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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윤시윤의 특별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던 88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껏 등장한 모든 카메오들 중, 윤시윤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군요. 다른 카메오들의 출연은 모두 극의 흐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 에피소드로 마련되었던 것에 비해, 오직 윤시윤은 주요 여성 캐릭터인 박하선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여 '지하커플'의 미래에 청신호를 켜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했으니까요. 저는 '제빵왕 김탁구' 이후로 윤시윤의 출연작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친구의 꽃미모는 그 사이에 더욱 샤방샤방해졌군요..ㅎㅎ 마냥 수줍기만 하던 국문과 신입생 박하선이 생각지도 않은 암벽등반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그 동아리에 있는 선배 윤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그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짝사랑을 ..
윤시윤이라는 연기자를 처음 본 것이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 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디에서도 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지붕킥'으로 인해서 뜨고 난 후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듣고 일부러 찾아서 보았던 기억은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아직 제대로 뜨기 전의 신인에게 있어 일반인으로서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자기 나이보다 한참 어린 고등학생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면도 있겠지만, 하여튼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인 준혁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게, '스친소'에서의 이미지는 여성들을 앞에 두고 저울질하는 모습이라 안 보느니만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정일우)에 비해서 '지붕킥'의 ..
'지붕뚫고 하이킥' 122회를 보고 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회자정리(會者定離)' 였습니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의 불교용어지요. 모든 것이 무상함을 나타내는 말인데, 왠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살짝 저려오는 이 단어는 김병욱표 시트콤의 결말에 참 잘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1. 세경 - 가녀린 그녀, 당차게 떠날 것을 결심하다 그녀의 아버지가 편지를 보내오신 나라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이었습니다. 부유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작고 가난한 나라였나봐요. 아빠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이곳에서의 생활보다 더욱 쪼들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상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학교에 갈 수 있을지는 더구나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세경은 꼬박 이..
'지붕뚫고 하이킥' 배우들의 신종플루로 인하여 모처럼 얻었던 일주일의 휴식기간을 나는 불만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엄청나게 무리를 하고 있었을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나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휴식을 취한 후 '지붕킥'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현재의 '지붕킥'은 김빠진 맥주처럼 닝닝하다. 1. 반복 설정과 반복 눈물로 지겨워지는 러브라인 휴식을 취하고 온 제작진은 현재 '지붕킥' 흐름의 핵심인 러브라인에 과감히 '반복' 설정을 집어넣었다. 지훈과 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세경은 모두 세 번이나 목격했다. 미술관에서 처음 보던 날 세경은 울었고, 두번째로 준혁의 '내게 오는 길'을 듣고 돌아오던 길에도 우연히 그들을 목격하고는 또 울었다. 세..
'지붕뚫고 하이킥' 98회를 보는 동안, 저는 마치 곪을대로 곪은 상처를 째고 그 썩은 속살을 적나라하게 눈앞에 드러내는 듯한, 서슬 시퍼런 칼날을 느꼈습니다. '지붕킥'을 꾸준히 시청해 오면서, 김병욱 PD의 칼날이 번뜩 스쳐가는 것을 보고 섬뜩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지독하다 싶더군요. 그는 정말이지 봐주는 것이 없습니다. 숨가쁜 고삐를 살짝 늦추어 주는가 싶으면, 곧바로 다시 잡아채어 더욱 바짝 조이는 형국입니다. 불행한 사람은 계속 불행하고, 외로운 사람은 계속 외롭습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것처럼,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어제처럼 흘러가는, 이토록 잔인한 현실을 그는 에누리 없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의 시트콤 속에서 웃다 보면, 어느 새 ..
'지붕뚫고 하이킥'은 이제 종영까지 2개월을 채 못 남겨둔 시점에서,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부딪치며 성장하고 화합해 나아갈 것인지, 94회에서 그 전초전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의 시선에는 그 충돌과 화합의 과정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보여지더군요. 1. 객식구들의 이념적(?) 충돌 - 세경과 광수, 인나 메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가족 간의 충돌보다 먼저 몸풀기 게임처럼 객식구들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한 봉지에 100만원 가량이나 하는 르왁커피를 둘러싼 세경과 광수, 인나의 한판 대결이었지요. 사실 이들은 앞으로 같이 살게 될 운명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굳이 화합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고 그냥 충돌 과정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만만치 않은 대립각은 앞으로 이 가족이 겪어 나..
'지붕뚫고 하이킥' 93회에서 세경은 갑자기 목도리 부자가 되었네요. 목도리라는 소품이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는군요. 그 단순하고도 구하기 쉽고, 값도 싸고, 떨어뜨려도 깨질 위험도 없고, 겨울이라는 계절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목도리라는 아이템을 선택한 제작진의 혜안에 감탄할 뿐입니다. 어제 92회에서 생전 처음 보는 국밥집의 욕쟁이 할머니도 세경의 눈빛만 보고 지훈에 대한 연정을 알아차리는데, 눈치 100단 고수인 지훈이가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더군요.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지훈이가 모르고 있다 쪽이었는데, 그것은 이지훈 캐릭터를 좀 보호해주고 싶은 감정이 앞서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멋있는 캐릭터인데 망가지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
(부제 : '지붕뚫고 하이킥'... 세경과 지훈과 준혁... 또 비껴가는 그들의 일기) 세경 : 내일이 준혁 학생의 생일이라고 한다. 나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이 집에서 나의 하루 하루는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다. 될 수 있으면 그가 원하는 것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 일부러 용기를 내어 직접 물어 보았다. 준혁 학생은 지난번에 내가 떠 준 목도리로 충분하니 더 이상의 선물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나는 계속 말해 달라고 졸랐다. 그가 너무 편해서 나는 이렇게 졸라대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웃기도 한다. 그는 함께 영화를 보자고 말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서 다행이다. 준혁 : 내 생애 최고의 생일이다. 모든 것은 언제나와 똑같지만, 그 한가운데에 세경, 그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