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51)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신세경이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에 대해서 "돌이켜 생각하니 처참했던 결말" 이라고 입장을 밝혔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언뜻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성숙하다 했더니, 역시 어린 나이답지 않게 처세술에 능하고 영리하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바라보니, 영리한 처세술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극 중 자신의 캐릭터가 죽음으로 결말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오히려 신세경이 제안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관계자들은 "그게 말이 되느냐?"며 기막혀 했지만, 김병욱 감독만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감독의 의견과 연기자의 의견이 일치하여 이루어낸 결말이었습니다. 저는 드..
오늘... 하루종일 흐리고 어두운 하늘... 멈추어진 시간 속에 남은 그들을 추억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순간에야 함께할 수 있었던... 그들의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그들을 남겨둔 채, 시간의 흐름을 따라서 또 걸어가야 하는 우리를 위하여... 그리고... 시간을 멈추어 그녀를 행복하게 한 남자... 세상의 몰이해와 비난 속에... 고독하고 굳건하기 이를 데 없는 한 남자의 사랑을 위하여... 사진 출처 - http://cafe.naver.com/logosesang/463473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우리의 그 어떤 예측도 김병욱 피디의 잔인함을 따라잡지 못했네요. 비극일 거라는, 확실하고도 조심스런 예상이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일이 다 꿈이며 허상일 거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설마 현실 속에서 지훈과 세경이 느닷없이 함께 죽음을 맞이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던 지훈(최다니엘)의 관점은 끝까지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각이야말로 알 수 없는 이 비극적 결말의 키포인트입니다. 모든 일은 순차적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듯 싶었습니다. 세경과 신애의 아빠가 그녀들을 데리러 찾아왔고, 순재옹네 가족들은 이제 그들을 손님으로 맞이하여 극진히 대접합니다. 해리와 신애는 눈물로 ..
'지붕뚫고 하이킥'이 마지막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자 어느 정도씩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세경과 신애 자매의 영향으로 이순재옹을 비롯한 그 가족들의 변화가 두드려졌지요. 그러나 '지붕킥'이라는 시트콤의 가공할 위력에도 불구하고, 스쳐지나가는 단역들까지 성장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 합니다. 아주 잠깐씩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역겨움을 참기 힘들었던, 지훈(최다니엘)의 후배 의사인 바로 저 인물입니다. 저 사람 외에 또 한 명의 동료 의사가 있었는데, 워낙 단역이다 보니 그들의 이름이나 행동을 구분할 수는 없지만, 하는 행동의 수준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한 명은 민선생, 한 명은 안선생이라고 불렀던 ..
윤시윤이라는 연기자를 처음 본 것이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 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디에서도 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지붕킥'으로 인해서 뜨고 난 후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듣고 일부러 찾아서 보았던 기억은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아직 제대로 뜨기 전의 신인에게 있어 일반인으로서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자기 나이보다 한참 어린 고등학생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면도 있겠지만, 하여튼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인 준혁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게, '스친소'에서의 이미지는 여성들을 앞에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이라 안 보느니만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정일우)에 비해서 '지붕킥'의 ..
'지붕뚫고 하이킥' 122회를 보고 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회자정리(會者定離)' 였습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의 불교용어지요. 모든 것이 무상함을 나타내는 말인데, 왠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살짝 저려오는 이 단어는 김병욱표 시트콤의 결말에 참 잘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1. 세경 - 가녀린 그녀, 당차게 떠날 것을 결심하다 그녀의 아버지가 편지를 보내오신 나라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이었습니다. 부유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작고 가난한 나라였나봐요. 아빠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이곳에서의 생활보다 더욱 쪼들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상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학교에 갈 수 있을지는 더구나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세경은 꼬박 이..
'지붕뚫고 하이킥' 114회는 그간의 갈증을 아주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었습니다. 사실 '지붕킥'은 최근 들어 출연자들의 신종플루 충격 이후로 제작진이 교체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식상하고 유치하고 재미없게 진행되고 있었지요. 그래서 더 이상 이 시트콤에 대하여 할 말이 없게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오늘 방송을 보고는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김자옥 여사의 소녀적 취향을 비웃던 젊은이들의 심리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남들과 좀 달라 보이게 튀는 행동을 하면 괜시리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이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이니까요.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불합리한 일입니다. 특이한 행동을 했다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사람..
'지붕뚫고 하이킥' 배우들의 신종플루로 인하여 모처럼 얻었던 일주일의 휴식기간을 나는 불만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엄청나게 무리를 하고 있었을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나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휴식을 취한 후 '지붕킥'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현재의 '지붕킥'은 김빠진 맥주처럼 닝닝하다. 1. 반복 설정과 반복 눈물로 지겨워지는 러브라인 휴식을 취하고 온 제작진은 현재 '지붕킥' 흐름의 핵심인 러브라인에 과감히 '반복' 설정을 집어넣었다. 지훈과 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세경은 모두 세 번이나 목격했다. 미술관에서 처음 보던 날 세경은 울었고, 두번째로 준혁의 '내게 오는 길'을 듣고 돌아오던 길에도 우연히 그들을 목격하고는 또 울었다. 세..
'지붕뚫고 하이킥' 100회에서 신애가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는 누구나 그렇죠. 자기가 처한 입장이나 상황을 뚜렷이 깨닫지 못한 채,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현경의 생일에 온 집안 식구들이 합십하여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었던 것을 떠올리며,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줄 거라는 행복한 기대를 하는 신애의 모습은 어린 아이기 때문에 안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세경은 집안 식구들에게 드러내놓고 생일이라고 자랑할 수도 없는 자신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동생이 꿈에 젖어 있는 동안, 언니는 항상 각박한 현실과 싸워야 했으니까요. 세경은 신애를 데리고 나가 떡볶이와 자장면을 사주고, 예쁜 머리핀도 사주고, 케잌에 촛불도 켜서 작은 생일파티를 마련해 주지만, 언니와 단둘이 보내는 생일을 기쁘게 받아들이기..
'지붕뚫고 하이킥' 98회를 보는 동안, 저는 마치 곪을대로 곪은 상처를 째고 그 썩은 속살을 적나라하게 눈앞에 드러내는 듯한, 서슬 시퍼런 칼날을 느꼈습니다. '지붕킥'을 꾸준히 시청해 오면서, 김병욱 PD의 칼날이 번뜩 스쳐가는 것을 보고 섬뜩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지독하다 싶더군요. 그는 정말이지 봐주는 것이 없습니다. 숨가쁜 고삐를 살짝 늦추어 주는가 싶으면, 곧바로 다시 잡아채어 더욱 바짝 조이는 형국입니다. 불행한 사람은 계속 불행하고, 외로운 사람은 계속 외롭습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것처럼,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어제처럼 흘러가는, 이토록 잔인한 현실을 그는 에누리 없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의 시트콤 속에서 웃다 보면, 어느 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