 앞에는 나정이와 칠봉이가 서 있었다. 운명은 그렇게 잔인하고, 지독하고, 힘이 셌다. 2년 전, 청첩장까지 돌린 상황에서 나정이가 취직이 되고 하필 해외 근무로 발령이 나서 결혼을 미루게 되었던 것도, 서로의 바쁜 생활에 치이다 보니 연락이 뜸해지고 어정쩡하게 헤어져 버렸던 것도, 20세기의 마지막 날 접촉사고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것도 모두 잔인한 운명이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세 사람이 만나는 그 순간이 훨씬 더 잔인했다.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희망이나 주지 말 것을, 하필 이처럼 설레고 행복한 순간에 딱 마주치다니!

 

 

사실 나정이와 쓰레기의 이별은 누가 봐도 억지였다. 수십 년을 남매처럼 지내면서 가족처럼 깊은 정을 쌓았던 그들이, 쓰레기의 지방 근무 때문에 몇 년씩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도 서로의 굳건한 마음을 믿으며, 변하기는 커녕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던 그 특별한 연인이, 고작 2년 동안 얼굴 못 본다고 흐지부지 헤어진다는 게 말이 되나? 설령 연애감정이 식었다 해도 오빠 동생으로는 자연스럽게 만나야 정상인 관계였다. 그런데 별 이유도 없이 헤어지고, 원수진 것도 아닌데 가족들과 주변인들마저 서먹서먹해질 만큼 두 사람은 아주 이상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성동일이 쓰레기를 만나서 아들처럼 여겼던 너를 잃을까봐 두려웠다고 털어놓을 때도, 그 앞에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쓰레기가 눈물을 흘릴 때도 별로 울컥하거나 공감이 되지 않은 것은 이별의 당위성이 없어서였다. '그냥 다시 만나면 되잖아, 왜들 오버하고 저래?' 이런 생각이 들 뿐이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절묘한 우연과 기막힌 타이밍과 정교한 반전으로 그들은 다시 만났다. 이것은 잔혹한 운명의 장난일 뿐, 나정이의 선택은 쓰레기일 것이다. 나 같은 시청자가 보기에는 칠봉이의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지만, 정작 성나정은 한 번도 칠봉이에게 눈길이나 마음을 준 적이 없다. 이제 와서 그토록 사랑한 쓰레기 오빠의 애틋한 눈빛을 뒤로 하고 칠봉이와 결혼한다는 것은 당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예고편을 보니 칠봉이의 어깨 부상이 악화되어 선수 생활을 접게 되는 것 같던데, 우리 칠봉이 가여워서 어쩌나? 물론 그는 다시 일어설 것이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겠지만, 일과 사랑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고통받던 청춘의 기억은 다시 돌이켜 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 왜 너만 보면 웃음이 나지?" 하고 처음 고백하던 순간부터 나는 언제나 칠봉이 때문에 설렜다. 나정이와 쓰레기가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 쓰레기에게 야구공을 건네주면서 언젠가 그녀를 빼앗아 오겠다는 식으로 말하던 모습은 아주 실망스럽고 찌질햇지만, 그건 떡밥 투척을 위한 제작진의 무리수였을 뿐 칠봉이가 원래 그런 녀석은 아니었다. 나정이와 함께 갔던 영화관에서 우연히 스포츠신문 기자와 마주쳤을 때, 아직은 자기 혼자 좋아하는 것일 뿐 서로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 제발 기사는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칠봉이는 멋진 남자였다. 일방적으로 키스를 퍼붓던 스무 살의 열정을 뒤로 하고, 이제는 상대를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속 깊은 어른이 된 것이다. 비록 사랑의 승리자는 못 될 지언정, 그래도 너 때문에 행복했다. 고마웠어, 칠봉아!

 


24 Comments
  • 보헤미안 2013.12.22 12:59 응답하라의 제작진이 과한 욕심을 부리는 거 같아 아쉽습니다...
    저번 방송사고도 그렇고 스토리상 나레기 커플의 헤어짐의과정의 무리수도 그렇고
    어떻게든 두개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려는 모습이 이제는 안타까워요..
    저한테는 칠봉이나 쓰레기나 ..쿄쿄☆ 둘 다 멋진 남자네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2 17:43 신고 제작진의 과한 욕심이 참 안타깝습니다..;;
  • Favicon of http://devotionnoath.tistory.com/ BlogIcon 글벌레 2013.12.22 14:55 제작진이 가장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캐릭터가 칠봉이였던 거로 보입니다 .

