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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세션, 희망은 확률에 좌우되지 않는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울랄라세션, 희망은 확률에 좌우되지 않는다

빛무리~ 2011. 11. 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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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3'의 준결승에서 고등학생 듀오 투개월은 럼블피쉬의 '예감 좋은 날'을 불렀는데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결성된지 겨우 2개월밖에 안 된 듀엣이 단숨에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겠지요.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김예림의 보컬이며, 강렬한 기타 연주와 달리 항상 수줍게 웃던 도대윤의 미소가 앞으로도 종종 생각날 듯합니다.

보아의 '발렌티(valenti)'를 부른 버스커버스커는 이번에도 특유의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주의 '막걸리나'에 비해서 임팩트가 약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들의 무대는 판단을 떠나서 그냥 즐기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하는 장범준의 표정과 목소리에서는 언제나 극도의 자유로움이 느껴지거든요. 굉장히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인데, 한편으로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야생의 기질도 엿보이니 참 신선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번 드럼과 하나되어 리듬을 타는 듯한 브래드의 신들린 몸짓은 볼 때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군요.

버스커버스커는 아마도 자신들이 TOP3에 진출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던 모양입니다. 어쩌자고 스트립쇼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단단히 곤욕을 치렀네요. 이 선선한 늦가을 날씨에 사람 많은 거리 한복판에서 숏팬츠 하나씩만 입고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들이라니..ㅎㅎ 브래드는 처음에 "오 마이 갓! 안 돼!"하고 외치더니만, 일단 시작하니까 전혀 머뭇거리지 않더군요. 너무 과감한 동작으로 훌렁훌렁 벗어 버리는 바람에 보는 사람이 당혹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어쨌든 재미있는 이벤트였어요.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제 마음에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것은 울랄라세션의 무대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박진영의 '스윙 베이비(swing baby)'가 선곡되었는데, 지난 주의 '서쪽 하늘'과는 너무도 판이한 느낌의 경쾌한 노래였죠. 울랄라세션은 원곡의 역동적인 느낌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서 한 편의 뮤지컬과도 같은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고, 더 이상 아무런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열화같은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얼마나 길게 이어지는지, 한동안 MC 김성주가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울랄라세션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항상 기대를 넘어서는군요. 이승철은 그들의 노래에 푹 빠져 심사평을 한 마디도 적을 수 없었다면서 "이건... 반칙이지!" 라고 외쳤고, 윤미래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짧았다는 거!" 라고 극찬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인터뷰에서 리더 임윤택은 말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른 팀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저희 자신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저희 자신과의 싸움을 해서, 지지 않는 명승부를 한 번 펼치고 싶습니다.." 그 마음가짐에서 이와 같은 무대가 발생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100만원을 알차게 사용하라" 는 소미션을 받아들고 울랄라세션이 찾아간 곳은, 임윤택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의 소아 병동이었습니다.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깜짝 공연을 하려는 것이었죠. 자그마한 몸에 환자복을 걸치고 저마다 얼굴에는 감염 방지용 마스크를 쓰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기대와 호기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몰려들어 울랄라세션이 꾸미는 작은 공연을 지켜보았습니다.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임윤택이 재치있는 말솜씨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저도 여기 병원에서 1년째 치료받고 있는데, 방송 나오기 전에는 다들 저를 기피하셨거든요. 간호사 분들도 저한테 주사놓는 거 싫어하셨는데, 이제는 서로 제 엉덩이를 까서 주사를 놓으려고 하십니다.. (웃음) ... 아이들이 가장 솔직하다고 하잖아요? 오늘 저희가 아이들을 웃음짓게 할 수 있다면, 저희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과연 아이들은 그의 바람대로 공연에 흠뻑 빠져 주었고, 마음껏 웃으며 즐거워해 주었습니다.


울랄라세션의 '스윙 베이비' 무대를 보고 나서 이승철은 "오늘따라 임윤택씨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정말 굉장하군요!" 라고 말했는데, 제가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위암 4기의 가볍지 않은 병세에도 언제나 씩씩한 임윤택이지만, 오늘따라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짐작컨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소아 병동에서 어린 친구들로부터 전달받은 에너지가 그의 가슴을 채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문 공연을 마치고 임윤택이 이렇게 말했거든요. "제가 어떤 친구한테 물어봤습니다. '다음 입원은 언제야?' 그랬더니 '저 다시 안 올 건데요' 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런 데서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 긍정적으로 자신이 나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 저도 제 자신이 꼭 일어날 거라고 믿습니다.."


희망은 확률에 좌우되지 않는다... 저는 임윤택과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수차례나 거듭 중얼거렸습니다. 설령 99%와 1%의 확률로 나뉘어 있다 해도, 나 자신이 1%에 해당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겠습니까? 1%가 내 몫이라고 한다면, 결국 내게 있어서는 100%가 되는 것이지요.

진실한 희망은 얼마든지 1%를 100%로 바꾸어 놓을 힘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제가 항상 지녀왔던 신념이지만, 울랄라세션의 무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가 있었군요. 희망은 결코 확률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희망을 살리는 것은 아마도 간절한 믿음이 아닐까요.


*** 관련글 : 울랄라세션, 절규하는 서쪽 하늘에 떨림이 멎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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