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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3' 탈락한 나경원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3' 탈락한 나경원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

빛무리~ 2013. 2.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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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위대한 탄생3' 제작진이 선택한 서바이벌 방식은 최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디션 참가자들을 아무 의미도 없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구별해 놓은 걸까요? 이 방식에는 '위대한 캠프'를 구성할 때부터 치명적인 오류가 있음이 벌써 입증되었건만, (관련글 : 위대한 탄생 시즌3의 세 가지 무리수) 제작진은 수많은 성토의 소리에 전혀 귀 기울일 생각이 없나봅니다. 그 어처구니 없는 서바이벌 방식을 생방송에 들어와서까지 꿋꿋이 적용하고 있네요.

 

공중파 방송의 대국민 오디션에서 도대체 '나이'와 '성별'이 왜 탈락의 이유가 된단 말입니까? 일개 기획사의 오디션이라면 각 회사의 방침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문자투표를 받아 탈락자와 생존자가 결정되는 이 프로그램에서 왜 참가자의 나이와 성별이 이토록 중요시되어야 하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각 팀마다 골고루 1명씩의 탈락자를 가려낸다는 이 생방송의 말도 안 되는 원칙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입니까? 이렇게 되면 아무리 시청자 투표를 많이 받아봤자 같은 그룹에 너무 막강한 경쟁자가 있으면 탈락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반대로 시청자 투표를 많이 못 받았다 하더라도 같은 그룹의 동료가 더 미약한 수준이라면 쉽게 합격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태원 멘토가 이끄는 20대 초반 남자 그룹에는 '위탄3'의 출범과 동시에 스타가 되어버린 한동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의 막강한 실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이미 방송 초반부터 한동근의 결승 진출은 확정된 거나 다름이 없었죠. 그렇다 보니 '나이'와 '성별' 때문에 한동근과 같은 팀이 된 참가자들은 자연히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장원석이 좀 약한 편이긴 했지만 소울슈프림과 나경원은 (한동근의 존재만 아니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실력파들이었는데 말이죠.

 

제작진이 나름대로 고심해서 만든 서바이벌 형식일 거란 생각은 듭니다. 지난 시즌1과 시즌2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바로 '멘토스쿨간의 불균형'이었으니까요. 시즌1에서는 김태원의 제자 4명 중 무려 3명이 TOP4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결승전에 오른 백청강과 이태권도 둘 다 김태원의 멘티였습니다. 시즌1보다는 좀 덜했지만, 시즌2에서도 불균형은 여전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큰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멘토스쿨'이 끝날 무렵이 되면 그룹간의 격차가 여지없이 벌어지곤 했거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멘토들은 모두 훌륭한 뮤지션이지만, 제자를 길러내는 스승으로서의 능력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즌2에서는 이선희의 탁월한 멘토링에 힘입어 그녀의 제자들인 배수정과 구자명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지요.

 

 

아마도 그래서였을 겁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멘토스쿨간의 격차와 불균형을 없애 보자고 제작진은 머리를 싸맸을 테고, 그 결과로 이러한 새로운 룰이 탄생한 거겠죠. 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격차가 좀 벌어지면 어떤가요? 차라리 불균형을 감수하는 편이 백배 천배 낫습니다. 이토록 당위성 없는 마구잡이식 규정에 따라 오디션 합격자와 탈락자가 결정된다는 건, 냉정히 말하면 프로그램의 수명이 다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합니다. 그룹별로 한 팀씩 탈락자가 결정된다는 룰에 따라, 시청자 투표를 더 많이 받고도 탈락하거나 표를 적게 받고도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거든요.