    화면에 등장하는 비율로 보아도 그렇고 ,
    하숙생 모두가 각자 사연과 이야기가 있지만 , 칠봉이는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다는 거도 그렇고...

    결국 시청률을 위한 소모품 , 정치판에서 가끔 불쏘시개라고 표현하는 그런 역을
    칠봉이가 한 거로 보이는데요 ....

    그 정도가 지나치다 보니 불쏘시개는 커녕
    타오르려는 시청률에 뿌리는 차가운 물이 된 게 칠봉이로 보입니다 .

    결국 칠봉이는 영구나 아이스맨도 못 되고
    땡칠이가 되고 말았고요 ...(영구가 늘 찾던 땡칠이 실제로 보신 적은 없으시죠 ? ㅠ ㅜ)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2 17:51 신고 제 생각엔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은데요..ㅎㅎ
    생각의 차이는 당연한 일인데 솔직히 오늘 글벌레님이 올리신 글은 너무 과하고 격해서 읽기가 심히 불편하더군요.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더 흥분하신 듯 표현이 아주 민망해서 죽을 지경.. ㅜ 그래서 추천 안했어요. ㅎㅎ
  • Favicon of http://devotionnoath.tistory.com/ BlogIcon 글벌레 2013.12.22 18:25 음 ,, 표시가 많이 났나 봅니다 ...

    사실 글 쓰면서 화나 있었습니다 .

    저는 응답하라 1994 16회와 17회를 보면서는
    이제야 이야기가 정상 궤도로 돌아가려나 보다 했는데

    그래서 칠봉이에게도 멋진 이야기 하나쯤 만들어 주려나 보다 했는데.......

    그래서 HD로 본방을 본 처지에는 1,200원 X 2 해서 다운로드 한다는 거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음에도 응사 16회와 17회를 다운로드 해서 선명한 화질의 사진들을
    첨부하면서 리뷰를 쓰기까지 했는데....
    (700원하고 1200원은 , 다운로드 할 때 부담이 많이 틀리더라고요 .)

    18회와 19회를 보고 나니 정말 화가 나더군요 ...

    지금까지 전개로는 쓰레기랑 칠봉이가 2013년에 함께 있는다는 건
    최근에 뭐라나 공주에서 ex-husband랑 남편이랑 한집에서 산다는 거랑 거의 같은 수준처럼 느껴졌거든요 ...
    (물론 뭐 전 일일연속극들은 본방을 못 보는지라
    뭐라나 공주도 단 한 회도 본방을 본 적은 없지만 .....기사랑 리뷰들 통해 보니 홍당하더군요 ..)

    그러다 보니 글을 좀 승질부리면서 썼는데
    글이란 것도 그렇더군요 ....

    승질 부리다 보니 써갈 수록 성질이 더 나는 게 ㅠ ㅜ
    제어가 안되었어요 ㅠ ㅜ
  • 칠봉을 사랑한 여인 2013.12.22 21:40 또 눈물이 납니다..내생각과 100프로 똑같네요..칠봉의 순수한 사랑이 가슴을 찢기도록 아프게해요..쓰레기..가만있다가 칠봉이만보면 정신이 드나봅니다..쓰레기 캐릭터 정말 최고인데...ㅜ.ㅜ 칠봉과의 씬에선 너무 비겁하네요..이번에 또 그런다면..쓰레기 미워할꼬야..그래도 님처럼 좋은여자만날거란 말이 눈에 안보이지만..그 생각하렵니당..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2 23:43 신고 그럼요. 칠봉이는 당연히 좋은 여자 만나겠죠. 어찌 안 그럴 수가 있겠어요? ^^*
  • 아방 2013.12.23 03:12 18화 보고 흥미진진하던 마음이 19화 보고 싸늘하게 식더군요.
    쓰레기와 칠봉이 투샷이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화룡점정을 기대했다가 용두사미를 보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드라마를 보는 자세에서 빛무리님과 저는 같은 듯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예단하자면... 빛무리님은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는
    편이십니다. 건조한 현실을 재현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하십니다.
    반면 저는 드라마에서 현실의 단면을 보고 싶어하는 편입니다.
    인간사의 묘사를 즐기되, 마음 속 보이지 않는 진실을 꽉 쥐어짜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인간의 본성을 터치하는 고전 작품과 인간사를
    기록한 역사를 좋아하는 성향을 드라마에도 그대로 투사하는 모양입니다.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재등장한 칠봉이를 보며.. 드디어 때를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 때가 아니면, 때를 기다린다"더니 이렇게 극적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수인사 대천명이라고...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되, 시와 운이 맞지 않으면 그뿐이라고
    쿨하게 던져버렸던 삼국지 관우의 자존자대함에 질려 하면서도,
    묘하게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와 닮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검증되지 않은 약을 함부로 썼다가 약효시간을 잘못 계산해서
    청소년 둘이 자살해버린 사건으로.. 의약품 사용 시 반드시 전문의사에게 상담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고전이지요. (농담입니다.)
    어쨌든 두 고전의 공통점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와 운이 맞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칠봉이에게 드디어 "시"가 왔으니.. "운"도 따르기를 기대했지요.

