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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택 끝내 사망... 그래도 고마웠어요!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임윤택 끝내 사망... 그래도 고마웠어요!

빛무리~ 2013. 2.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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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뉴스를 통해 비보를 접하고 걷잡을 수 없이 먹먹해지는 가슴에 저절로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기적을 바랐는데, 기적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기적이라는 단어도 존재하는 거라 믿으면서, 그처럼 긍정적 에너지로 가득찬 사람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까지 생각하며,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딸 리단이와 함께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그는 결국 32년 남짓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군요.

 

안타까운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질 않습니다. 기적은 꼭 일어나야만 했는데... 그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해주기 위해서라도, 임윤택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 어떤 힘든 일도 각오하고 시작했겠지만, 결혼한지 불과 5개월만에 남편을 잃고 핏덩이 어린 딸과 함께 남겨진 아내를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그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암이라는 병의 진실 여부를 의심할 만큼 그는 괜찮아 보였는데, 스스로의 병이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믿고 있는 게 보였는데, 그 확고한 믿음의 자세가 너무 믿음직스러워서 같이 믿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토록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그의 환한 미소, 열정적인 춤과 노래를 다시는 무대 위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정말일까요?

 

슈퍼스타K3 시절부터 울랄라세션과 친분을 맺어 온 Mnet 김용범 CP가 지난 주에 문병을 갔을 때 임윤택은 병색이 완연했지만 정신은 또렷했고, 여전한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며 새로 꾸밀 무대에 관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언제나 타인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했던 임윤택은 자신이 아픈 것을 가능한 한 티내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그의 친지들은 병문안도 몰래 다녀야 했다는군요. 이런 배려심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의 오해와 비난을 받기도 했으니 고통 중에 참 억울한 일도 많았던 사람입니다. 

 

 

올해 초 1월 2일에 남긴 임윤택의 트위터에는 "올해도 여러분이 언제나 웃을 수 있게 즐거운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릴테니 기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죠. 그런데 마지막에 덧붙인 '아주 조금' 이라는 단어가 왠지 가슴 아픕니다. 애써 희망을 가지려 하지만 자신의 삶이 채 오래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예감이라도 했던 걸까요? 다음날인 1월 3일에 남긴 마지막 트위터에는 며칠 후 백일을 맞이하게 된 딸 리단을 위해 식사 모임할 장소를 알아봐 두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지난 해 성탄절, 임윤택은 리단에게 손으로 쓴 크리스마스 카드를 선물하며 "우리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리단이가 컸을 때 '아버지가 나를 엄청 사랑하는구나' 라고 느끼기를 바란다"고 했다는군요. 제가 지금 간절히 바라는 것은, 먼 훗날 리단이가 그 카드에 쓰여진 아빠의 손글씨를 볼 때 그 안에 담긴 사랑을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아빠가 나를 많이 사랑하셨구나!" 가 아니라 "지금도 아빠는 나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이렇게 느낀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럴 수 있겠지요? 임윤택을 사랑한 사람들이 리단이 곁에 남아서 그 사랑을 대신 전해 줄테니까요.

 

 

 

임윤택이 세상을 떠났으니, 그의 아픔을 거짓말이라고 욕하던 사람들은 모두 미안해하며 반성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부고를 전하는 기사에는 악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특히 '일베'라 불리우는 '일간 베스트'에는 차마 눈과 귀와 입에 담지 못한 끔찍한 비아냥이 가득하더군요. 임윤택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과 동료들까지도 극악스런 모욕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허탈하고 기막힌 심정을 더 이상 무어라 말할 수 있겠어요? 이토록 추악해져 버린 세상은 다만 비통할 뿐인데, 그래도 떠난 임윤택은 세상을 무척이나 사랑했었죠.

 

애써 슬픔을 가라앉히고 생각해 보면 임윤택이라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했던 시간은 살아남은 우리에게 크나큰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끝없이 샘솟는 긍정의 에너지로 많은 이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러 일으켰고, 혼신의 열정을 기울인 무대와 음악을 통해 기쁨을 주었습니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불태운 아내와의 사랑을 통해 이 삭막한 시대에도 진정한 사랑이 있음을 알려 주었고, 불꽃같은 삶의 발자취를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를 발간하여 좌절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육체적 삶의 시간은 멈추었어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임윤택의 영혼은 아주 오랫동안 살아있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한 번도 그를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그가 전해 준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는 듬뿍 나눠 받을 수 있었거든요. 임윤택은 채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떠났지만, 그의 삶은 자체가 유언이나 다를 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두고 가는 이들에 대한 염려가, 아직 못 다 이룬 음악의 꿈에 대한 아쉬움이 발목을 잡아, 떠나는 걸음이 천근 만근 무거웠던 것은 아닐까 조금은 걱정도 되네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 편히 쉬면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를 알게 되어서 행복했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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