 

이제 '위대한 탄생3'의 최상위권인 TOP4가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생방송의 긴장감이나 합격자 발표시의 충격 등은 거의 찾아볼 수도 없었죠. 어차피 시청자의 뜻과는 상관없이, 본인들의 실력과도 별 상관없이, 기이한 룰에 따라서 결정되는 거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무덤덤히 지켜보던 와중에도 나경원이 탈락하는 순간에는 살짝 치미는 분노를 억제하기가 힘들었습니다. 20대 초반 여자 그룹의 이형은 같은 경우는 한동근과 더불어 초반부터 우승후보로 주목받던 인물이니 예외로 친다 하더라도, 솔직히 10대 그룹의 박수진이나 25세 이상 그룹의 오병길과 비교했을 때 나경원의 무대가 그들보다 부족했나요? 추측컨대 나경원은 한동근 다음으로 많은 수의 문자투표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나경원의 '소녀시대'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그 동안 '위탄3'를 꾸준히 시청해 온 이유는 한동근과 나경원의 무대를 감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특히 나경원은 한 번도 불만족스러운 무대를 선보인 적이 없었죠. 한동근의 경우는 초반의 기대가 워낙 커서인지 갈수록 임팩트가 약해진다는 느낌도 좀 드는데,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았던 나경원은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무궁무진하게 발산함으로써 점점 더 빠져들게 하더군요. 특히 마법의 유혹에 가까웠던 '미로틱'의 무대는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엉터리같은 룰 때문에 탈락하고 말았으니 다음 주부터는 더 이상 그의 무대를 볼 수 없겠네요.

 

그의 억울한 운명을 짐작한 멘토들도 몹시 안타까웠나 봅니다. 나경원의 '소녀시대' 무대가 끝난 후 심사평에서 다들 최선을 다해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해 주더군요.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정말로 경원씨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감한 형제) / "경원씨... 매번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강력한 한동근씨를 만났는데, 그래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저는 경원씨의 무대 자주 보고 싶습니다!" (김연우) / "이 유명한 곡을 나경원의 노래처럼 느끼게 해줬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김소현) / "이승철씨한테 소개해 주고 싶을만큼 물건이십니다. 작은 거인 나경원 화이팅!" (김태원)

 

 

그래도 설마 아니길 바랬는데, 요즘은 한동근보다 나경원의 무대에 더 많이 끌리던 터라, 어떻게든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탈락하지 않길 바랬는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승후보가 되기에 충분한 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초반 남자 그룹에 속했다는 죄(?)로 나경원은 어이없이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네요. 하지만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나경원의 표정은 담담했습니다. 아니 담담한 정도가 아니라 그 목소리와 표정에서는 생생한 활기까지 느껴지더군요. 스승 김태원이 괜히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습니다. 가냘프고 왜소한 체구지만, 그의 넓은 배포와 강한 심지는 충분히 거인이라고 할만했어요.

 

나경원은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탈락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오늘 무대를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0.1%도 후회가 없어요. 그리고 감사드릴 분이 정말 많아요. 엄마, 아빠, 많이 사랑하고요. 저희 20대 초반 남자그룹 챙겨주느라고 고생하신 영민 누나 감사하고요, 캠프 때부터 저 잘 되라고 응원해 주신 박지혜 피디 누나도 감사하고요, 매일 머리 만져주시는 경민이 형도 감사하고요. 메이크업 해 주시는 유리 누나도 감사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멘토님, 태원이 형 사랑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 친구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되겠구나!" 싶더군요.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함께 하는 스태프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섬세하게 관심을 쏟는다던 국민 MC 유재석의 일화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굴도 좀 닮은 듯? ㅎㅎ)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사람과 연관된 일이라,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을 챙기고 사람에 신경쓰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갈수록 깨닫게 되거든요. 얼마 전 '힐링캠프'에 아내 소유진과 함께 출연했던 백종원(요리 프랜차이즈 대표)도 연매출 700억원의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음식점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 이라고... 재료의 신선도와 음식의 맛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이죠.

 

어린 나이에도 벌써 주변 사람들을 넓게 챙길 줄 아는 나경원의 성숙함은 참으로 보기 드문 것이었습니다. 이제껏 어느 오디션에서도 자기를 도와 준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떠나간 참가자는 본 적이 없었어요. 뿐만 아니라 나경원은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도 열정적인 노력파였습니다.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각종 무대를 전전하며 노래부르는 경험을 쌓았다더군요. 그 말을 듣고 김태원 멘토는 "경원이의 정체는 노력"이라고 정의해 주었죠. 타고난 리듬감으로 진정 음악을 즐길 줄 알고,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고 있는 청년 나경원... 비록 '위대한 탄생3'에서는 탈락했지만, 제가 그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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