    개인적으로 사랑은 항상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저축이나 보험이 아닙니다.
    사랑은 영원해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지속되도록 가꾸어야 해서 아름다운 거죠.
    쓰레기는 시간의 힘 앞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허무하게 놓쳤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특별한 연인이었으나 전혀 특별하지 않게 헤어졌고.. 쓰레기는
    죄송하다고 질질 짜기만 했어요. 쿨하네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고...
    나정이는 94년의 그 사람이 아니라 첫사랑도 하고, 사회생활도 하여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성동일의 말대로 누구의 잘못도 아니죠. 그게 삶입니다.
    이제 칠봉이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3일 천하.... 그것도 칠봉이다운 면이 절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작 하는 말이 "우리 나중에 사귀는 사람 없으면 연인하자고 했잖아."
    5년동안 마음에 새기다가15일 휴가 받고 나온 사람이 이 순간에도 젠틀하냐...
    밀레니엄 전날.. 나정이와 만루홈런을 날렸으면 기세를 타고 타율을 유지해야지.
    하는 짓이 예정된 이별을 준비하는 양.. 포기할 명분을 마련하는 양..
    밋밋하기만 하다가 겨우 상승세를 타나 했더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삼자 대면.
    운이 없다 없다 하지만, 15일도 꽉 채워보지 못하고 곧바로 선택의 시간이냐..

    "운명은 지독하게 잔인하다"라고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이 참 못마땅했습니다.
    연탄불에 구공탄도 아니고.. 칠봉이는 또 한번 시작하는 사랑의 촉매제 역할만
    하는구나.... 아니 이럴 거면 남편 맞추기 놀이는 왜 하는데???
    물론.. 이런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상황도 현실이지요.
    5년, 10년 사귀면 무조건 결혼하나.. 오히려 대부분 헤어지더라.. 맞지도 않는
    도덕률로 인간관계를 포장하지 말라고.. 권선징악 소설 쓰나. 그게 주제라면
    차라리 반면교사를 보여주던가.. 이렇게 작위적이라니.. 건축학 개론 수준의
    완성도를 드라마에 바라는 게 그렇게 욕심인가... 건축학 개론도 흉내낼 수 없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투덜투덜..

    하다가.. 문득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왜 절이 나쁘다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청율과 광고수주율에 목을 매고 시청자 의견에 맞춰 쪽대본을 쓰는 게
    드라마의 현실인데..
    일개 시청자인 내가 왜 이러나.. 차라리 빛무리님이 훨씬 쿨하다.. 싶더군요.

