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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랜만에 '남자의 자격'을 보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너무나 구태의연해진 우려먹기식의 아이템에 질리면서 눈길이 끌리지 않더군요. 그러나 이번 주에는 젊은이들로 가득찬 강당의 무대에 서서 강연을 하고 있는 김태원의 모습을 얼핏 보는 순간,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내용을 듣기도 전에,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괜시리 따스해지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던 겁니다.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어떤 것에서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느끼는가는 사람마다 다르지요. 제 경우는 한동안 김태원의 '언어'가 그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음악도 좋았지만, 음악 중에서도 특히 가사가 좋았습니다. '위대한 탄생'의 멘토를 맡아 백청강, 이태권 등의 제자들을 이끌면서 해주었던 말들도 모두 제 마음에 햇..
회차를 거듭하면서 '위대한 탄생' 참가자들의 면면도 많이 정겨워지고 익숙해졌습니다. 아직은 인원이 많아서 개개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추지 못하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오디션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과 짧은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캠프의 생활 자세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사람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옳지도 않기에, 지금은 되도록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좋은 모습만 담으려 하고 있습니다. 미소년 데이비드 오는 여러가지로 스타성을 갖춘 인물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실력에 못지 않은 것이 대인관계입니다. 연습에 여념없는 팀원들에게 일일이 음료수를 배달하듯 나누어 주며 "제가 목이 마르니까, 다른 분들도 목이 마르실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는 오세훈의 해맑은 미소는 매우 인상..
'위대한 캠프'의 이번 주 주제는 "선곡도 실력이다" 였습니다. 자기 목소리와 스타일을 스스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선택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지요. 더불어 이전까지의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얼마나 극복해 냈는지(또는 극복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 10회를 보면서 저는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노래 실력이나 재능보다도 더 높이 평가되는 자질이 있는 듯 했거든요. 놀라운 것은 비전문가인 제 눈에도 참가자들의 그런 장점이 뚜렷이 보여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입에서 제 생각과 비슷한 평가가 나올 때마다 왠지 제가 칭찬받은 것처럼 흐뭇..
'밤이면 밤마다'의 이번 주 출연자는 김태원과 윤종신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겸 예능인들이라 저는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했지요. 그런데 윤종신은 좀 이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나는 찌질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세상에 소문난 것보다 더욱 더 찌질한 모습을 드러냈거든요.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임신한 아내를 향해 커다란 개가 달려오는데, 아내를 보호해 주지 않고 혼자서 도망갔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누가 보더라도 윤종신을 찌질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왜 저래?" 하면서 시청하던 저는, 문득 윤종신이 김태원을 응원해 주기 위해 출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종신이 그렇게 자신을 낮추는 덕분에 김태원의 존재가 더욱더 빛나고..