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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세션, 임윤택의 결혼을 보는 삐딱한 시선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울랄라세션, 임윤택의 결혼을 보는 삐딱한 시선들

빛무리~ 2012. 6. 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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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이 전격 결혼 발표를 했습니다. 현재 위암 4기로 투병중인 그의 결혼 소식은 몇 차례에 걸쳐 놀라운 충격을 안겨 주었지요. 두 사람이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랑을 시작했던 때가 지난 해 5월이라는데, 그 때는 벌써 임윤택이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수술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시기였을 것으로 추측되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그런 상태에서 소개팅을 주선했다는 그 '지인'도 누군지 참 놀랍지만, 어떤 상황에 처한 남자인지를 알면서도 기꺼이 만나겠다고 소개팅에 응한 그 여자분의 선택도 놀랍기 그지없더군요. 물론 사귀고 있던 중에 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면야 사랑으로 극복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처음 만남부터 그렇게 시작한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의 사고방식으로는 힘든 일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만나서 사랑하는 것까지야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병의 완치를 기약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과감히 결혼 결정을 내린 것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처음 그 기사를 접했을 때, 저는 언젠가 '인간극장' 류의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한 남자의 사랑을 떠올렸지요. 간암으로 고통스럽게 투병하는 애인의 곁을 끝까지 지키다가, 임종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까지 마침으로써 영원한 부부임을 맹세했다는, 아름답고도 숭고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아내를 떠나보낸 뒤 산중에서 홀로 살고 있다던 그 남자는 도인처럼 머리를 길게 기른 모습이었는데, 벌써 오래 전에 보았던 내용이라 그 후의 일은 모르겠습니다. '접시꽃 당신'의 처절한 사랑을 노래한 도종환 시인도 몇 년 후에는 다른 여인과 재혼을 했던 것처럼,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니까요.

 

 

사랑을 위해 가시밭길을 선택한 그 여인은 아마도 천사인가보다... 임윤택의 결혼 소식만 들었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곧이어 예비신부가 임신 6개월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는 머릿속이 몹시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결혼보다 병의 완치가 우선일 것 같은 현재 시점에서 굳이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가 임신 때문이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거든요. 게다가 그 독하다는 항암치료를 받는 중에 임신이 가능했다는 것도 매우 불가사의하게 생각되었지요. 하지만 각종 검사 결과 태아는 지극히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예비 부부는 어려움 속에 기적적으로 찾아온 아기의 존재를 커다란 기쁨이자 축복으로 여긴다는 또 다른 소식에는 매우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기사마다 줄줄이 달려있는 악플들은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인즉 임윤택의 병은 '위암 4기'가 아니라 '위암사기'라는 것으로 '슈퍼스타K3' 출연을 앞두고 극적인 스토리를 만드느라 거짓말을 했을 거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완전한 픽션이라면 금세 들통났을 테니, 위암으로 진단을 받은 건 사실이겠지만 4기가 아니라 초기쯤일 거라는 이야기였지요. 자기 주변에서 위암 4기로 투병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극심한 고통으로 평범한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했다면서, 절대 임윤택처럼 멀쩡할 수가 없다는 내용도 많이 보였습니다. 또한 항암치료를 받는 몸으로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결혼까지 한다는 것은 남자로서 무책임한 일이 아니냐는 주장도 많았고, 심지어 울랄라세션이 '슈스케3' 우승 이후 상금도 받고 잘나가니까 여자친구가 돈을 보고 결혼하는 거라는 끔찍한 막말까지 눈에 띄더군요.

 

 

하지만 같은 병이라도 그 증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지요. 암 말기 환자들 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하루종일 고통에 시달리며 구토와 혼절을 반복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몇 주일이나 한 달씩 집에서 별 고통 없이 일상생활을 잘 하다가 약속된 날짜에 치료받으러 오기도 한다더군요. 슈스케 출연 당시 울랄라세션은 임윤택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의 소아암 병동을 방문하여 이벤트까지 했었는데, 어떻게 그의 병이 거짓말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 큰 병원에 눈이 몇 개고 귀가 몇 개인데, 자기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며 간호사들이 뻔히 보고 듣는 앞에서 초기를 말기라고 뻥쳤다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요? 심지어 예전에 임윤택의 담당 주치의가 방송에 출연해서 그의 병에 관해 이야기한 적도 있었는데, 아직도 믿지 못하고 남의 고통을 무작정 거짓이라 단정짓는 비뚤어진 마음들은 위암 4기보다도 더 심각한 병이 아닐까 싶군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간에 결혼과 출산은 그들의 개인사입니다. 사랑 때문이든 다른 이유 때문이든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고, 투병중에 아이를 가졌다 해서 남들이 비난할 일은 더구나 아니죠. 그 여자분이 미성년자도 아니고, 충분한 심사숙고와 고민 끝에 자기 인생을 결정하지 않았겠습니까?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믿음을 배신한 것도 아니고,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그들은 그저 자기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왜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의심과 비난과 욕설을 해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 사람들은 남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과 간섭이 지나친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도 부정적인 쪽으로.

 

쉬운 결정이 아니었던 만큼, 진심어린 격려와 응원이 더욱 더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리 용감하다 해도 어찌 걱정되는 마음이 없겠어요? 약혼녀가 임윤택의 건강을 염려하는 만큼, 임윤택의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아내와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완전히 떨쳐내기가 어렵겠지요.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평생 함께 할 것을 결심했으니, 두 사람의 사랑은 참으로 굳건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그 사랑의 힘으로 병마를 이겨내고, 오래오래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네요. 임윤택씨, 결혼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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