    하여 응사가 잘 마무리 되기를.. 정우씨도 고아라씨도 나머지 배우분들도 드라마 후에
    팍팍 뜨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국 대중 문화의 힘!! 세계를 감동시킬 때까지 정진하십시오.
    더하여 빛무리님도 항상 가정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 성취하십시오.
    또 좋은 작품이 나오면 찾아뵙고... 그 때는 저도 조금 더 성숙해지고 조금 더 성공해 있기를 희망합니다. 행복하세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3 04:58 신고 아... 정말 흥미롭습니다. 위에 댓글 남겨주신 글벌레님의 시각과는 완전히 다른데, 그러면서도 19회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앙앙불락하시는 점은 똑같군요. 사랑이 움직이는 것인지 아닌지는... 저는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다 똑같다'와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명제에 있어서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은 모두 다르다' 쪽이고요, 이성간의 사랑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의 믿음에 있어서도 업무적인 성실함에 있어서도, 그 모든 분야에 있어서 사람은 제각각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후천적 영향도 있겠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천성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도 하고요. '사람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째서 그러는지 솔직히 저는 죽었다 깨나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뭐가 똑같다는 건지.. 아무리 봐도 사람은 모두 다른데!!!
    하여튼 아방님의 댓글이 저에게 참 위로가 되는 이유는, 19회를 보고 나서 사람들이 온통 나정이와 칠봉이를 욕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의아하게 여기던 제 마음이 아방님의 마음과 일정 부분 겹치기 때문이네요. 나정이가 일편단심 쓰레기 빠순이 모습을 잃었다 해도 겨우 24~25세 정도의 어린 아가씨로서 격랑 속의 사회생활에 치이고 시달리는 와중에 일시적으로 흔들렸을 뿐이며, 칠봉이는 바보처럼 맹목적인 사랑을 간직한 채 야구에만 몰입하던 녀석이고, 쓰레기는 어른들에 대한 죄책감과 의무감 때문에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예민하고도 소심한 남자일 뿐이었죠. 다 이해하려면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인데, 굳이 왜 욕하고 나쁘게 생각하는지 저는 알 수가 없더라고요.
    운명이 있는 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 물론 작용은 하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죽지 못해 살았다면, 요즘은 그래도 운명의 선량한 얼굴을 발견했기에 희망을 갖고 산다고나 할까요?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저는 무엇보다 그 시절에 즐겨 듣던 발라드 가요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던 시절인데, 음악을 듣다 보니 저절로 그리워지더군요. 젊음... 이라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그리움의 감정을 자극해서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았습니다. 행복과는 별개로 젊음에 대한 향수가 있기는 있는 것 같더라고요..^^
  • 아방 2013.12.23 12:42 운명이라... 분명 그런게 있습니다.
    예전에 빛무리님이 "울지마 톤즈"라고 소개해주신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찾아서 보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재방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 저게 그거구나....

    아마 3일 정도는 시도때도 없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가혹한 현실... 숭고한 희생에 울었던 것은 첫째 날 뿐이었고요.
    이틀째부터는 저 자신에 대해 울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었다.
    나도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눈으로 보았고.. 길을 알았음에도 선택하지 못하는 저의 비겁함에
    또 울었던 것 같습니다. 와이프와 아이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소중한 와이프와 아이들의 핑계를 대다니.. 이또한 비겁하다 싶어서
    더욱 더 초라해지는 것 같았지요. 며칠간 일이 손에 안잡히더군요.

    이런 게 운명이지요.. 지금의 저는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인간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나아가 주위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수준이 되길 희망합니다.
    아이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하길 바랍니다. 이태석 목사님에 비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일구고 싶습니다. 이런게 운명을 극복하는 것이지요.
    자기 그릇에 맞게... 그러나, 타협하지 않고 정진하면 됩니다.
    훗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겠지요. 쓰레기같이 살았는지 아닌지...

    칠봉이와 나정이를 욕하는 의견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각박합니다. 거래로 맺어진 인간관계에 매일매일 치입니다.
    그런게 아니겠지만... 사랑마저 덧셈뺄셈하는 채무관계처럼 분석하는 건 싫어요..

    결혼한지 10년이 넘었고, 저의 모든 재산은 와이프 명의로 바뀌어 있습니다.
    결혼하고 뺏긴 통장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고...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걸까요..
    그러나, 그런 걸로 다투는데 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도록 노력하지요.
    시쳇말로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가?"라니... 언제든 변하는게 사람이고 사랑인데,
    울타리 치고 담장 두른다고 양떼가 목장을 안 떠나나요..
    먹을 풀과 물이 있으니 떠나지 않는 거지요.
    사람이라고 다른 것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건 넌센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쓰레기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핑계대지 말죠.
    나정이가 쓰레기한테 돌아간다면 그것대로 복받은 겁니다.
    거기에 비하면 칠봉이는 참... 받는 것에 비해 주는게 많네요. 착한 녀석.
    그리고 나정이는? 양손에 떡을 쥐었는데, 어느 떡을 먹든 너님들이 무슨 상관?
    억울하면 당신도 양손에 떡을 쥐십시오. 안되면 되게 해요.
    그런게 남자이고... 그럴 수 있어야 멋진 남자잖아요? ㅋㅋㅋ
    음.. 생각해보니 이건 남녀 공통사항이군요. 떠난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잡지 못한 사람이 나쁜 겁니다. 무능하고... 사람 볼 줄도 모르고...
    사랑할 줄도 모르고.. 자기 역량도 모르고... 칠거지악 운운하는 조선
    선비들과 뭐가 다릅니까?
    또한, 바람둥이 운운하는 일부 여자들과 뭐가 다른가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3 13:06 신고 나도 저렇게 살고 싶었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괴리감에서 오는 괴로움이 크다는 것... 참 오랜만에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이태석 목사님이 아니라 신부님이라는 것은 꼭 짚어드리고 싶고 ㅎㅎ
    떠난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 잡지 못한 사람이 나쁘다는 그 말씀도 무슨 뜻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칠거지악 운운하는 사고방식과 다를바 없다는 말씀도 이해하고... 그런데 바람둥이 운운하는 여자들의 비유에는 공감하기 힘들다는 ㅎㅎ. 그런 남자에게 빠지는 건 지극히 불운한 경우라서 말이죠..;;
  • IAM정원 2013.12.23 09:19 보는 사람의 가치관과 이상형에 따라 드라마의 한캐릭이 나쁜놈이 되기도 하고 좋은남자가 되기도 하네요!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3 13:38 신고 그러게 말이에요. 참 요지경 세상입니다 ㅎㅎ
  • 답설무흔 2013.12.23 12:51 아~이렇게 칠봉이와 이별을 대신해주시는군요~ 빛무리님의 리뷰는 고맙고 뭉클하고 아방님의 댓글은 속시원하네요 제주위에도 오랜시간 5~10년 연애하는 사람들중에 혜어진사람들이 더 많은데 제가아는 그들의 공통점은 이별을 그런대로 덤덤하게 받아들이더라구요 오랜시간 열렬히 사랑하고 치열하고 싸워서
    미련이 덜남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슴돠~ 신촌하숙집은 터가 좋아서인지? 어찌 하나같이
    첫사랑들과 결혼을 하는군요 칠봉이만 예외가 될듯하죠 :: 제가 원래 서브남주에 그리 애정이
    간적이 없는데 이번 응답1994에서는 편파적으로 칠봉이가 좋았던것 같아요 그래서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찌질이네 스토커네 하는 반응을 볼때마다 속상하고 제작진이 조금은 원망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빛무리님의 말대로 당연히 나정이보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여자를 만나 행복할테지만
    나정이 남편찾기를 위하여? 어떤것은 , 기억속에 안타깝게 존재할때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라는 글이 생각나면서 나정이 집들이에 편안하게 앉아 웃고있는 칠봉이가 씁쓸해보이는 것은 어쩔수가 없네여;;;저두 여기서 칠봉이에게 작별을 고해야겠네여~ 덕분에 설레이고 행복했다 누가뭐래도 넌 멋졌어 !!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3 13:20 신고 삼천포와 조윤진... 해태와 애정이는 첫사랑과 맺어지겠군요. 나정이와 쓰레기도 그렇고... 칠봉이와 빙그레... 이 예쁜 사촌형제는 예외가 되겠네요. 빙그레의 첫사랑은 다이다이 선배가 아니라 쓰레기 선배니까 ㅎㅎ 정말 운명은 있는 것 같아요. 헤어진지 20년만에 재회한 첫사랑이 둘 다 아직도 미혼이라 순탄하게 결혼하는 경우도 있으니... 인생은 참 신비해요!^^
  • 수우언니 2013.12.23 14:22 제 친구 중에는 첫사랑이 서로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가
    각기 사별과 이혼 한 후에 우연히 다시 만나 결혼 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초의 그 이별이 지금처럼 핸드폰이나
    아니 삐삐라도 있었다면 헤어지지않을 사람들이었는데...
    "삶은 예측불가하다 그리하여 삶은 의미를 갖는다."
    < 아르미안의 네 딸들> 중에서
  • 답설무흔 2013.12.23 16:28 빛무리님! 아르미안의 네딸들 이번에 소설로 아르미안이란 제목으로 나와서 읽고 있는데 또다른 재미가 있어요 ^^수우언니님이랑 빛무리님의 이야기를 보니 정말 드라마보다 더 특별하고 신기한 인연들이 참많네요 ~ 첫사랑의 그녈 잊지못하다가 그녀가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찾아가 지극 정성으로 결국 결혼한 남자애길 들었는데 각자 틀리겠지만 여자보다 남자에게 첫사랑이란 정말 특별한 존재일수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의 사랑은 흘러가는거지만 남자의 사랑은 쌓이는 거야 물과눈의 차이처럼 말야~라는 글이 생각나네요
    그렇다면 칠봉이는 눈사람몇개는 거뜬히 만들었겠다는 ~^^ 부디 햇살처럼 환하고 눈부신 무엇보다 따뜻한 여자만나서 맘속에 쌓인 눈이 녹길 `~``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4 00:59 신고 남자의 사랑이 눈처럼 쌓이는 거라면... 첫사랑과 결혼한 경우 외에는, 남자의 가슴속에 있는 또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는 셈이네요. 여자 입장에서는 참 싫을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슬픈 현실..ㅎㅎ 저는 첫사랑과 결혼해서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ㅎ^^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5 02:49 신고 아.. 수우언니님 오늘 또 한 건 보여주시네요. 삶은 예측 불가하다. 그리하여 삶은 의미를 갖는다... 무슨 명언인가 했더니 아르미안의 네 딸들... 아.. 추억속의 만화 제목이네요 ㅎㅎ
    음... 이혼과 사별을 경험한 후에 첫사랑과 재회해서 결혼한 케이스는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네요. 그런 이야기는 곳곳에서 몇 번 들어보기도 했고요. 둘 다 마흔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고 있었던 케이스가 훨씬 더 특별하고 신기한 것 같아요. 그 둘은 처음부터 서로가 아니면 절대 안 되는 유일무이한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덧붙여 성당에서 결혼할 때도 복잡한 절차나 치졸한 속임수가 필요없는 관계이기도 하고요. 교회법의 헛점을 교활하게 악용한 설씨와 송씨만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 수우언니 2013.12.23 12:59 칠봉아 !!

    6시간을 달려가서 단 1분을 볼 수 있다해도
    너는 달려 갈 수 있었다.

    그것으로 좋았다.
    그 순간
    너는 운전을 할 수 있었으니.

    빛무리님^^

    나정이의 대사 중에 선택이라는 대사에서
    과연 칠봉이와 쓰레기를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그 선택일까요?
    제게는 다르게 들립니다만..

  •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3.12.23 13:29 신고 아.. 수우언니님의.해석은 또 다른가보군요. 전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쓰레기와 칠봉이 둘 중의 한 사람 선택이 아니라면 ... 그럼 무슨 선택일까요? 전 설령 그 둘 중의 한 사람 선택이라고 해도 나정이를 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둘이 헤어졌다는 건 참 공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쓰레기도 무언중에 동의하고 받아들였다는 거니까... 헤어진 이후에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그게 무슨 죄가 될까요? 헤어진 연인과 새로운 사람 사이에서 고민한다고 그게 왜 나쁜년인지 저는 모르겠더라고요..;;
  • 수우언니 2013.12.23 15:33 빛무리님^^

    저는 그 선택이 단지 남편을 누구로 선택한다는 의미 뿐 만 아니라
    여자로서 나정이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시점이 왔다는 의미였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저는 어떤 사람을 남편을 택한다는 것은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싶다는 혹은 살 수 있다는 결단 ..
    그런 의미이기도 한 것은 아닌가
    뭐..그런 생각....
  • 2013.12.23 19:26 비밀댓글입니다
  • 어떤날 2013.12.29 16:01 나정의 어릴적 부터 꿈인지라 처음부터 결말 의심하지 않았고
    당연 오빠와의 결혼의 꿈을 이루려니 했지만..

    칠봉이의 사랑과 외로움이 안타깝고
    드디어는 괜히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칠봉이도 외롭지 않아도 되지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
    드라마일 뿐인데도
    마지막회 보고 나서도 전 좀 힘빠질 것 같아요;;;;;;;

    저도 칠봉이에게 인사하는 마음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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